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민정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 유기농업과 박사
[기고]김민정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 유기농업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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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19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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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유기농 배추 병·해충 걱정 없어요!”

배추는 한국인의 식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채소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소비하는 배추는 한 달에 약 4.3kg으로, 고추와 더불어 농가에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주는 작물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급변하는 이상기후와 배추좀나방이나 배추뿌리혹병과 같은 고질적인 병해충으로 인해 생산량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됐고, 이로 인해 배추 값의 오르내림이 커지면서 농민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뿌리혹병, 무름병, 배추좀나방 등의 발생증가에 따른 농가 피해가 매우 크며, 배추뿌리혹병의 경우 180개 조사농가 중 45.6%가 발생했고 화학약제 처리로도 방제가 어려운 병해로 매년 어렵게 농사를 짓고도 수확을 하지 못하는 농가가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병해충의 발생은 친환경이나 유기농 배추재배에 있어서는 생산량이나 상품성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어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에서는 유기농 배추의 재배적인 방법과 토양 개량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유기농 배추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배추 뿌리혹병 ‘저항성 품종’ 재배

대부분의 작물에 발생하는 병·해충을 가장 확실하게 관리하는 방법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는 품종을 육성해 재배하는 것이다. 배추 뿌리혹병(배추 무사마귀병, Plasmodiophora brassicae)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배추과 작물(양배추, 무, 순무 등)을 재배하는 곳이면 세계적으로 어느 곳이나 발생한다. 화학농약으로도 방제가 어려운 식물병원균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배추의 급격한 소비량의 증가로 한 곳에서 연작이 계속되고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배추뿌리혹병이 매년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뿌리혹병 저항성 품종(CR계)을 육종하였고 국내에서도 이러한 외국품종들을 국내에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지속적으로 뿌리혹병 저항성 품종의 육종 연구를 통해 국내 농업환경에 적합하고 품질도 우수한 배추품종을 개발하여 전국적으로 보급하여 배추뿌리혹병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고 있다.

토양개량제 활용…“경운 후 정식”

배추 생산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배추뿌리혹병을 줄이기 위해서는 CR계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는 것 이외에도 토양의 물리성과 이화학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배추 재배지에 충분한 유기물을 시용해 토양의 물 빠짐을 개선하고 유용미생물을 활성화시켜 주는 것도 필요하다. 배추 뿌리혹병균은 약산성 토양에서 피해가 높다.

토양 pH 5~6에서 75% 이상의 이병주율을 나타낸 반면 pH 8.0에서는 20% 이하의 이병주율을 보이며 발병도도 낮아진다. 석회고토(200kg/10a)나 난각칼슘(100kg/10a)을 배추 정식 2주 전에 충분히 토양에 골고루 처리하고 경운작업 후 배추를 정식하면 배추뿌리혹병의 발생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엽채류 간작…해충 기피 효과

유기농업의 생산규칙은 “유기농·축산물의 생산은 비료, 농약, 항생제 등 합성된 자재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 미생물, 광물 등 천연자원을 사용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업생태계를 유지 보존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농 배추 포장에서의 이러한 유기농업의 생산규칙을 실천하기란 어렵다. 해충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방제가 매우 어렵고, 오래전부터 페르몬트랩이나 유아등 등 지속적으로 방제가 가능한 기술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으나 해충의 종류나 발생 시기에 따라 방제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방제효과가 일정하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이나 아프리카처럼 해충이나 천적을 유인하거나 기피할 수 있는 기피와 유인(Push-pull), 동반식물(Companion planting)을 이용한 해충방제기술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배추에 발생하는 해충은 배추재배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발생 초기에 방제를 소홀히 하면 피해가 크다.

그러나 식물 중에는 해충을 유인하거나 기피하는 식물이 있어 이를 배추 재배시 간작작물로 활용하면 지속적인 배추해충 관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배추재배지에 엽채류를 간작했을 경우 청겨자와 겨자채 또는 청갓은 비단노린재류를 유인하였으며 적겨자와 쑥갓은 비단노린재류, 배추잎벌레, 진딧물 등의 해충을 기피하는 효과를 보여 적절한 친환경자재와 혼용해 사용한다면 배추에 발생하는 주요 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