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용환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관
[기고]최용환 국립식량과학원 수확후이용과 농업연구관
  • 편집부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6.06.07 1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수미’ 판로개척의 핵심은 신뢰

최근 건강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 속에 기능성 특수미의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 2013년부터 식량작물 품목별 현장전문가 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품목별 전문농업인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장 실용화를 촉진하고, 현장 애로사항 및 과제를 발굴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현장전문가는 벼, 특수미, 보리, 밀, 감자, 고구마, 옥수수, 두류, 참깨, 땅콩, 들깨, 잡곡, 조사료 등 13개 작목을 대상으로 생산 및 관련기술을 지원한다. 특수미는 밥쌀을 제외한 찹쌀이나 기능성·가공용·초다수성·사료용 쌀 등을 말한다.

안정적인 판로 확보 어려움

2015년도에 열린 특수미 현장전문분과 협의회에 전국 특수미 생산 농가를 비롯하여 가공·유통업체 대표들이 열정을 갖고 참석하였다. 생산농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특수미 생산은 잘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열띤 토론을 거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판로 개척의 핵심은 다름 아닌 農心으로 돌아가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받는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진도에서 흑미를 생산·가공·판매하고 있는 채기송 농업기술명인의 특수미 재배법 경험담을 들었다.

분말로 가공해 인터넷 판매

채기송 명인은 특수미 신품종 ‘신농흑찰, 보석흑찰’을 짓는다. 그는 전년도에 적기에 수확한 종자를 40℃로 건조시키고 15℃에 저장해 종자활력을 유지시킨다. 또 충실한 종자를 선별하기 위해 맑은 물에 종자를 담가 물 위에 뜨는 종자는 버리고 충실한 종자만을 고른다. 종자로 전염되는 키다리병과 도열병을 예방하기 위해 종자소독도 철저히 한다. 이렇게 하면 벼 생육을 튼튼하게 할 수 있고 수확량도 높일 수 있다.

종자의 순도를 높이기 위해 병에 걸린 이병주를 제거하고 다른 품종이 섞이지 않게 철저히 논을 관리하여 수확한 종자를 다음해에 사용한다. 이렇게 해서 생산된 특수미는 분말로 가공해 소비자에게 인터넷 판매 등으로 직거래를 하고 있다.

신뢰 바탕 직거래 점차 확대

그 생산한 특수미 분말제품을 한 번 구입한 소비자는 입소문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고 부가가치 농업실현, 농업·농촌의 변화를 선도하는 분야별 최고의 농업인을 발굴하고, 기술농업의 중요성을 확산시키기 위해 2009년부터 해마다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제도를 실시해 오고 있다.

채기송 명인은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1호답게 특수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분과 농업인들로 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어려운 농업 현실이지만 농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농산물을 생산하고 가공제품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전 농산물의 직거래는 시간 흐를수록 인터넷 판매나 우편 배송을 통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농업인들의 마음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특수미 유통이 더욱 활발해지길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