기자수첩-‘풍요 속 빈곤의 악순환’
기자수첩-‘풍요 속 빈곤의 악순환’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5.10.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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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수확철이 다가왔지만 농민들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다. 농경연 예측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이 422∼431만 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많은 435만 톤 이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중론이다. 그래서인지 쌀 생산농민들의 어깨가 축 처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쌀 생산이 많이 되면 소득이 그만큼 늘어 즐거운 마음이 먼저 들었지만 요즘은 생산비 증가와 물가상승 영향 때문에 소득이 예전만큼 높지 않고 설상가상 쌀 과잉재고 문제와 쌀 생산량 증가로 인해 쌀 가격마저 떨어져 농가소득은 곤두박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에서는 농민들은 변동직불제를 통해 소득보전을 받아 문제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변동직불제는 물가인상이나 생산비 증가와 연동되지 않고 하락금액의 15%를 농가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처럼 매번 풍년이 들 때마다 ‘풍요 속 빈곤의 악순환’은 지속되고 있어 농가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실질적 대책 마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쌀 생산농가에서는 정부가 선제적으로 초과물량에 대해 격리조치를 발표하고, 재고 쌀을 대북 차관지원 재개를 비롯해 인도적 지원, 사료용까지 써야 한다는 등 다양한 대책을 제안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사로잡혀 아무런 답을 주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수록 상황은 악화일로에 빠질 수 있다. 올해 같은 경우에도 정부가 추가 격리 7만 7천 톤을 늦게 실시해 효과가 미미했던 점을 상기 시켜 400만 톤 이상 과잉 생산된 쌀에 대해 무조건 격리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먼저 밝힌다면 어느 정도 쌀값 하락은 멈출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정부에서 시급히 할 일은 올해 생산될 쌀 초과물량을 전부 격리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혀 시장을 조금 안정화 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