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불산가스’ 피해지역 경작 가능
정부, ‘불산가스’ 피해지역 경작 가능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2.11.0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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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오염우려기준인 불소농도 낮아 ‘괜찮다’

주민들, 발표 신뢰 못해…이주대책 마련하라

정부가 경북 구미시 소재 ㈜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 부근의 농작물 재배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주민들은 정부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와 전문가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고지역의 토양과 농업용수에서 측정한 불소농도가 토양오염우려기준인 400㎎/㎏, 먹는물 수질기준 1.5㎎/ℓ 미만이어서 농작물 재배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토양의 평균 불소함량은 284㎎/㎏이며, 사고지역의 토양 중 불소농도는 156~295㎎/㎏, 하천수의 불소농도는 0.08~1.02㎎/ℓ, 지하수의 불소농도는 0~0.05㎎/ℓ로 조사돼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토양검정을 받은 후 시비처방을 받아 작물을 재배하되 토양검정을 할 수 없을 때에는 석회를 뿌린 뒤 경작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사고지역의 논, 밭, 과수원, 비닐하우스 등에서 재배된 농작물 205건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202건에서 불소가 검출돼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지역 312㏊의 농작물을 모두 폐기했고, 과수원의 나무도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불산에 노출된 농작물을 식품으로 사용하거나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폐기 조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은 정부 발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주민 생존권 차원에서 불산 오염지역을 벗어나 새 출발할 수 있도록 조속한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주민공동대책위 관계자는 “민·관 합동조사를 진행했다고 하지만 지역주민이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는 등 정부의 발표 자료를 믿을 수 없다”면서 “마을에 들어가서 살라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어 “정부는 조속한 이주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귀가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