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 농정과제]너도나도 ‘직불제 확대’ 공약…실천 가능성도 초점
[국민행복 농정과제]너도나도 ‘직불제 확대’ 공약…실천 가능성도 초점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3.2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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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개 단체 19대 대선후보들에 농정과제 공동제안
3대 목표·10대과제… 핵심은 ‘농민 기본소득 보장’


경제성장 → 국민총행복’ 농정패러다임 전환 촉구

대통령 직속 ‘농소정 위원회·농업위원회’설립 제안
농업예산 50% 농민에 직접 지급·월 20만원 수당도

후보들 “농업 직접 챙기는 대통령 뽑자” 한목소리

농민행복·국민행복을 위한 농정과제 공동제안연대(공동연대)는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19대 대선, 농정과제 공동제안 발표회’를 열고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농정공약을 들었다.


공동연대는 농민단체와 소비자생협, 시민단체 등 총 66개 단체와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날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위한 3대목표·10대 농정과제를 제안했다.


새 정부에 바라는 농업분야 과제의 큰 줄기인 3대목표는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는 농정 등이다.


공동연대는 각 후보들이 연대 제안 농정과제를 대선 핵심 공약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제안서를 각 당 대선 후보가 정해지는 대로 전달하기로 했으며, 공약이행여부를 점검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날 직접 발표 또는 대리인, 동영상을 통해 참여한 대선후보는 심상정(정의당),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안희정(더불어민주당),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안철수(국민의당), 손학규(국민의당) 등이다.



심상정- ‘밥상안전’ 지키려면 농가소득 올려야
발표회에 직접 참석한 심상정(정의당) 대선후보는 밥상 안전을 지키기 위해 농민소득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GMO(유전자재조합식품), 방사능 농산물로부터 국민들의 밥상을 지키겠다”며 “그러기 위해선 첫 번째로 농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안전하고 싱싱한 먹거리를 제공하려면 쌀부터 친환경유기농법을 이용한 생태농업으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먼저 농민이 건강하고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친환경 농축산물 직불금을 ha당 연간 300만원씩 지급해 지속가능한 생태농업 전환을 유도하고 논밭 직불금을 ha당 각각 150만원, 8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심 후보는 농가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3ha 이상 경작 농가부터 역누진제를 적용하는 ‘직불금 피크제’ 도입도 제안했다.


대선 예비후보주자들의 공통된 화두는 ‘농민기본소득 보장’이다. 심 후보는 65세 이하 남녀 모든 농민에게 농민수당 월 20만원을 지급할 것과 WTO허용보조금, 감축보조금 사업과 직불금을 개편해 직불금이 농가소득의 30% 이상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국가 예산 영역 공공급식 제도화
심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지역경선과 세월호 인양으로 참석이 어려워 대리인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농정공약을 제시했다.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중인 문재인(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측은 농업예산의 50%를 농민에게 직접 지급하겠다고 밝혀 농가 생활수준이 차기 정부에서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문 후보를 대리한 김현권 의원은 “농수축산업 종사자가 5%에 불과하지만 그 전·후방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전체의 30%에 이른다”며 “농수축산업을 튼튼히 하는 것이야말로 내실을 다지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모든 영역에서 공공급식을 제도화하겠다면서 “대표적으로 가장 꽃다운 나이의 60만 군인들에게 수입농산물이나 GMO가 범벅된 농산물을 먹여서야 쓰겠느냐”고 강조했다.


이밖에 청년 후계농 육성을 위한 청년 직불금 제도 도입과 한국농수산대학 정원 규모 확대를 제시하고 급식에 과일간식을 의무화해 과일소비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안희정- 쌀농사 안되면 지역경제 망해
안희정(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를 대신해 참석한 김종민 의원은 농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농업농촌을 놔두고는 절대 선진국으로 못 간다. 농업농촌에 베풀어주는 정책에서 탈피해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을 헌법조항으로 넣어 대한민국의 취약체가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유기체로 인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쌀농사가 제대로 안 되면 그 지역경제가 망한다. 농업관련 경제정책을 농민을 위한 복지정책으로 볼 게 아니다”고 인식의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농가기본소득 보장과 식량안보를 기본적인 농정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영상을 통해 현 정부의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수 조치에 대해 반대의사를 명백히 했다.


그는 “쌀값이 13만원(80㎏) 이하로 떨어지고 농산물 가격도 20년 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쌀값 보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제도 도입과 직불금 예산 확대, 밥쌀용 쌀 수입 즉시 중단 등 쌀농가 소득보전을 위한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가공용 쌀 수입도 WTO와 협상을 통해 서서히 줄여나가겠다”며 “GMO표시제 확대와 남북 농산물 자유교역, 가축전염병의 선제적 예방 등을 이뤄 농업이 미래산업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안철수- 2050년 인구 90억, 식량 무기화 대비
안철수(국민의당) 예비후보 역시 식량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안 후보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2050년 지구 인구는 70억에서 90억명으로 늘어나고 지구온난화로 식량생산이 급감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식량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식량자급률 OECD 최하위인 나라에는 정말 무서운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식량, 농업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에너지 수급계획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식량수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안 후보는 공동연대가 제안한 농정대개혁 3대목표 10대과제를 잘 검토하고 최대한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연대와 지속적으로 소통, 고민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손학규(국민의당) 예비후보도 영상을 통해 “농산물 예약수매제 실시와 식량주권을 위한 쌀 농가 소득증대를 이루겠다”며 “수입옥수수 대신 비축미를 사료로 사용해 안정적인 쌀 수급조절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농업철학’ 있는지도 따져봐야
각 후보가 제시한 농정개혁 실천 가능성 여부도 주목된다. 심상정 후보는 농민과 소비자, 정부가 참여하는 ‘농·소·정위원회’와 중앙과 시군에 ‘농업회의소’를 설립해 농민의 농정참여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은 농업에 대해 제대로 된 철학을 가진 대통령을 뽑는 게 더욱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개회식 축사에서 “농업정책의 골격을 결정하는 사람은 국회에서는 농해수위가 아니고 정부에선 농식품부가 아니다. 기획재정부 같은 돈을 쥐고 예산을 나눠주는 정부기관이 결정한다”며 “돈의 가치로만 경쟁력을 따지는 신자유주의에서는 정부안에서도 뒤로 밀려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소한 대통령 직속의 대한민국농업위원회 정도는 만들어 농업을 직접 챙길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기재부와 농식품부가 싸우면 기재부장관을 불러 농식품부에 맡기라고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 그림자로 희생, 이제는 되살려야
공동제안에 참여한 66개 농업 및 먹거리 단체 활동가 300여명과 각 당 대선후보들은 국민의 먹거리 보장을 필두로 농정 패러다임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박진도 지역재단 이사장은 66개 단체가 함께 만든 공동제안서의 기조에 대해 “지난 2015년부터 준비를 해 왔다”며 “그간 경제성장을 위해 농업과 농민이 가장 많이 희생했다. 한국사회의 패러다임을 경제성장 지상주의에서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행복·국민행복을 위한 농정과제 공동제안연대가 발표한 농정대개혁안은 ▲국민 먹거리 보장을 위한 도농공생·남북협력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주체육성·지역재생 ▲대통령이 책임지는 재정개혁·추진체계 등의 3대 목표와 10대 과제로 이뤄졌다.


10대 과제는 ①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 ②농가소득 증대와 경영안정 보장 ③남북 농업협력과 한반도 농업공동체 실현 ④다기능농업 주체로서 가족농과 여성농민 육성 ⑤환경보전형 농업시스템 구축 및 지속가능한 농촌환경정책 추진 ⑥농촌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복지·교육기반 확충 ⑦국민의 삶터·일터·쉼터로서 농촌지역발전 ⑧직불제 확대·재편을 중심으로 한 농업재정 계획 ⑨농협개혁과 자주적 농업생산조직 활성화 ⑩농민 참여농정 실현과 중앙농정의 분권화·지역화 등이다.


공동연대는 지난해 12월 27일 발기인 모임을 갖고 3월 초까지 농정과제 발굴 활동을 벌였다. 농민단체, 소비자생협, 시민환경단체, 언론, 연구단체 등 15개 단체가 집중논의에 참여했으며, 올해 1월 17일부터 총 11차에 걸친 집중 토론회 끝에 공동 농정과제를 내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