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상미경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 농업미생물과 연구사]작물 스트레스 관리, 이젠 미생물이 도와준다
[기고-상미경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 농업미생물과 연구사]작물 스트레스 관리, 이젠 미생물이 도와준다
  • 편집국 newsfarm@newsfarm.co.kr
  • 승인 2017.04.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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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 유용 미생물로 식물 스트레스 관리
작물 스트레스 관리에 유용미생물 적용돼…농가 피해 감소시키는 안정적 방안되길

이탈리아의 환경사진 전문작가 파비아노 벤투라는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1931년과 2016년 85년 시간차를 두고 아르헨티나 남부 웁살라의 동일 장소에서 찍은 사진으로 2016년에는 1930년대 만년

설 앞으로 펼쳐져 있던 빙하가 사라지고 빙하가 깔려 있던 계곡이 호수로 변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에 의하면 아르헨티나 산타크루즈주 웁살라의 빙하는 1968년 폭 4.1km이었던 빙하가 현재 2.6km로 줄었으며, 2009년부터 매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고 한다.

빙하의 면적은 지구온난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기준 중에 하나이며, 북극과 남극의 빙하 면적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기상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현재 우리는 매해 기상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몇 년 사이에 봄과 여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여름이 빨리 찾아오고 폭염의 발생 빈도와 지속기간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작년에는 5월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여름이 일찍 시작되었고 작년에는 봄 태풍으로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는 뉴스가 이어졌었다.

이렇듯,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온 상승뿐만 아니라 태풍과 가뭄 또는 집중 호우 등 예상치 못한 기상 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폭염, 가뭄, 홍수와 같은 급변하는 기후현상은 농업생태계에 특히 심각하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의 먹거리 생산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작물은 종류에 따라 적절한 온도와 수분, 빛이 있어야 생장할 수 있는데, 재배기간 중에 겪는 기상이변은 동물과 달리 움직여서 피할 수 없는 작물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일부 작물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기간 중에 고온에 노출되면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상기후로 인해 열대 및 온대지역에서 쌀, 밀 및 옥수수의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며, 멸종 가능성이 있는 식물 수가 증가하는 등 식량안보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기후변화와 함께 병해충 위험성 상승

또한, 작물은 다양한 병해충의 공격에도 노출되어 있으며, 환경조건이 바뀌면서 병해충이 작물에 피해를 주는 수준도 변화하고 있다.

고온조건에서 일부 병원균의 확산이 더 용이해지는 것과 같이 병해충의 생육조건이 기후변화로 충족될 경우 피해는 더 심각해 질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조건에서 작물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병해충의 공격에 대비할 수 있는 방어 능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

실제 최근 국내 배추 생산은 재배 초기 고온과 가뭄, 수확기 잦은 강우로 인한 다습조건에서 무름병에 의한 피해가 심각했으며, 이는 곧 배추의 생산량 감소와 시장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작물이 재배 중에 받는 환경변화와 병해충의 공격과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한 여러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그 중에서 농업생태계의 균형을 유지 관리하면서 건전하게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친환경적 접근 방법으로 토착 유용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작물이 재배되는 토양과 공기 중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곰팡이 등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한다.

유용미생물 유도전신내성으로 작물 보호

이들은 주로 생태계에서 부생적으로 생활하면서 물질 순환을 담당하며 일부는 식물병원균으로 작물에 해를 주거나 반대로 작물 생육에 도움을 주기도 있다.

이들 중 작물 뿌리 주위에 생존하면서 작물 생육 증진에 관여하는 유용한 세균을 식물 생장촉진 근권세균(Plant growth-promoting rhizobacteria, PGPR)이라고 한다.

식물 생장촉진 근권세균을 포함한 다양한 유용미생물은 작물에 저항성을 유도하여 병원균의 침입에 대해 식물이 견딜 수 있게 도와주거나, 이상기온과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작물에 내성을 유도하는 유도전신내성(induced systemic tolerance, IST)으로 작물을 보호하기도 한다.

현재 유용미생물을 다양한 작물 스트레스 관리에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이들 유용한 미생물을 이용하여 작물이 겪는 각각의 스트레스 요인과 영향을 감소시키는 방안으로 주로 연구되어 왔다.

그러나 실제 작물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환경에서 재배되는 것이 대부분이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영향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각 분야의 소통과 협업을 통해 작물이 실제로 겪는 복합적인 스트레스 관리에 유용미생물이 성공적으로 적용되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후변화에 따른 농가의 피해를 감소시키고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