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쌀 소득 역대 최저수준이 모럴해저드라니
[사설]쌀 소득 역대 최저수준이 모럴해저드라니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7.04.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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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편집국 기자)

통계청의 최근 ‘논벼(쌀) 생산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벼농사 소득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a(1000m²)당 순수익이 18만1825원으로 1987년 16만379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논 300평 기준으로 20만원의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순수익률이 21.2%로 전년(30.4%) 대비 9.2%포인트, 소득률도 50.2%로 전년에 비해 6.2%포인트 떨어졌다.

쌀 생산비도 2.5% 감소해 지난 2014년 이후 3년 연속 줄어 농가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쌀값이 생산비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농가의 전체적인 소득은 위축되고 있다. 특히 통계청 발표에는 유통비 등 수확 이후의 지출비용은 빠져 있어 실제 농가가 손에 쥐는 수입은 더욱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농가소득이 크게 떨어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농가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직불제를 통해 농가 손해를 보전해주는 탓에 과잉생산과 쌀값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통계청의 조사는 고정·변동직불금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농가의 소득 및 수익성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쌀농가들은 정부의 지원보다는 제대로 된 가격을 받고 싶어 한다. 직불금을 받더라도 쌀값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농가소득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

제 변동직불금을 결정하는 쌀 목표가격은 생산비와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아 쌀값을 온전히 답보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주식으로서 국가의 통제를 받아오면서 제대로 된 가격을 받아온 적도 없다. 이에 지난 2015년 국내 농가의 연 평균소득은 3722만원으로 도시 근로자 5780만원의 64%에 불과했다.

결국 통계청의 벼농사 소득감소 발표까지도 쌀농가의 모럴해저드로 몰아가는 작금의 상황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는 직불금 등 쌀에 투입되는 예산이 많다면서 줄일 것임을 공공연히 내비쳐 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쌀 생산량을 줄여 쌀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쌀 생산조정제도 마저 예산을 더 이상 투입할 수 없다며 도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