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 회장 “쌀산업 위기 극복 초석…변화하는 기틀 되기를”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 회장 “쌀산업 위기 극복 초석…변화하는 기틀 되기를”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8.23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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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함께 행사 …쌀의 현실 알리고 신뢰구축
농업이 창출하는 공유적 가치 …헤아리고 보전해야


“쌀 재고 관련 정책…지금 주장하는 적정생산 보다 아예 생산량을 소비량에 맞추는 ‘생산맞춤형’으로 가는 것이 해법”

“충남쌀 경쟁력 제고 방안…삼광벼 재배해 맛은 좋게 하고 수량은 20% 줄이는 한편 GAP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

전국회원대회가 개최되는 충남의 연합회장으로서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은 현재 쌀이 처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고자 그동안의 전국회원대회에서 과감히 탈피해 행사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위해 고민했다. 생산자가 소비자와 함께 하면서 쌀에 대해 알리며 소통하는 것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고 생각한 그는 이번 대회에 소비자 초청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행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충남도에서 전국회원대회가 개최됐는데 소감은.

“지금처럼 쌀이 어려울 때일수록 전국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방안을 모색하고 단합하는 기회가 필요한데, 충남에서 전국대회를 개최하게 됨으로써 이러한 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해준 중앙연합회에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회가 쌀이 위기를 극복하는 초석, 쌀 농가가 변화하는 기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대회의 특색과 즐길 거리를 소개한다면.

“예전에는 쌀전업농회원들만의 행사였는데, 이제 위기극복·소비진작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우리끼리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소통’이란 주제가 설정된 만큼 생산자가 소비자들과 함께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그 결과 이번 대회에서는 소비자를 초청해 대화로써 쌀의 현실을 알리고 친근함과 신뢰의 장을 만들어 소비와 직거래 등을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이번에는 마지막 하루만 소비자와 함께 하지만 예산이 허락한다면 앞으로는 2박3일 행사 내내 일반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탈곡 체험, 즉성 도정한 쌀로 밥짓기 체험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쌀이 가진 가치와 농업에 대해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보고 싶습니다.

행사의 즐길 거리 중에서는 ‘쌀미인대회’와 ‘부부듀엣가요제’를 추전하고 싶습니다. 쌀미인대회는 쌀전업농의 가정주부들이 쌀에 대한 지식을 겨루고 공유하고 자랑하는 행사로 일반 미인대회가 아닌 쌀 미(米)자 미인대회입니다. 부부듀엣가요제는 정겨운 일상·여가생활을 표현하는 경연으로 도별로 1팀씩 출전해 장기를 겨룰 예정입니다.”

-쌀 재고 관련 충남연합회 대책과 구상은.

“사실 정부나 도 정책이 쌀 재고에 대해 많이 예민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에프터·RPC 등으로 30% 가량을 수매하는 것 외에는 자가 처리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쌀 재고 관련 정책으로는 지금 주장하는 적정생산 보다는 아예 생산량을 소비량에 맞추는 ‘생산맞춤형’으로 가는 것이 해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쉽게 말해 정부가 지자체와 상의해서 결정된 쌀 가격과 소비량에 맞춰 농민들에게 논의 규모 당 얼마씩 아예 생산해야 하는 쌀의 양의 정해주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생산량을 줄이고도 소득이 보장된다면 굳이 다수확을 하려는 농민들도 없을 것입니다.”

-수급조절을 위해 충남연합회에서 할 일은.

“만약에 수급조절을 위한 대책이 앞서 말한 대로 세워진다고 하면, 우리 회원들과 그 정책을 공유해서 내 면적대비 생산량이 말 그대로 맞춤형으로 갈 수 있도록 회원들이 약속을 지켜주는 체계를 만들도록 해야겠지요. 이행각서라도 해가면서 강하게 합심해서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해야 하는 것이 숙제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신뢰감부터 쌓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자조금이 더딘 이유와 쌀전업농의 역할은.

“쌀을 취급하는 분야가 많다보니 서로 이견도 있고, 과연 생산자만 할 것이냐 가공과 유통업자도 할 것이냐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는 하고 싶어 하는데 가공·유통업자들은 현재로는 하고자 하는 의욕 없어서 이게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자조금 시행 의견은 나와 있고, 누가 그것을 시행할 것인지만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면적 단위로 봤을 때 대농이 해야 하고 그 해당자는 결국 쌀전업농이니까 중앙연합회가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들녘경영체나 타 생산자단체도 참여하라고 하지만 그들도 어차피 쌀전업농회원들인 생산자들로 굳이 분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준비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생산자인 쌀전업농이 앞장서서 방법론, 출연과정 등에서 대표성을 가지고 중심이 돼야 하며 가공·유통쪽의 참여도 마찬가지로 중앙연합회가 농림식품부와 만나 협상을 통해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자조금 품목들은 인원이 적지만 우리는 많기 때문에 정부가 과감히 나서서 정리해줘야 하는 면이 있는데도 그렇게 못하기 때문에 중앙연합회가 능동적인 활동으로 금년도에 의견 수렴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오는 2017년부터는 시행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해야할 것입니다.”

-규모화와 직불금 정책의 축소 우려가 있다.

“규모화 정책은 지금 상황에서는 축소하려야 할 수가 없습니다. 농업인구가 줄고 후계인력이 없으니 오히려 더 규모화가 돼야하는 상황입니다. 직불금 축소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고정·변동직불금처럼 눈앞의 액수만 논할 것이 아닙니다.

정부에 따르면 농업이 가진 공유적 가치가 60조라고 합니다. 도시민들은 정부에서 농민들만 보조해주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기업이 부실해지면 공적 자금을 투입해 살리듯이, 농업이 매년 창출하는 60조 가치를 정부와 사회가 헤아려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공유적 가치에는 농지의 보유, 농촌 환경의 유지 등이 있는데 당장 이 공유적 가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 가치를 저버리는 것은 훗날 농지의 상실과 농촌 환경의 황폐화를 불러온다는 것을 유념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정책은 꼭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충남연합회의 고품질 쌀 생산 추진 상황은.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것은 소비자가 정해져있습니다. 고급화된 일부 소비자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먹일 학교 급식용으로 정착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쌀도 그렇지만 다른 농산물도 모두 친환경을 지향하다가는 같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GAP(우수농산물)인증을 하자고 말합니다. GAP도 정부가 인증하는 안전농산물 제도이기 때문에 대농가는 이 인증사업해서 통해서 소비자에 신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충남쌀의 경쟁력 제고 방안은 삼광벼를 재배해 맛은 좋게 하고 수량은 20% 줄이는 한편 바로 이 GAP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차기 충남회장은 도정공장을 세워서 농협인증마크를 소비자가 인정하듯 ‘충남쌀전업농이 생산한 쌀’ 하면 그런 정도의 신뢰감을 받을 수 있도록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자는 생각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2025년까지 농지의 50%를 GAP농지로 인증하겠다는데 이럴 때 빨리 접근해야 한다고 올해부터 회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충남연합회 자체 행사나 교육 등이 있다면.

“대회 끝나고 연말 즈음 연구원이나 농업기술원에 계시는 분들, 대학교수 등 쌀에 대한 전문위원을 모셔 충남연합회 소속 자문기관 만들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산을 담당하는 것이고 이 생산을 어떻게 해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고 성공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자문위원들을 자주 보고 강의도 듣는 기회를 마련해서 알고자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이러한 의견을 충남도에 전달하며 쌀전업농이 충남의 쌀을 살려보겠다는 포부 밝힌 바 있습니다. 쌀 정책을 제공할 수 있는 자문기관이지만 도가 할 수 있는 건 도가 하고 우리는 생산자니까 생산자가 할 수 있는 걸 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도 정책과 생산자 정책이 함께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

“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쌀농사는 우리의 직업이고 소득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소통의 길’이라는 타이틀 아래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발전되고 이뤄지는 것들을 상기하면서 더욱 변해야 되겠다는 마음을 가집니다. 지금까지는 바라보고 지키기만 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마음의 변화를 주는 그런 대회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