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 “정부, 수매가 확정해 쌀값 하락 방지해야”
[현장 인터뷰]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 “정부, 수매가 확정해 쌀값 하락 방지해야”
  • 이상미 smlee@newsfarm.co.kr
  • 승인 2016.09.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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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관리 실패·RPC 적자…농민에게 떠넘겨
충남RPC, 수매가 미정…우선지급금도 없어

정부, 11월 달 수매가 재조정이라는 애매한 태도 버리고 확실한 가격을 조기 발표해 쌀값 하락 방지해야…수매가 최소 5만 원 결정돼야 시장 불안 해소”

쌀 생산량은 전국 2위지만 쌀 가격이 타도에 비해 낮은 충남도는 현재 쌀 시장 대란에 더욱 고충이 크다. 농협RPC는 가격을 아예 제시하지 않는 상태고, 지역별 쌀 가격 편차를 반영하지 않는 변동직불금에서도 차별 받고 있다.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생산량의 50%를 줄이는 등 대농들의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손해 보는 일 같지만 쌀값이 상승하고 재고는 소진돼 결국 쌀 산업이 회복하는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란 얘기다.


- 쌀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큰데.

“10월 수확을 앞두고 RPC가 구곡을 싼 가격에 밀어내고 있기 때문에 산지 쌀값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원래 조생종 벼 시세가 중·만생종 보다 1500~2000원 정도 더 높았었는데, 그 특수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로 현재 신곡 80kg당 13만 7000원이 형성돼있고, 구곡은 더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올해 신곡이 쏟아져 나오면 가격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서 앞으로 신곡 쌀값은 어떻게 되느냐는 불안감이 형성돼있습니다.”


- 충남에서 쌀 가격은 어떤지.

“RPC에서 수매가격을 정한 상태가 아니고 벼 들어오고 정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지급금도 없는 상태로, 생산자를 무시한 갑질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 사후정산제가 이슈인데 충남 RPC는 지난해부터 사후정산제를 해온 상태로, 이번에는 충남 RPC 조합장들이 회의를 통해 담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 쌀값 폭락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는.

“공공비축미 정부수매가가 4만 5000원으로 작년보다 7000원이 줄었습니다. 올 8월 전국평균가의 하한가로, 아주 낮게 잡은 것입니다. 정부에서 가격을 먼저 결정해줘야 농협RPC, 민간RPC의 가격도 그에 준해 따라가는 것인데, 수매가를 너무 낮게 잡는 바람에 40kg당 4만 원 이하가 될 수도 있다며 농민들은 거의 쌀농사를 포기하는 분위기입니다.

또 정부가 오는 11월 달에 수매가 재산정을 하겠다는데 이런 태도가 쌀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수매가가 5만 3000원이었는데 그대로 유지하기가 어렵다면 최소 5만 원으로 해줘야 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11월 달에 재조정을 하겠다는 애매한 말을 하지 말고 확실한 가격을 조기발표 해야 합니다.”

- 수매물량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개 농협 RPC가 농가 수매를 60% 담당합니다. 일반 도정업체는 농협보다 더 주고 안 사기 때문에 농민들은 대개 농협RPC에 벼를 넘기는데, 올해부터 농협이 물량이 넘친다는 이유로 한 농가당 30톤 이상 안 사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면 팔고 남은 물량은 일반 도정업체에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도정업체 수매가는 3만 원 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의 낮은 가격 때문에 2~3중의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또 일반정미소에서는 도정해서 팔면 돈을 준다는 식으로 운영을 하니 물량을 넘겨도 언제 돈을 받을지 알 수 없어 농민의 재정이 매우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변동직불금이 있으니 괜찮다는 의견은.

“변동직불금은 쌀 수확기 평균가격이 목표가격에 미달하는 경우에 그 차액을 1ha당 63가마로 환산해 쌀 재배 농가에 일괄 지급하게 돼있어 13만 원 이하로 가격이 떨어지면 1조 5000억 원 이상이 변동직불금으로 소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시된 가격이 아예 없으니 수확한 벼를 어디에다 내놓을지조차 결정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생산된 쌀을 제대로 판매할 수 있을지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대농은 창고라도 있는데 소농은 어디다 보관할 곳도 없어 곧바로 타작해 헐값에라도 판매할 테니 어려움이 더욱 큽니다. 또 현재의 변동직불금 제도는 전국 쌀값 평균값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산지 쌀값이 높은 곳은 더 받고 그렇지 못한 곳은 덜 받게 되는 불합리가 존재합니다. 형평성을 바로 잡기 위해 도별로 변동직불금을 지급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 쌀을 제값으로 받으려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산맞춤형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한 2017년도 충남도 정책방향은 고품질을 통해 생산을 20% 줄이는 것입니다. 충남에 적합한 고품질 품종 벼인 삼광으로 재배하게 되면 기존 12가마 나오던 것이 10개 가마만 나오게 되는데, 모자란 2가마만 정부가 현금이 아닌 톤백이나 도복방지제 등으로 지원해서 20% 삭감 분을 보조해주면 과잉생산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걸 누가 지키겠냐 하지만 지키는 제도는 만들면 됩니다. 단백질 검사라든지 더 나오는 숫자를 무효로 하는 원칙하에 전량수매를 한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상미 기자 sm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