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몰이’ 치중…국가 근본 장기 정책 ‘외면’
농정공약 확실히 내건 후보는 심상정뿐
정당 TV 토론회서 농업농촌 언급도 없어
향후 3차례 후보 토론…‘농업리더’ 나올까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4월 11일 현재를 기점으로 한달도 남지 않은 제19대 대선은 5자 구도로 압축됐다.
대선 레이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5자 구도로 일단 닻을 올렸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등 출마를 선언한 군소후보들까지 10명 정도가 후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의 토론에 참여할 수 있는 후보는 4~5명에 한정된다. 이에 따라 본선은 5자 구도 속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양강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농민단체는 조기 대선이 결정되자마자 각 정당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농어업분야 현안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예년에도 그랬듯 이번 대선에도 국가 생명산업인 농업 활성화에 대한 정책이 낮게 취급되고 있다.
각 정당 본선 후보들은 검찰 개혁, 개헌, 재벌 등 인기몰이성 공약에 치중한 나머지 국가 근간을 좌우할 농업정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선 정국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출마의 변 “분열․갈등 종식” 공통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현장·ARS·대의원 투표 종합 집계 결과 전국 누적 득표수 93만표(57%)를 득표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문 후보는 당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문에서 “대한민국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며 “지역통합·세대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회차 호남에서 압승을 시작으로 7회차 순회경선까지 모두 2~3위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리고 당 대선후보가 됐다. 국민의당은 4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대전·충북·충남·세종지역 순회경선 및 후보 선출대회를 열고 전국 누적 득표수 13만3927표(72.71%)를 득표한 안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했다.
안 후보는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에 나서 대선승리를 국민의 승리로 만들겠다”며 “경제 살릴 대통령, 자강안보를 실현할 대통령, 국민 통합하고 미래를 이끌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통령후보자 선출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계파 정치 청산하고 돈을 쫓는 대통령이 아닌 꿈을 쫓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일찍이 순회경선에서 당 대선후보로 결정됐으며,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경선 없이 당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독주’ 文, 安과 엎치락뒤치락
현재로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확고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몇 달간 지지율 1위를 달렸던 문 후보 뒤를 최근 안 후보가 바짝 따라잡으면서 문 후보의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각 당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문 후보 독주체제이던 초반 판세가 문과 안, 양강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후보들간 연대 가능성이 남아 있는 터라 19대 대선 결과는 점점 오리무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와 한 통신사가 지난 8~9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남녀 201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2%포인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5자 대결에서 안 후보가 36.8%로 32.7%를 얻은 문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가상 5자대결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 범위는 34.6%~39%이고, 문 후보의 지지율 범위는 30.5%~34.9%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40대 이하에선 문 후보를, 50대 이상에선 안 후보를 각각 지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인천·경기 대전·충청·세종, 광주·전라, 대구·경북에서는 안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부산·울산·경남, 강원·제주에서는 문 후보가 더 높은 지지를 받았다.
진보층은 문 후보를, 보수층 및 중도층은 안 후보를 각각 지지했다.
양자대결 구도에서도 안 후보는 49.4%로 문 후보 36.2%를 13.2%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3.2%, 국민의당 25.5%, 한국당 9.7%, 정의당 6.3%, 바른정당 5.6%로 조사됐다. 3월 조사(11~12일)와 비교해 민주당은 46.4%에서 10%포인트 이상 떨어졌고, 국민의당은 10.7%에서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처럼 안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은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 확정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하던 중도 보수층이 안 후보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일화․연대 가능성도…결과 ‘안갯속’
‘非文(비문재인)연대’ 가능성도 대선 결과를 점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범보수 단일화를 대선 키워드로 내세운 홍준표 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포석을 깔기 위해 바른정당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등록 기간이 다음주 중으로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데다가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해질 경우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유 후보는 후보 통합에 거부 의사를 확실히 했고 안철수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공식 선거운동 17일부터
중앙선관위는 9일 재외선거인 명부를 확정짓고 본격적인 대선 선거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선거인 명부는 11~15일 동안 작성되고 후보등록은 15~16일 치러진다. 공식 선거운동은 17일부터 5월 8일까지 22일간 허용된다.
선관위는 22일까지 전국 8만7000여곳에 선거벽보를 붙이고 25일까지 책자형 선거공보를, 29일까지 전단형 선거공보와 투표안내문을 각 세대에 발송한다.
재외국민투표는 25∼30일 세계 116개국 204개 투표소에서, 선상투표는 5월 1∼4일, 사전투표는 5월 4~5일 전국 3500여개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5월 9일 선거 당일은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
첫 토론회서 농정현안 거론 안돼
농민단체들은 대선 후보 확정 이전부터 농가소득 향상을 핵심으로 하는 농정과제를 주요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각 당 후보들에게 요청해 왔다. 예비후보들은 직불금 확대와 농업예산 50%의 직접지불제 전환 등을 이루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막상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국가 식량 안보와 직결되는 농업 활성화 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 각 후보들은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재벌, 검찰개혁, 개헌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적폐 청산, 부정부패 근절을 이룰 적임자로 자신들을 지목하면서 인기몰이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력 후보 가운데 정의당 심상정 후보만이 지난달 지역재단이 주최한 농정과제 공동제안 발표회에서 분명한 농정공약을 제시했을 뿐이다.
두 유력 주자인 문과 안은 당내 의원이나 영상을 통해 농업농촌에 대한 개괄적인 정책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공약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난 10일 대선에 임하는 각 정당의 정책을 검증하는 ‘공직선거정책토론회’에선 가계부채, 최저임금, 노동개혁, 일자리, 기업 구조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뿐 농업농촌, 농민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 5명이 각 정당 대표로 참석해 경제정책과 안보·외교정책에 대해 토론했다. 식량 자급률, FTA의 농어업 영향, 대북 쌀 지원 문제 등 산적한 농정현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앞으로 선관위 주최 대선후보 TV 토론회는 23일 정치, 28일 경제, 5월 2일 사회 순으로 3회에 걸쳐 열린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우선지급금 환수와 유례 없는 쌀 가격 하락 등 농업은 침체에 빠져 있다”며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진정 인식하고 농업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후보를 새 리더로 인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19대 대선 주요일정
시기 | 일정 | 시기 | 일정 |
~4.9 (30일전) | 입후보 제한을 받는 자의 사직(국회의원 제외) | 4.27 | 선거인명부 확정 |
4.11~15 | 선거인명부 작성 거소·선상투표 신고 및 거소·선상투표신고인명부 작성 군인 등 선거공보 발송신청 | ~4.29 | 투표소의 명칭과 소재지 공고 거소투표용지 발송 투표안내문 발송 |
4.15~16 (24일전) | 후보자등록 신청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 | 5.1~4 | 선상투표 |
4.16 | 거소·선상투표신고인명부 확정 | 5.4~5 | 사전투표소 투표 (매일 오전 6시~오후 6시) |
4.17 | 선거기간 개시일 | ~5.4 | 개표소 공고 |
~4.19 | 선거벽보 제출 | 5월 9일 | 19대 대통령 선거 (투표: 오전 6시~오후 8시, 개표: 투표 종료 후 즉시) |
~4.22 | 선거벽보 첩부 책자형 선거공보 제출 | ~5.29 | 선거비용 보전청구 |
~4.25 | 책자형 선거공보 발송 | ~6.18 | 정치자금 회계보고서 등 제출 |
4.25~30 | 재외투표소 투표 (매일 오전 8시~오후 5시) | 7.18이내 | 선거비용 보전 |
~4.26 | 전단형 선거공보 제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