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전경철 화훼산업디자인 ‘단크(DAnC)’ 실장
[현장인터뷰]전경철 화훼산업디자인 ‘단크(DAnC)’ 실장
  • 박희연 hypark@newsfarm.co.kr
  • 승인 2017.05.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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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틀에 묶어 꽃 의미 퇴색시키지 말기를”
가격으로 꽃이 주는 가치 매길 수 없어
가치기준 없어 대표 선물로 자리매김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최근 우리나라 화훼산업은 경기 침체와 더불어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화훼산업 가운데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등장한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꽃과 식물을 활용해 제품을 디자인해 공간을 연출하는 화훼산업 디자인 업체 ‘단크(DAnC)’다.

지난 1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꽃 직거래장터에서 단크는 초미니 다육이, 공중걸이화분 등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전경철 단크 실장을 만나 화훼산업의 현황과 청탁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출 40% 감소

전경철 실장은 “청탁금지법 도입 이후 업체 매출이 체감상 40%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청탁금지법 때문에 문을 닫은 화훼농가도 많다며 청탁금지법이 화훼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설명했다.

전 실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 ‘청탁금지법’은 부정 청탁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 아래 도입된 법인데, 엉뚱하게도 화훼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나서서 ‘원 테이블 원 플라워(1table 1flower)' 등 꽃 소비촉진 행사를 주도하는 것 자체가 화훼산업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 실장은 이어 “청탁금지법 때문에 10만원대의 꽃을 사려다가도 5만원대의 꽃을 사가려는 손님이 많다”며 “최근 출범한 새 정부가 꽃을 비롯한 농축수산물을 청탁금지법에서 제외시키는 법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꽃의 가치를 가격으로 제한, 어리석은 일”

지난 10월 청탁금지법 도입 후 5만원대 이상의 선물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전 실장은 5만원대 선물, 10만원대 선물 등 선물을 가격 기준으로 나누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꽃이 대표적인 선물로 자리 잡은 가장 큰 이유는 가치기준이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라며 “꽃을 10만원대, 20만원대 가격으로 나누는 건 꽃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위배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전 실장은 “청탁금지법은 꽃을 사회적인 틀에 묶어 꽃이 주고자 하는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법”이라고 표현하며 꽃이 물질이기는 하나, 물질적 가치보다는 자연적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음을 강조했다.


‘반려식물’ 의미 재고할 때

전 실장은 꽃의 가치를 ‘반려식물’에 빗대 설명했다.

반려식물이란, 반려동물처럼 식물을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생겨난 말이다. 그는 “꽃이 사람들의 슬픈 마음을 위로하고, 기쁜 마음을 간직하는 차원에서 소비되길 바란다”며 침체에 빠진 화훼산업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