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인터뷰-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08.23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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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회원대회…단합된 모습·위상 드높여야”
쌀의무자조금 도입 박차…적정생산 정책 파트너
목표가격 재설정 23만 원 이상 관철 투쟁 ‘불사’

“작황이 좋다는, 이 상황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RPC 수매 의존도를 줄이고 개인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농가에 정미기를 공급하는 사업 필요…맛 좋은 쌀 생산으로 적정생산 가능하게 될 터”

지속적인 쌀 소비 감소에 따른 쌀값하락으로 농민의 실음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농업생산비는 계속해 상승하고 있으며 상승한 인건비로도 농촌에서 일할 이들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또한 수출 개방으로 인해 값싼 해외 농산물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어려운 농업 환경 속에서도 쌀 생산 농가들은 농업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맡은 바 임무인 쌀 생산에 전념하고 있지만 대안 모색이 필요한 실정이다. 대표적인 쌀 생산 농민단체인 쌀전업농연합회에서는 쌀산업을 둘러싼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단체,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국산 쌀산업이 경쟁력을 찾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중이다.

올해 1월 취임한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쌀 의무자조금 도입과 2018년 목표가격 재설정 등 굵직한 임무를 어깨에 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 김광섭 회장에게 그 동안의 활동과 앞으로 계획, 그리고 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임 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소감과 앞으로 계획은.

“바쁘게 8개월을 달려온 것 같습니다. 우리 쌀산업을 지키기 위해 중앙회장을 맡기로 결심한 후, 회원 분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습니다.

쌀 산업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어깨가 무겁지만 이를 위해 앞으로도 바쁘게 달려 나갈 것입니다. 현재 작황이 좋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이 상황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풍년 소식을 겁내야하는 농업의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소 쌀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다고 하던데.

“쌀산업은 우리나라 5000년 역사와 함께한 민족의 혼이자 생명산업입니다. 현재 세계화 개방화 흐름으로 FTA 등 무역협정이 맺어지고 있지만 쌀산업 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쌀 생산농가도 스스로 차별화 고품질화 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합니다. 생산 농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는 점을 상기하면서 기존에 농업에서 한 단계 성숙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쌀 생산의 최종 목적지인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쌀의 품종, 품질, 맛 등 고려해 농법을 설정하고 이를 감안한 판매와 유통이 이뤄져야 합니다. 특히 유통부분을 보면 RPC에 전량 수매를 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소비자와 직접거래 하는 방법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RPC 판매와 소비자 직거래 소득을 비교해 보면 80kg당 6~7만원의 차이가 났습니다. 결국 쌀을 생산하는 농민 분들의 의식이 조금 더 소비자 취향을 저격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만의 경쟁력이 있는 쌀을 생산해야 앞으로 쌀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한 단계 진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쌀 수급조절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시고 계시는데.

“쌀 소비가 감소하고 최근 몇 년간 풍년이 지속되면서 쌀 재고량이 증가해 쌀값 하락이 초래됐습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정부에서는 적정 생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우리 쌀전업농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저 역시 전국을 다니며 회원 분을 비롯한 농민을 만날 때마다 적정생산을 위해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렸습니다. 그 결과 정부의 목표치 이상의 쌀 생산 면적 축소 성과가 달성됐습니다. 하지만 서구적인 식습관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따라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파격적인 결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현재 쌀전업농이 담당하는 면적은 전체의 60%가량으로 위탁을 합친다면 80% 이상이라고 추산됩니다. 따라서 쌀전업농과 함께 정부에서 쌀 적정생산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농업예산을 확보해 쌀 생산농가의 소득을 보존해주는 정책을 함께 펼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농업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우선 농자재 가격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특히 농약의 경우 농협중앙회에서 계통구매를 통해 농약회사에게 16%라는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농협은 수익사업에 치중하기 보다는 농협 본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협의 존재 이유는 농민입니다. 농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업이 실시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에 수수료 부분으로 농약 가격을 인하한다면 농가들이 낮은 가격으로 농약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농가에서 RPC 수매 의존도를 줄이고 개인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농가에 정미기를 공급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쌀의 경쟁력은 생산농가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생산 후 도정해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과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에 밥맛은 한 단계 더 좋아 집니다. 정미기가 공급됨에 따라 농가 개인 판매가 강화되고 농민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품질과 맛 좋은 쌀을 재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다수확 품종이 아닌 고품질 품종을 사용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쌀 적정생산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쌀의무자조금 조성 열기가 뜨겁습니다.

“전국 8개 권역에서 2년째 실시된 쌀 의무자조금 조성을 위한 교육이 끝났습니다. 교육을 통해 쌀의무자조금 도입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아직까지 쌀 의무자조금 조성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쌀의무자조금은 우리 쌀생산자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쌀의무자조금을 조성하기 위해 쌀전업농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관련 단체와 협의·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정부에서 말하곤 있지만 현재 쌀의무자조금 조성을 위해 쌀전업농이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단체는 없습니다. 전국에 조직이 구성돼 있는 쌀전업농을 중심으로 쌀 의무자조금이 조성된다면 대의원 선출 등 수 많은 쌀생사자에게 동의를 얻어야 하는 행정적 어려움이 쉽게 해소될 것입니다.

물론 쌀 의무자조금 조성을 위해 도움을 받고 논의로 쌀 의무자조금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쌀산업의 미래를 위해 쌀 관련단체와 기관 분들이 긍정적인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드릴 것입니다. 당장 필요한 쌀의무자조금준비위원회 구성부터 시작해 빠른 시일 내에 쌀 의무자조금이 도입되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전국에 쌀전업농 여러분도 많은 관심과 참여, 적극적 의지를 보여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2018년 목표가격 설정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데.

“앞으로 남은 큰 과제중 하나로 2018년 목표가격 설정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목표가격 설정에서 반드시 23만 원 이상 관철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물가 인상 부분을 감안해야 합니다. 특히 농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쌀값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쌀 생산농가들은 계속해 감소하는 소비와 낮은 쌀가격에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쌀 생산 농가의 한 사람으로 이번 만큼은 요구사항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투쟁도 불사할 각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회원대회가 4년 만에 열립니다.

“우리 쌀전업농은 농번기의 고단함을 잊고 풍년농사를 기원하고자 2년마다 쌀전업농 전국회원대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2년 전 메르스와 구제역의 여파로 개최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쌀전업농 전국회원대회가 29~31일 충남 예산군 덕산에서 4년 만에 열립니다.

이번 회원 대회는 2년 전 개최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알찬 스케줄을 구성해 어느 때보다 성대하고 즐겁게 회원 여러분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곳에서 뜨거운 날씨에 고생했던 농번기의 고단함을 해소하시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려운 농업 현실 속에 용기를 잃지 마시고 농업, 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당부 드립니다. 또한 각 지방간 정보교류와 단합된 모습을 외부에 보여줘 쌀전업농의 위상을 드 높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교체되는데.

“우선 그 동안 쌀에 많은 지대한 관심을 가져준 이동필 장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 동안의 치적에 대해 가까운 분들이 평가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동필 장관은 적정생산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던 분입니다.

또한 쌀전업농의 가입 기준 완화(기존 55→60세), 경영 회생 사업에서 부분환매와 분할납부 제도 변경으로 농가의 부담을 완화한 것 등은 실제 쌀 생산 농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항상 재고 문제를 털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동안의 노력에 감사함을 전하면서 현직에서 물러나셔도 쌀에 대한 지속적 관심을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재수 aT사장님이 장관으로 내정돼 축하를 드립니다. 농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겸비하신 유능한 분이라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농식품부 장관으로 안정적인 농업이 가능한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쌀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 쌀전업농이 가족과 웃으며 행복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