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심창기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연구사
[기고]심창기 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연구사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8.0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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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순환‧작물 튼튼' 일석이조 ‘퇴비차’

“다양한 미생물 공급하는 퇴비차, 토양 건전성‧식물 생장 촉진…병원균 생육 억제 효과”


퇴비차(Compost Tea)란?

퇴비차란 완전히 부숙된 유기물 퇴비를 재료로 하여 공기를 불어넣어 퇴비로부터 수용성 양분과 유용한 미생물을 배양하여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퇴비차는 유기농업에서 양분관리와 병해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아주 유익한 기술이다.

퇴비차와 액비의 차이점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퇴비차와 매우 유사한 액비가 아주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어, 퇴비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액비는 다량의 혈분, 골분, 어분(생선), 청초, 해초 등과 같은 유기물과 패화석, 천매암, 맥반석, 카리장석 등의 무기물을 액상으로 만든 식물양분 공급에 중점을 둔 기술이다.

이에 비해 퇴비차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보다 식물을 재배하는 토양이나 식물체에 식물에게 유용하고 다양한 종류의 유용한 미생물 및 기능성 물질을 공급해 줌으로써 식물을 재배하는 토양을 더욱 건전하게 만들고 식물의 생장을 촉진해 식물에 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것이다.

퇴비차 국내외 성공 사례

선진국에서는 퇴비차가 단점보다 이점이 더 많기 때문에 상용화된 퇴비차 발효기와 퇴비차 재료들이 개발되어 시판되어 누구나 상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는 2008년부터 에릭피셔(Eric T. Fleisher)에 의해 ‘하버드대학 교정 토양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대신하여 퇴비차를 활용함으로써 잔디밭을 비롯한 하버드대학 교정을 성공적으로 관리했다.

이는 퇴비차가 지닌 농업적인 이용가치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감소시키는 친환경 토양관리기수로서의 공익적인 가치를 더욱 부각시켜 준 성공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유기물 퇴비 손쉽게 만들기

퇴비차 활용에 있어 무엇보다 주요한 것은 양질의 유기물 퇴비를 만드는 일이다. 물론 유기물 퇴비를 직접 만드는 일은 귀찮고 신경 쓰이는 일이긴 하지만 모든 유기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우리 주위에서 쉽고 값 싸게 구할 수 있는 볏짚, 깻묵, 수피, 산야초, 등의 유기물 재료를 혼합하면 손쉽게 유기물 퇴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적당한 수분함량(30%) 조절과 2주 간격으로 뒤집기를 해주면 호기적인 조건에서 유기물들이 부숙돼 60℃ 이상의 퇴비발효조건을 유지하게 된다. 이를 통해 양질의 유기물 퇴비를 얻을 뿐만 아니라 유해 미생물을 사멸함으로써 안전한 유기물 퇴비로 이용할 수 있다.

손쉽게 퇴비차 만들어 활용하기

국내에도 유기농 현장에서는 퇴비차 제조를 위하여 ‘퇴비차 팩’과 같은 퇴비차 재료나 퇴비차 발효기 제품들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1% 퇴비차 제조를 기준으로 유기물 퇴비 200g을 나일론 망에 담아, 물 20L에 넣고 가정용 공기펌프와 기포기를 이용해 2일간 호기성 발효를 시켜 유기물 퇴비로부터 유용 영양분과 유용 미생물을 증폭하여 퇴비차를 만든다.

만들어진 퇴비차는 즉시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퇴비차의 희석배수는 작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퇴비차를 작물에 직접 뿌려줄 경우는 퇴비차를 물에 약 25배로 희석해 사용하고 토양에 관주해 사용할 경우는 약 50배로 희석해 작물의 뿌리 주위에 충분히 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퇴비차는 우리 주변에 버려지는 다양한 유기물을 재활용해 자원을 순환시켜줄 수 있는 기술로 도시텃밭이나 유기농 재배 농가에서 친환경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유용한 재배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