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명철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농업연구관
[기고]서명철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농업연구관
  • 편집국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4.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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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밭농업 물 관리 기술개발에 주력

기상청에서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2014)에 따르면 미래 2025~2049년에는 강수량이 7.2±15.0%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호우 빈도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 RCP8.5에서 3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수량 ↑…가뭄 위험성 여전

하지만 강수량증가에도 불구하고 가뭄은 여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기후변화 시나리오(RCP8.5)를 바탕으로 미래 농경지 가뭄 위험성을 살펴본 결과, 가뭄 위험성은 과거에 비해 그리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2010년대 들어오면서 2011년을 제외하고는 작물을 심는 시기인 4∼6월 강수량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지역적 편차도 심하게 나타났다. 지난 4년간 전주의 봄철 강우량 평균은 228mm인데 반해 중부지방인 수원은 1/3에도 못 미치는 67mm에 불과했다.

봄철 가뭄 초기 관개 중요

주로 밭에서 재배되는 콩, 옥수수 등은 아직까지 대부분 기상 상황에 의존하고 있어 봄철 가뭄은 작물 수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봄철은 대부분의 밭작물 파종시기와 일치하여 봄철 가뭄은 작물의 종류, 품종, 파종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차적인 피해는 출아 지연, 초기 생육 불량이 발생한다. 따라서 초기 가물 때 관개를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차적인 장애가 발생 후 비가 오거나 관개를 해주면 작물은 회복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하는 수량을 올리는데 어려움이 있다.

물 관리 잘하면 수확량 2배

밭작물은 벼에 비해 필요한 관개용수의 양은 매우 적지만 대부분의 밭은 관개시설이 미비하여 기상에 의존한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장마 등으로 밭작물 재배 시 별도의 관개를 하지 않아도 수확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농업인이 많다. 그러나 농가에서 생산되는 밭작물의 수량은 물관리가 잘 되는 시험장에서 재배되는 밭작물의 수량에 비해 많게는 2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밭작물의 경우 농가에서 생산되는 밭작물은 시비는 시험장보다 상당히 많고 병해충 방제도 더 많이 함에도 불구하고 수량차이가 나는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물 관리이다.

적정수분 관개로 재배하였을 때 참깨의 수량과 무관개로 재배하였을 때 보다 적게는 24%에서 많게는 55%까지 증수한 연구결과도 있다. 땅콩의 경우 10%에서 86%까지 그 편차가 더욱 크게 나타났으며 배추, 무 등은 그해 기상 여건에 따라 100%가 넘기도 하였다.

밭작물의 적정 관개는 아직까지도 농업인들에게 어려운 것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재배기간의 기상여건이 좋은 해에는 크게 수량감소를 못 느끼기도 하지만 기상여건이 좋지 않은 해에는 수량의 차가 크게 나타나게 되고 농산물 가격도 올라 농가의 실질적 소득은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어 적정 관개를 통한 밭작물 재배는 중요하다.

적정관개 기술…경쟁력 확보해야

농촌진흥청에서는 적정 물 관리를 위해 밭작물 물 관리 지침서, 밭작물 농경지 토양수분 실시간 예측 프로그램, 토양수분 센서를 활용한 물 관리 등 다각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상청에서 상당히 정확한 1주일 기상예보를 지역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더욱 정확한 관개시기를 정할 수 있다.

밭작물을 최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개시설, 기계화 등의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기상여건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재배하는 방법에서 ICT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한 자동 적정관개 기술개발 등을 통해 밭작물의 최적 생산 재배기술을 확보하여 대내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을 포함하여 정부와 지자체, 연구소 등이 힘을 합쳐 풀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