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상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 수의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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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7.03.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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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전염병 예방은 올바른 소독제 선택으로부터

“이산화염소·차아염소산 등 염소계열 소독제와 포르말린·글루타알데하이드 등 알데하이드계열 소독제 20℃ 이상에서 불안정해 소독효과 감소”

(한국농업신문=편집국 기자)

지난해부터 발생한 고병원성 AI로 인해 우리나라는 가금 3000만 마리 이상을 살처분 매몰했다. 국내 가금산업의 타격은 물론 산란계의 급격한 감소로 달걀 생산량이 급감하며 식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에서 달걀을 수입해 공급 안정화를 꾀하고 있지만, 가금산업이 회복되기에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악성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소독제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몇 가지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소독제 효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온도, 농도, 작용시간, 유기물 유무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을수록 소독제 활성이 높아 소독효과가 증가하지만, 이산화염소, 차아염소산과 같은 염소계열 소독제와 포르말린, 글루타알데하이드 등의 알데하이드계열 소독제는 20℃ 이상에서는 불안정해 오히려 소독효과가 감소한다.

소독제 농도가 증가할수록 소독효과가 증가할 수 있지만, 적정한 희석농도에서 양호한 소독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소독제 설명서에 맞게 희석해 사용해야 하는 소독제가 존재하므로 무조건 농도를 높여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영하 10℃ 상황 효력시험 제도 개선해야

소독제 작용시간에서도 병원체와 일부 소독제의 경우 30분 이상 접촉해야 효과가 발생하며 유기물에 오염이 있을 경우 소독 효과가 감소하므로 유기물을 제거한 후 소독을 실시해야 적절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국내 소독제 효력시험은 4℃에서 30분간 접촉을 기준으로 실시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겨울철 기온이 영하인 날이 많으므로 영하 10℃ 상황에서 효력이 있는지 효력시험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이다.

소독제는 성분에 따라서 염기제제, 산성제제. 알데하이드제제, 산화제로 구분된다. 염기제제는 가성소다, 탄산소다 등이 있으며 유기물 조건에서도 소독효과가 좋아 축사 내․외부, 축사주변 바닥, 하수구, 쓰레기, 배설물 등의 소독에 이용하는데 부식성이 강해 눈,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산성제제는 구연산과 같은 산성용액으로 안전성이 높아 신발, 의복 소독에도 사용되며, 침투력이 약해 유기물 조건에서는 효력이 감소하는 단점이 있다.

소독제 성분 구별 제도 개선 필요

알데하이드 제제는 글루탈 알데하이드와 포름알데하이드 등이 있으며 독성이 심해 사람 및 가축에 직접 도포해서는 안 된다. 산화제는 산화작용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변성시켜 소독 효과를 나타낸다.

종류는 차아염소산제제, 이산화 염소산제제 등의 염소계 소독제와 과산화초산제제, 그리고 삼종염과 같은 복함염제제 등이 산화제에 속한다.

산화제의 소독제도 겨울철 영하의 온도에서도 효력이 유지되며 특히 과산화초산의 경우 영하 35℃의 경우에도 효력이 유지된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특징을 참고해 상황에 맞는 소독제를 선택, 사용한다면 방역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현재 시판되고 있는 소독제의 경우 용기에 붙어있는 사용설명서는 글자 크기가 작고 많은 정보가 나열돼 있어 시력이 좋지 않은 경우 정확한 사용법을 숙지하기 어렵다.

성분에 따라 소독제 용기나 마개에 색을 지정해 쉽게 소독제 성분을 구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설명서 또한 눈에 띄는 마크를 사용해 적정 희석배율이나 용도를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다 정확한 소독제 사용법을 숙지해 올바른 소독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