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승범 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한국쌀전업농충북연합회 회장)
인터뷰-서승범 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한국쌀전업농충북연합회 회장)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7.03.14 1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선지급금 환수조치 전면 투쟁 나설 것”
환급 고지서 모아 전부 소각…강력 대응
“대선후보들 ‘현명한 결정’ 내려 줘라”
(한국농업신문=이은용 기자)

지난 10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농협충북지역본부 앞에서는 정부의 우선지급금 강제환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쌀전업농충북연합회, 전국농민회충북도연맹, 한국농업인충청북도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충청북도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충청북도연합회, 충청북도 4-H연합회, 한국생활개선충북연합회 등 농민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곳에 모인 농업인들은 정부의 우선지급금 환수조치는 말이 안 되는 조치고, 모든 책임을 농업인에게 떠넘기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정부가 지시했다고 해서 농업인의 조직인 농협중앙회가 직접 환수조치에 가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충북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서승범 회장을 만나 이와 관련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선지급금 환수 거부하는 이유는.

“현재 쌀 산업은 아주 큰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쌀값은 지난 20년 전 보다 더 떨어진 상태여서 농가소득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우선지급금 환수 조치를 취하고 있고, 농가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문제는 정부가 책임이 큰 만큼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합니다. 쌀 산업은 농업의 근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이 있다면.

“지난 4년간 이어온 대풍으로 인해 쌀 재고가 급격히 증가해 쌀 수급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쌀값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다보니까 농가소득도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 이르게 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정책을 추진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정책을 취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특히 격리조치도 제 때 시행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쌀을 수입하기까지 해 이 지경에 이르게 했는데 모든 책임을 농가에만 전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특히 적정생산운동은 정부 예산 없이 추진하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산이 뒷받침이 있어야 하고, 타작물을 유통할 수 있는 판로 확보가 먼저 이뤄진 다음에 추진돼야 하지만 아직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쌀값 걱정 없이 농업인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아울러 올해 농업예산이 늘지 않고 실질적으로 줄었는데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필수기 때문에 농업예산을 지금보다 더 확보할 수 있는 열의를 보이기 바랍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충북 농업인들은 끝까지 우선지급금 환수 전면 거부를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농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우선지급금 환급 고지서를 모아 전부 소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면적인 투쟁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우리 쌀, 농업 포기하는 정책에 맞서 식량주권을 지켜내고 우리 농업을 지켜내는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농업인이 주인이라는 점을 잊으며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고지서를 수납하는 업무를 거부해야 할 것입니다.”

-대선 후보들한테 전할 말씀이 있다면.

“농업이 발전하지 않은 국가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농업발전을 위해 국가가 관심을 갖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 출마하시는 대선후보들은 그 어느 산업보다 농업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야 합니다. 농업인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농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쌀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쌀 생산 농가를 위해 우선지급금 환수 조치에 대해서도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바랍니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