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명숙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장
[기고] 이명숙 국립축산과학원 기술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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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28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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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따른 가축관리 방안

지난 여름, 38년 만에 발생한 가뭄과 마른장마 때문인지 유난히도 더위가 빨리 찾아왔던 생각이 난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은 역대 최저 3위를 기록했고 12월에는 이상 고온현상으로 인해 평균기온이 1973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올해도 벌써 더위가 느껴지는 걸 보니 얼마나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는지 걱정이 앞선다. 남부지방의 낮 최고 기온이 27.3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가 연일 이어지며 유통업계는 4월부터 더위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여름철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괜한 걱정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몇 년 동안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엘니뇨’, ‘라니냐’ 등의 단어를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기후는 다양한 자연적 요소들이 상호작용 하면서 순환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지구온난화가 일어남에 따라 기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지난 10년 동안 급변하는 세계와 함께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더위 스트레스, 가축도 마찬가지

낮에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밤에는 열대야까지 계속되면 건강에 이상이 생긴 사람도 늘고 있다. 더위에 지치는 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도 마찬가지다. 가축은 불볕더위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일사병이나 열사병 등의 질병이 발생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과 번식 능력이 저하되고 심지어는 폐사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철 기후는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면역력과 사료섭취량을 크게 줄여 생산성을 떨어뜨리므로 더욱 세심한 돌보기가 필요하다. 이렇듯 불볕더위는 사람과 가축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발생하며 힘든 여름을 보내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축을 돌보면 현명하게 불볕더위 스트레스를 물리칠 수 있을까?

한우, 단백질‧비타민‧급수량 관리

한우와 젖소의 경우 사료섭취량을 늘리기 위해서 배합사료는 서늘한 새벽과 저녁에 주고, 사료 내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보충해 준다. 풀사료는 5㎝정도로 짧게 썰어주되 볏짚보다는 질이 좋은 사료를 주는 것이 좋다. 체온을 낮추기 위한 물 섭취량은 큰 소의 경우 1일 마리당 100리터 이상으로 늘어나므로 급수량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급수조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 깨끗한 물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돈사, 내부 온도‧습도 관리 중요

돼지는 생리적으로 땀샘이 없기 때문에 체내에서 발생한 대사열을 체외로 방출하는 능력이 낮아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고온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여름철 혹서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돈사 내부의 온도와 습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온습도를 활용한 열량지수(온도℃×습도%)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돈사 내부의 열량지수가 1,800을 넘으면 혹서기 피해의 발생이 우려되므로 적정 열량지수인 900~1,300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계사, ‘쿨링패드’ 가동 효과적

여름철 가장 효과적인 닭 돌보기는 환기를 통해 풍속을 높여서 체감온도를 낮추는 터널식 환기와 쿨링패드 등이 있다. 쿨링패드를 가동하면 계사 내 온도를 3~7℃정도 낮출 수 있고, 터널식 환기를 하면 약 10℃ 정도의 체감온도 저하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폭염 시에는 출하 시 포획, 상차방법, 수송차량, 수송밀도와 시간, 환경이 품질에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불볕더위 스트레스로 가축의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기상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더위가 오기 전에 축사환경관리 와 시설물 점검 등을 해야 한다. 불볕더위 발생 시에는 환기를 하고 그늘막을 설치하며 신선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는 등 최적의 사육환경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