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규성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인터뷰]이규성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5.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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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공‧간편식품 증가…소비자 니즈 품종 육성”
쌀 제조특성 규명·지역별 최고품질 품종 소비촉진
사료용 벼 소득 향상‧ SPP 등 밥쌀용 연구도 계속

정부의 적극적인 쌀 수급조절 방안은 일반 정책에서뿐 아니라 기술의 변화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벼 품종 육성의 중책을 담당해 왔던 국립식량과학원 육종 정책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규성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은 시대 변화에 맞춰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공용‧간편식 연구를 강화하되 60대 이상의 쌀 주류소비층을 위한 전통적인 밥쌀용 연구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생산과잉으로 쌀 농가가 어려운데.

“문제의 핵심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입니다. 지금까지의 육종목표는 고품질, 수량성, 내병충성 등 안정 재배에 맞춰져 연구돼왔기 때문에 재배면적이 줄거나 자연재해가 있어도 생산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 2010년 72.8kg에서 지난해 62.9kg으로 하락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국민이 밥을 선호하지 않는 게 아니라 쌀 소비구조가 1~2인․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선호 등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결과입니다. 따라서 밥 먹으라고 홍보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 니즈 맞춘 품종 등을 육성해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60세 이상도 인구의 3~4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분들이 아직 쌀 소비의 주류층인 것도 감안해 밥쌀용 연구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밥쌀용 연구 현황은.

“현재 식량원에서는 밥쌀용 연구를 위해 지난 4월 달에 이천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소비자 참여형 연구(SPP)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품종개발에 지역이 참여하는 것인데, 식량원의 장점과 지자체의 장점을 접목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식량원 단독으로 품종을 육성할 경우 수량성, 재배 안정성, 도정 특성, 밥맛 등을 두루 갖춘 방향으로 개발하지만 지역특화 맞춤형 품종은 지역 니즈를 반영해 개발하게 됩니다. 이천시의 경우 밥맛과 완전미율에 중점을 둬 기존 추청벼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료용 벼 연구 현황은.

“사료용 벼는 미래를 대비한 연구정책이었지만 지금은 쌀 공급물량을 줄이려는 방편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조사료 자급률이 80%대로 정체돼 있고 공급율이 40%에 이르는 볏짚을 대체할 양질의 조사료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최근 개발한 ‘영우’는 도열병, 벼멸구 등에 복합내병충성, 9월 수확, 건물수량 20톤/ha, 제면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품종입니다.

하지만 정책적인 지원 없이는 소득 보장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재배는 아직까지 미미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사료용 벼 산업화 촉진을 위해 수량성을 현 16~20톤에서 25톤/ha 증대하고 재배 편의성 및 친환경 축산에 유리하도록 재배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또 전용 브랜드 육성 기반 연구를 추진하고 이모작 연계, 영양적 가치 홍보 등을 통해 사료용 벼 선호도를 향상시킬 방침입니다.”

-가공용 쌀 연구는 어떤가.

“현재 쌀 소비확대를 위한 가공용 신 수요창출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국내 가공용 쌀 소비는 지난 2013년 5만 2140톤에서 2014년 5만 3500톤으로 1.7% 증가했습니다. 또 사회구조 및 식생활 변화에 따른 쌀 가공‧간편식품 수요 증가로 쌀 가공식품 시장은 지난 2008년 1조8000억 원에서 2012년 4조 3000억 원, 오는 2017년에는 5조 7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식량원에서는 참여업체가 20여 곳에 이르는 ‘농산업 협의체’를 발족해 냉동밥 및 컵반, 쌀빵‧쌀케이크 개발 및 제품화하는데 있어 적합한 원료곡들을 추천해 안정 공급하는 등 협력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식량작물 소비확대를 위한 대량소비처 및 수용자 요구 맞춤형 가공원천기술 개발해 내수‧수출용 가공 제품화 및 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간편식 및 죽용 고품질 쌀 제조특성을 규명해 하이아미, 진수미, 대보 등 지역별 최고품질 품종의 대량소비를 촉진할 계획입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