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인식 (사)한국수확후관리협회 회장]
[인터뷰-김인식 (사)한국수확후관리협회 회장]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08.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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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 세계 최고 수준…수확후관리는 ‘부재’

쌀 수확후관리, 저온 저장 소포장…맛도 좋아
쌀 주재료 식당 미슐랭가이드 등제 강구해야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과정 중 더욱 신선한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이를 통해 농산물의 품질과 가치가 다시 재조명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산·학·연·관’분야별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회원들로 구성된 (사)한국수확후관리협회는 농산물 수확후 품질관리기술을 연구개발하고 농산물의 종합적인 품질관리, 컨설팅, 정장설비 감리, 포럼, 심포지엄, 학술지 발간 및 정보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수확후관리협회는 지난 1일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신임 김 회장은 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WTO범국민연대 사무총장, 대통력직속 농어업농촌특별대책위원회 사무국장, 대통령비서실 농어촌비서관, 농촌진흥청장을 역임하고 현 경상대 초빙교수 등 농업전반에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농업분야 전문가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이력을 보유하다.

김 회장은 수확후관리에 대해 “농산물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척도가 된다”고 단언했다.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공급될 때, 수출을 할 때, 농민이 노력만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유통과 수확후 관련 전문 기술자, 협동조합 등 다양한 분야의 노력이 더해 집니다. 특히 수확후 관리가 어떠한 면에서는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쌀, 10℃이하 저온 저장 관건”

김 회장은 또 일본의 사례를 들어가면서 우리나라가 더욱 우수한 품질임에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일본의 경우 쌀을 생산하면 도정 후 10℃ 이하 저온 저장을 실시합니다. 이렇게 저온 저장한 쌀을 소포장해 작은 단위로 소비자에게 공급합니다. 소단위로 5~7일 짧은 유통 시간을 거쳐 신선하고 맛좋은 쌀을 소비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저온 저장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RPC와 개인 도정공장이 많아 대부분 쌀을 상온에 야적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점에서 우리 쌀과 일본쌀의 품질에서 차이가 나는 겁니다.”

“엄중한 품질관리…탑라이스”

이어 김 회장은 우리나라 쌀의 품질이 세계 제일이라고 단언하면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수확후관리가 적용돼야한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10대 품종이라 불리는 쌀 품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고품질 쌀과 최고 품질 쌀이라는 품종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10대 품종은 우리나라의 고품질 쌀의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청장 재직 시절 우리나라 쌀은 이미 세계최고의 품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탑라이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품종에 관계없이 엄중한 품질관리를 통해 매뉴얼대로 관리하곤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브랜드화 품질관리 뒷받침 필요”

청장 재직 시절의 경험을 들며 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던 김 회장은 쌀의 소비 확대를 위한 방법으로 브랜드화와 이를 뒷받침하는 품질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일본의 쌀이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첫째로 품질관리를 통한 브랜드화에 있다고 봅니다. 청장 재직 시절 일본에 ‘고시히까리’ 브랜드가 전체의 37%에 달했습니다. 일본의 ‘고시히까리’가 좋다고 소문나자 한국에서는 그 이름을 딴 다른 쌀들이 여기저기서 유통되고 있는 사례까지 발생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의 ‘고시히까리’가 인정받고 통합된 일본의 브랜드로 유명해진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닌 수확후관리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앞으론 쌀 생산 농민분들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스시로 유명해진 ‘고시히까리’”

김 회장은 미슐랭가이드에 대해 설명하면서 식품·요리로써 먼저 알려지고 원료인 쌀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슐랭가이드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행·식당 안내서에 아직 한국이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미슐렝가이드에 70 여 곳이 선정됐고 세계의 식도락가들이 일본의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시를 들 수 있습니다. ‘고시히까리’를 유명하게 한 원인을 찾아보면 스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시에서 일본의 ‘고시히까리’ 품종이 유명세를 타고 더불어 일본의 도마, 칼, 청주 등까지 함께 이름을 날리게 된 겁니다.

우리 쌀을 주재료로 하는 식당이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품질관리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쌀 소비 확대의 근본적인 접근 방법은 바로 품질 향상일 것입니다. 이런 품질 향상을 위해 수확후관리가 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