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체계 붕괴 전국이 ‘가축돌림병 악몽’
방역체계 붕괴 전국이 ‘가축돌림병 악몽’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3.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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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수그러들자 AI ‘기지개’…브루셀라까지
사육농가 시름 “전문가 주축 방역시스템 구축돼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국이 가축 돌림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AI가 수그러드는가 싶더니 구제역이 발병하고 이번엔 브루셀라까지 집단 발병하는 등 갖가지 돌림병이 번갈아가며 농가들을 당혹케 했다.

지난 6일 농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충북 옥천의 한우농장 3곳에서 60마리의 소가 브루셀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도는 이들 소가 낳은 송아지를 포함해 82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이들 농장 가운데 2곳은 지난 1월에도 같은 질병으로 88마리 소를 살처분한 후라 충격이 더 크다.

도는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이번에 새로 브루셀라가 나온 해당 농장의 나머지 소 116마리도 모두 도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3일에는 청정지역으로 통하던 경기 고양시 한 농가에서 AI 감염의심신고가 접수돼 당국을 긴장케 했다. 도 동물위생시험소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검사 결과 이 농가의 토종닭에서 검출된 항체가 H5N6형으로 판정됐다.

시는 당초 덕양구 관산동 한 양계농가에서 토종닭 6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농장주 신고를 받고 5마리에 대한 AI 간이키트 검사를 실시, 3마리에서 양성반응을 확인했다.

방역당국은 4일 밤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닭 2014마리와 반경 500m 안에 있는 농장 2곳의 닭 102마리 등 2116마리를 매몰처분했다. 또 발생농가로부터 반경 3㎞ 안에 있는 가금류 18만마리의 외부 반출입을 금지하고 추가로 예방적 살처분 여부를 검토 중이다.

50만여 마리의 닭, 오리 등 가금류를 사육중인 고양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에이아이가 발생하지 않아 ‘AI 청정지역’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11월 충북에서 최초 발생 이후 올해 들어 소강상태를 보였던 AI는 청정지역인 고양시까지 뚫리면서 다시금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6일 오후 4시부터 구제역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초 충북 보은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지 약 한 달만이다. 3주째 추가 발생 신고가 없어 조기종식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농가들은 좀처럼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구제역 흐름이 가장 피해가 컸던 2010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2010년 1월(A형)과 4월(O형) 구제역 첫 발생지는 올해처럼 모두 소 농가였다. 농가에서 출발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대단지 돼지 농장으로 번지면서 수조원대 피해를 냈다.

가축 돌림병이 새해에도 끊이지 않자 관련 사육농가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육류의 식당 반입 제한과 인근 지역 출입 금지 등 생계뿐 아니라 생활에도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충북의 한 한우 사육농가는 “가축전염병으로 한우 소비자가 수입산 쇠고기로 몰리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방역시스템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