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전업농은 대선후보에게 바란다
쌀전업농은 대선후보에게 바란다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7.04.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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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이후에도 농업 직접 챙기는 대통령되길”
쌀 목표가격 재설정시 물가상승률 적용 희망도
쌀의무자조금 조기 도입 위한 협조
생산조정제 도입 위한 예산 확보
쌀 등급제 장려 지원 정책 부재
쌀의무수입물량 처리·관리 방안 필요
쌀의무자조금 조성 위한 협조 부탁
농지 매입 지원단가 인상해야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김광섭)는 지난 19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가장 큰 안건은 대통령 선거 후보들에게 전달할 ‘쌀 산업 안정을 위한 제안’을 채택하는 것이었다.

임원들은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우선지급금 상환 문제부터 2018년 실시되는 쌀 목표가격 재산정 문제, 쌀의무자조금 조성 등 쌀산업을 둘러싼 크고 작은 현황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약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쌀 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농민의 심정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사후정산제…현지 수매가 떨어뜨려

강선 쌀전업농강원도연합회장은 “정부가 지난 2016년 공공비축 및 시장격리곡에 대해 조곡 40kg에 4만5000원의 우선지급금을 지급했다”며 “수확기 평균가가 4만4410원이 되면서 860원을 환수하겠다는 정부는 대체 정책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서승범 쌀전업농충북연합회장도 “정부의 잘못된 양곡정책에 대해 피해를 농민이 짊어져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줬다가 다시 뺏는 것은 하락한 쌀값으로 마음 고생하고 있는 농민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다를 것 없다”고 지적했다.

양동산 쌀전업농전남연합회장도 “애초에 우선지급금을 지급하고 사후에 정산하는 시스템을 농민들이 현장에서 반대하고 있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도입해 이렇게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후정산제가 현지 수매가격을 떨어뜨리는 작용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원들은 이에 2016년 공공비축 및 시장격리곡 우선지급금에 대한 환수 조치를 철회하고 앞으로 우선지급금 사후정산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벼농사 타작물 유도 정책 필요

이어 이들은 쌀 수급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생산조정제 또는 휴경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예산 확보를 약속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도중 쌀전업농경북연합회장은 “정부가 조사한 신곡 수요량을 초과하는 쌀 생산량에 대해 격리 조치가 실시됐음에도 계속해 쌀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쌀 산업 관련 통계 및 조사방법에 따른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순직 쌀전업농특광시연합회장도 “지난해만 해도 신곡수요량이 390만톤이었으나 419만톤이 생산돼 약 30만톤의 공급과잉이 발생했다”며 “이 정도 큰 물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생산조정제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승범 회장도 “6만ha를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작목전환 또는 휴경할 경우 변동직불금 발동 요인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ha당 300만원 수익 기준 1800억원을 생산조정 예산으로 조기 투입하면 지난해 기준 1조4900억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선 회장도 “쌀 생산 농민들이 타작물을 심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적절한 정책이나 지원방향이 세워져야 한다”며 “농민들에게 강요하기 보다는 의사를 존중하고 반영하는 방향으로 농정이 흘러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과세율 협상 종결…수입쌀 대책 강구해야

또 이들은 이런 쌀 수급불균형의 원인중 하나로 쌀 의무수입량을 지적하며 이 물량에 대한 처리·관리 방안도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동산 회장은 “쌀 재고 물량이 사상 최대치가 됐다. 이는 쌀의무수입물량이 차지하는 비율도 무시 못한다”며 “30만톤이 과잉물량이라는 말은 결국 쌀의무수입량 40만9000톤이 없다면 시장 안정이 더욱 쉬울 것이라는 말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홍구 쌀전업농경남연합회장도 “513%의 쌀 관세화 협상이 아직 진행중이다. 협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돼 지속적으로 쌀을 수입하고 있다”며 “빠르게 관세율 협상을 종결짓고 수입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등급 조·중·만생종 따라 기준 달리해야

동시에 임원들은 쌀 품질등급제 개정홍보를 통한 고품질쌀 생산 및 가공 장려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장섭 쌀전업농전북연합회장은 “우리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품질 쌀 생산은 필수적이라는 분위기가 이미 퍼져있다”며 “지난해 10월 13일 ‘양곡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통해 ‘미검사’ 등급이 삭제돼 올해 10월 14일부터 적용되지만 홍보와 장려 정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최홍구 회장도 “고품질쌀 생산 장려를 통한 다수확 재배를 지양하면서 자연스레 수급불균형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등급제 시행으로 싸레기 등 부산물도 증가해 가공산업도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이 약하다”고 덧붙였다.

강선 회장은 “등급제를 통해 우리 쌀의 경쟁력 확보와 고품질화가 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찬성한다”며 “하지만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에 따라 기준을 설정하는 한편 식미 등도 판단 기준에 넣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직불제 개편안’ 반대 목소리 높아

이와 함께 정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직불제 개편안’과 2018년 논의될 목표가격 재산정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강선 회장은 “정부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용역과 농식품부 개편안 토론회 등 직불제 개편안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쌀 수급불균형 해결 및 소득안정 보완대책이 아닌 단순히 정부예산 부담 완화를 위함이며 현장에서는 반대의견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도중 회장도 “직불제 개편안은 결국 쌀 정책 지원을 줄이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며 “농업을 이해하는 대통령이라면 이런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장섭 회장은 “쌀 목표가격이 ‘농업소득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3~2017년까지 정곡80kg당 18만8000원으로 설정했다”며 “2018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목표가격 설정을 위한 논의가 필요하며 물가상승률 등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쌀의무자조금 도입 노력 필요

아울러 쌀의무자조금 조기 도입을 위해 정부 및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도 회장들은 입을 모았다.

홍순직 회장은 “쌀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 및 수입쌀과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쌀의무자조금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육과 홍보를 통해 쌀 농민들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음에도 정부에서 협조가 미진해 추진 속도가 붙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선 회장도 “벌써 시작됐어도 한참전에 시작됐어야 하는 쌀의무자조금인데 아직까지 진행중이라는 점이 아쉽다”며 “이미 농민들은 다 준비된 상태이지만 정부와 국회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가 어렵다”고 대선 후보들에게 쌀의무자조금 조기 도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전했다.

농지매매 사업도 자부담 30%로

또 이들은 농민들의 농지매입 활성화를 위해 지원단가의 상승과 경영이양직불사업 확대를 통한 장기임대차 활성화 등 농지은행 제도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강선 회장은 “강원도의 경우농지 실거래 가격이 평당 10만원이 넘는데 농지 매매단가는 평당 3만5000원에 불과해 나머지를 자부담해야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며 “농지매매 사업도 다른 정책 자금 지원처럼 자부담 비율을 30% 이내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정일 쌀전업농경기도연합회장도 “경영회생사업의 환매 이자율이 3%에 달하지만 시중은행 금리와 별반 다를게 없어 농업현실을 반영해 1%까지 낮춰줄 필요가 있다”며 “또 한번에 환매 자금을 10년 이내 3년 분할 납부에서 10년 분할 납부로 변경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은만 쌀전업농충남연합회장도 “농지 소유자가 경영이양직불금 없을 경우 장기임대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경영이양직불금이 조기에 소진돼 경영이양을 희망하는 농가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전업농의 안정적인 임차농지 확보를 위해 예산을 증액해야한다”고 말했다.

가슴으로 농업을 느끼는 대통령 당선되길

제안들을 채택해 대선후보자들에게 전달하기로 임원들은 기대와 염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정일 회장은 “그 동안 너무 많이 속았다. 지난대선 경기도 농촌특위원장을 했음을 후회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거에서 약속을 잘 지키는 대통령이 당선되길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강선 회장도 “쌀 농업은 우리 민족의 주식을 지키는 주요한 산업으로 앞으로도 계속 영농활동을 해 나갈수 있도록 올바른 정책을 내놓아 줄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며 “또 농업을 가슴으로 느끼는 대통령이 당선돼 우리 농민들에게도 힘이 되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광섭 중앙회장은 “우리 쌀전업농회원 모두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희망과 새로운 농정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선거기간 동안만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령이 아니라 당선이후에도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령이 뽑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