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준환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인터뷰]김준환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사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7.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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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쌀 생산성 하락…등숙 방해 때문”
중만생종‧지대 낮은 평야일수록 감소율 높아
원인·특성 규명…고온 강한 품종 개발 나서

국립식량과학원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보고서와 시나리오에 기반한 연구를 통해 오는 2040년에는 쌀 생산성이 13.6% 감소하고, 이후 2060년대 22.2%, 2090년대 40.1% 각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변화에 의한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벼 생산성이 감소하는 가운데 충남의 감소율 각각 17.1%, 27.3%, 44%로 가장 컸고, 9.8%, 15.5%, 27.4%의 감소율을 보인 강원도가 가장 낮았다.

기상청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40~2070년에는 현재 평균기온에서 3.2℃가 상승하고 2070년부터 2100년까지 5.3℃가 상승한다. 연구를 담당한 김준환 식량원 작물재배생리과 농업연구사는 “현재까지는 고온에 따른 수량감소와 그 원인 규명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식량원의 연구 목표는 수량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충남 생산성 감소율이 가장 높은 이유는?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00여종의 벼가 재배되고 있고 지역에 따라 재배 면적도 다릅니다. 지역별로 조생종, 중생종, 중만생종의 재배 비율에 대한 추정치를 활용해 미래의 수량을 모의한 결과, 전반적으로 중만생종>중생종>조생종 순서로 감소율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중만생종의 비율이 높을수록 감소율이 높았는데 충남지역의 경우 중만생종 비율이 비교적 높았습니다.

또한 지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지대가 낮은 평야지 특히 내륙 평야지일수록 비교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왔습니다. 충남지역은 중만생종이 많고 인접한 충북보다는 지대가 낮아 수량 감소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강원도의 경우 고지대이면서 조생종이 주로 심기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감소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 고온적응 벼 품종 연구 현황은.

“연구 방향은 크게 우리나라 현지에서 개발하는 것과 열대지역에서 현지에서 개발하는 것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국내 개발의 경우 등숙기 고온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남부의 경우 벼가 익을 무렵의 고온에 의한 피해가 발생해 고온 등숙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일본의 사례가 북진하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해 우리 역시 고온에서도 벼가 정상적으로 등숙이 되는 품종을 개발하려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열대지역은 특히 필리핀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의 원래 목적은 식량안보차원에서 열대지방에서도 우리가 먹는 온대 벼를 생산하자는 개념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열대지방에서 적응은 곧 고온에서의 적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한 방편으로 이 프로젝트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 고온에서 재배방법은 어떻게 변화하나.

“재배장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파종, 이앙을 언제 할 것인가 입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표준 이앙기는 10년 전에 과거에 비해 지역별로 최대 15일 정도 후퇴했습니다. 이것은 통일벼 계통에서 지금 우리가 흔히 재배하는 일반계로 품종이 전환된 원인도 있지만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벼가 익어가는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는 비교적 서늘한 편입니다. 우리가 먹는 벼는 이런 서늘한 날씨에서 익어야지만 쌀알이 충실하게 여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온에서 벼가 익게 되면 쌀알이 차는 시기가 단축이 돼서 쌀알의 무게가 감소되고 또한 높은 온도에서는 벼가 쌀알에 전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식물체 자신이 호흡을 해서 축적한 전분을 소모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쌀알의 무게라든가 쌀알이 차는 정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벼를 조금 더 서늘한 날씨에서 익게 하기 위해 이앙기가 뒤로 밀리게 된 것입니다. 미래에도 온도가 상승한다면 벼에게 좀 더 좋은 등숙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앙기 등을 조절할 예정입니다. 재배법은 비교적 단기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년 기상의 변화에 맞추어 시기별로 연구하여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정부와 농민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이번 연구발표는 우리가 아무런 대책 없이 기후변화를 맞이했을 때 상황을 추정한 것이기 때문에 감소량이 클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 자체는 장기적으로 오는 것이기 때문에 앞서 설명 드린 바와 같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품종과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농민에게 보급하면 잘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성 변동을 모니터하여 연구기관과 함께 시의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