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쌀 수출 8월까지 328톤 불과 ‘난항’
대중국 쌀 수출 8월까지 328톤 불과 ‘난항’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9.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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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수출, 현지인 마케팅…정부 차원 홍보 강화
aT “올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매장 입점 지원”


“처음 정부수출행사는 퍼포먼스만 했을 뿐 홍보용 쌀도 없었고 아무런 광고도 없어…정부의 판매 의지가 없었음 보여주는 대목”

“동송농협, 철원오대쌀 홍보용 쌀 나눠주며 판촉행사…2차 36톤에 이어 추가 수출 계약…정부 판매 의지 가지고 홍보 나서야”

쌀 소비감소와 연이은 풍작, 면적 당 생산량 증가로 인한 쌀 재고누적과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쌀수급 안정 TF를 만들어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농경연은 그 첫 일성으로 지난 9일 서울 aT센터에서 ‘쌀 수출확대 가능성과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국산 쌀 수출확대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동규 농경연 연구위원은 “구조적 공급과잉 상태로 생산을 줄이던가 수요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수출은 해외원조 등의 재고처리 방안 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며 “쌀 재고 처리로는 부족하지만 다른 대안보다 비용·부작용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연근 내일신문 기자는 “쌀 수출의 동기는 공급과잉 해소였지만 현실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낮다”면서 “세계시장에서 중단립종 소비 한계 있는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쌀 품질이 비슷한데 우리나라보다 경쟁국의 쌀 가격이 저렴하다”면서 우리 쌀이 선택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을 내놨다.

좁은 중단립종 시장…경쟁 심화

한국의 쌀 수출은 지난 2007년 미국에 53톤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4183톤을 기록한 이후 약간의 등락폭은 있었지만 지속적인 감소세를 이어와 현재 2000톤 안팎을 수출하고 있다. 가장 큰 수출국이었던 호주는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가뭄에서 점차 회복하고최근 중단립종 시장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칼로스 등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국산 쌀의 수출이 크게 하락했다.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8월

국가명

수출량

(t)

수출액

(천$)

국가명

수출량

(t)

수출액

(천$)

국가명

수출량

(t)

수출액

(천$)

국가명

수출량

(t)

수출액

(천$)

호주

721

1,526

호주

693

1,470

호주

802

1,429

미국

317

809

말련

147

315

홍콩

103

372

미국

367

1,160

중국

328

708

홍콩

84

292

러시아

143

326

홍콩

84

293

호주

365

597

미국

110

270

미국

126

318

말련

117

250

홍콩

55

192

러시아

113

250

말련

125

286

UAE

101

199

UAE

63

153

UAE

109

244

뉴질랜드

80

189

싱가포르

66

160

싱가포르

40

81

합계

1,754

4,101

합계

1,992

4,715

합계

2,238

5,154

합계

1,475

3,196

호주, 미국, 중국을 제외한 나라의 수출량은 매우 적은 분량으로 한인시장 중심이고 수입상들이 매년 대응한 것에 따라 수출량이 변해 큰 의미는 없다. 그런 가운데서 지난해 한·중간 쌀 수출검역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쌀 수출이 이뤄지게 된 중국은 2010년 이후 수입량이 수출량을 초과해 순수입국으로 전환(쌀 소비량 1억 5100만 톤, 생산량 1억 4500만 톤)한데다 쌀 쿼터양(2015년)이 총 532만 톤에 달해 국내 쌀 재고 과잉을 해소할 시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수출 저조…‘신동진·삼광’ 추가 수출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대중국 쌀 수출 목표를 2000톤으로 잡고 지난 1월부터 쌀 수출을 시작했으나 지난 8월까지 수출실적은 328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국내 쌀 생산량은 430만 톤에 이르고 누적재고량은 170만 톤, 매년 수입되는 TRQ물량은 40만 톤에 이르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중국 쌀 수출물량은 쌀 재고과잉 해소에 별 의미가 없는 수치다.

올해 대중국 1차 수출은 중국이 선정한 한국 내 수출용 쌀 가공공장인 6개 RPC가 지난 1월 군산항에서 선적한 30톤이다. 이들 쌀은 정부 수출 행사의 일환으로 NH무역을 통해 수출돼 중국 롯데마트 69개소에 입점 됐다.

2차 수출은 지난 2월 제희RPC와 서천RPC에서 가공을 맡은 71톤이다. 수출을 대행한 무역업체 포스코대우에 따르면 이들 쌀이 선택된 이유는 바이어인 코프코(COFCO, 중국 국영 식품기업)가 식미테스트를 거쳐 지자체의 브랜드 쌀 품종인 ‘신동진’과 ‘삼광’을 골랐기 때문이다.

코프코는 연간 100만 톤의 쿼터를 배정받고 있고 우리나라 쌀을 약 142톤 수입했다. 포스코대우의 8~9월 3차 수출인 71톤도 같은 제품으로 이제 막 시장에 풀리기 시작했다. 이들 쌀은 온라인 판매를 비롯해 코프코의 유통채널인 월마트, 까르푸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중국 현지 프리미엄 쌀인 동북삼성 쌀보다는 조금 낮고 일반 쌀보다는 높은 편이다.

“정부, 판매 의지 없다”

지금까지 포스코대우의 수출대행 물량 142톤을 제외한 나머지 186톤은 개별 RPC와 다른 무역업체들이 수출한 물량이다. 동송농협은 철원오대쌀을 1차 5톤을 수출한 이후 2차에서는 NH무역과 함께 36톤을 수출했다. 대상 업체는 강원도와 자매결연은 맺은 광동 지역의 광동억원태량유진출구유한공사다.

전용화 동송농협 조합장은 “이번 2차 수출물량은 완판 됐고 반품도 없었다. 판매 시 홍보용쌀을 나눠주고 가격할인행사도 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처음 정부수출행사는 퍼포먼스만 했을 뿐 홍보용 쌀도 없었고 아무런 광고도 없었다”며 정부의 판매 의지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강원도지사가 직접 홍보용 쌀 나눠주며 판매에 있어 진정성 있게 노력해 MOU도 체결하게 됐다”며 “8월 달에 같은 회사와 강원쌀 수출입계약서를 작성해 2016년산 오대쌀을 2017년 말까지 2000톤 수출하기로 구두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초도물량은 10월 20톤이 예정돼있다. 단가로 인한 가격문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납품은 국제곡물시세 등을 봐가며 조율한다. 현재 중국의 중단립종 쌀 시장 규모는 2000톤, 고급쌀시장 규모는 1000톤 이내로 추정된다.

그는 “일본쌀과 kg당 만원하는 중국 동북삼성 쌀과 경합 시 품질은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 밥맛은 차별화 되지 않을 테니 거기에 더해 건강 쌀로 어필할 생각”이라며 “적극적인 보조가 있다면 수출은 힘든 게 아니다. 1000~2000톤가량은 수출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농식품부의 의지다. 그는 “수출 2000톤을 목표로 해놨지만 홍보나 광고가 전혀 없는 것은 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신유정 포스코대우 과장도 같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쌀 수출을 늘릴 수는 있다. 교민이 아니라 현지인들을 공략해야하는데 현지 마케팅이 부족하다”며 “개개인마다 식감에는 차이가 있어 맛이 아니라 브랜드 인식으로 사먹는 경향 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전체적인 홍보를 나서지 않으면 이렇게 조금씩 파는 것에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쌀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올 하반기부터 우리 쌀의 백화점 등 프리미엄 매장 입점을 지원하고 유통업체가 우리 쌀 가져가 판매 시 홍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