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최국영 천수만경작자협의회 사무국장
현장인터뷰-최국영 천수만경작자협의회 사무국장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7.05.23 2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수만A지구’ 농사 불능 상태…피해 커”
피해규모 최대 1천억 예상 대책 마련 시급
(한국농업신문=이은용 기자)

“이곳에서 농사짓는 동안 물 부족 현상을 느껴본 적이 없다.” 최국영 천수만경작자협의회 사무국장은 ‘천수만A지구’ 석포리에서 논농사 20만평을 짓고 있는 대농이다. 하지만 올해는 물 부족 현상으로 아직까지 논물잡이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못자리해놓은 모판 2만장만 죽어가고 있는 형국이어서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이처럼 ‘천수만A지구(6400ha)’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은 계속되는 가뭄과 한국농어촌공사의 물 관리 실패로 인해 농사를 못 짓게 될 형국에 처해 있다.

피해 규모만 따져도 최소 800억에서 1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농민들의 애만 태우고 있다. 최국영 사무국장에게 현재 상황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상황은.

“정말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물이 부족해 제한급수에 들어간 상태인데 이대로 간다면 이앙조차 포기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정말 이곳에서 농사짓고 처음 겪는 일이라서 당황스럽고 애만 타들어갑니다. 그런데 농어촌공사에서는 펌프 작업과 준설작업 등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농민들이 있는 물이라도 최대한 풀가동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한급수를 계속 실시하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정말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 원인은.

“우선은 계속되는 가뭄 여파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년에 비해 비가 너무 오지 않아 문제입니다. 하지만 1차적인 문제는 이런 가뭄을 예상하고도 농어촌공사에서 세 차례 걸쳐 담수호의 물을 방출했다는 것입니다. 농민들과 아무런 상의도 없이 양수장 공사 편의만을 위해 물을 빼낸 것이 이런 사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만약 세 차례 물만 안 빼내도 장마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었다고 판단합니다.”

-남은 물의 상태는.

“이곳은 간척지이기 때문에 물이 조금만 부족해도 염 농도가 높아져 염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천수만B지구의 경우 매년 염해피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입니다. 지난 19일 충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이 지역 여러 곳을 다니면서 염 농도를 측정한 결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정도로 수치가 높게 나왔습니다. 그나마 이 물을 이용해서라도 농사를 지으려면 100mm이상 폭우가 쏟아져야 하는데 예보상 이렇게 큰 비가 온다는 소식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농사를 안 지어도 농사를 지어도 올해 농사는 끝났다고 보는 농민들이 많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은.

“정말 이곳은 문제가 큽니다. 예초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을 나눠 휴경처리를 요청했지만 결정이 쉽지 않아 유야무야됐습니다. 심지어 농업재해보험에 가입했다고 해도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그렇다고 도나 중앙 정부 지원도 턱 없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농민들의 마음만 더욱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해 온전히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게 정부와 도가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농어촌공사 물 관리 실패의 책임도 철저히 조사해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 피해는 내년도에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토양에 그대로 염도 축적돼 내년에도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나서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에 나설 것입니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