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김도중 (사)한국쌀전업농경북연합회장]“예산 타령도 지겨워…쌀값 대책 내놔라”
[현장 인터뷰-김도중 (사)한국쌀전업농경북연합회장]“예산 타령도 지겨워…쌀값 대책 내놔라”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6.11.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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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피해자 농업’…정부 대안 세워야
매년 반복…“중장기 대책 함께 마련”

“정부, 외국 농민 살려주면서 자국 농민 죽이고 있어…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

“농협 RPC 사후정산제 채택해 농민은 죽고 자기들은 살겠다는 자세 옳지 못해”



지난 15일 경북도청 앞에서 쌀값보장 및 안정대책 촉구를 외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경북지역 쌀전업농들은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자리에서 삭발을 감행할 정도로 결의에 찬 모습을 보인 김도중 (사)한국쌀전업농경북연합회장은 ‘투쟁’을 연달아 외치며 정부에 쌀값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벼 못 팔아 쓰라린 농민 가슴”

김 회장은 이번 집회의 취지를 농민의 생존권과 연결해 설명하고 현장의 암울한 분위기를 타계할 방법을 농민 스스로 찾을 수 없어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대회의 취지는 쌀값 때문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쌀농사만 열심히 짓고 싶을 뿐입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바람을 들어주지 못하고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내몰았습니다. 지금 농업 현장의 분위기는 죽을 맛입니다. 애프터 물량도 내려왔다고는 하지만 벼를 다 못 내서 난리인 상황입니다. 아무리 변동직불금을 준다고 하더라도 내 벼를 못 팔면 농민의 가슴은 쓰라립니다.”


“쌀의무수입물량 쌀값하락 원인 커”

김 회장은 또한 벼 값이 이렇게 낮은 이유를 수입쌀에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에서 책임소지를 느껴야 한다고 전했다.

“40kg 벼를 3만 4000원에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가격이 떨어진 원인은 MMA(의무수입)물량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소비가 줄어드는 문제도 어느 정도 있다고는 보지만 수입물량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이 물량이 없다면 이렇게 가격이 곤두박질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책임을 느끼고 시장 초과 물량을 전량 수매 해주던 가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전체 예산 10% 농업…파격 대책 필요

김 회장은 특히 현재 국내 농업 정책은 외국 농업인을 살리는 방향, 대기업의 수출 길을 열어주는 방향 등 농업이 피해자만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외국의 농민을 살려주면서 자국의 농민이 죽고 있는 현실을 모르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대기업에서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수출하기 위해 농업이 희생양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 농업이 이렇게 피해만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정부에서는 농업예산을 전체 예산의 10%로 잡아주는 등 파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우리 농업인들이 집회 장소가 아니라 논에서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길 부탁합니다.”


“지역 기여 착한 RPC 차등 지원해야”

지금 당장 경상북도에 필요한 부분에 대해 김 회장은 지역을 위해 노력한 착한 RPC에 대한 차등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RPC에 대해 차등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역 농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RPC는 좀 더 많은 지원을 줘야 합니다. 이득을 위해 그저 가격이 싼 다른 지역의 쌀을 팔아주는 RPC는 비교적 낮은 지원을 해야 합니다. 또 농협 RPC에서 사후정산제를 채택해 농민은 죽고 자기들은 살겠다는 자세는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농민이 있어야 농협이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 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요구 사항 관철될 때까지…집회 계속”

앞으로 김 회장은 쌀 생산 농민의 요구 사항이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건의 및 집회를 실시해 나갈 것이라 밝히면서 쌀 생산 농민들도 자생할 수 있는 노력을 함께 강구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우리 경북쌀전업농은 우리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장기적인 대안까지 정부에서 마련하길 바랍니다. 지난번 농식품부 관계자가 총체적으로 쌀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던 부분이 생각납니다. 남을 것을 알면서도 대책을 왜 마련하지 못한지 묻고 싶습니다. 기재부의 예산 타령도 이제는 지겹습니다. 언제까지 농민이 피해자가 돼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농업이 언제까지 무시 받아야 하겠습니까. 우리 경북쌀전업농도 자체적으로 홍보캠페인으로 TV 광고를 실시하고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등 노력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대책을 내놓으십시오. 정부의 대책을 기다리는 동안 경북쌀전업농회원 여러분도 자구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우리 경북 쌀의 경쟁력을 높입시다.”

이도현 기자 dhlee@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