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농업 현장을 가다① 충남의 3농혁신에서 우리 쌀의 미래를 보다
일본 농업 현장을 가다① 충남의 3농혁신에서 우리 쌀의 미래를 보다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7.05.30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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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농 혁신 2단계…농어업 가치 알려
유통혁신…학교급식센터 중심 운영
고품질 삼광품종 19→25%까지 확대

한일 양국 농민 ‘소비감소·가격하락·고령화’ 고민

일본농업 현장서 고질적 쌀 문제 해법 찾아 나서

(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쌀 소비 감소, 쌀값 하락, 농업인력의 고령화…. 한국과 일본의 쌀 농민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숙제다. 양국 정부는 쌀 농업을 국가 주권을 책임지는 생명농업으로 인식하고 농가소득보전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펴왔다. 직불금 지급, 생산조정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차이점이라면 최근 일본의 이 두 제도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농업 대개혁’ 방침에 따라 직불제와 생산조정제를 내년 폐지한다. 반면 한국은 지난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서 출발한 직불금 확대와 생산조정제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

본지는 충청남도와 공동기획으로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일본 쌀 농업 현장을 찾았다. 같은 여건의 다른 정책을 펴게 될 일본 농업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4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말>

글 싣는 순서

①프롤로그: 한국·충남도 쌀 농정과 일본 농정

②우리쌀&일본쌀: 쌀 유통과 소비<라이스센터와 스즈노부를 찾다>

③한국 농민&일본 농민: “쌀은 국가 주권 보호 수단” 한 목소리

④농자재 유통·가공식품 현장: “코메리에 다 있다”

맞춤형기술지원…우량 품종 육성 보급 확대 나서

삼광재배 면적 따라 공공비축미·사업비 차등 지원

충남쌀 브랜딩 강화 통해 ‘전국 브랜드’ 도약 목표

충청남도의 ‘3농혁신’은 전라북도의 ‘삼락농정’과 함께 지자체 대표 농정으로 불린다. 2011년부터 시작돼 2014년까지 1단계가 종료됐고 2015년부터 2단계에 돌입한 ‘3농 혁신’은 올해로 7년째를 맞이했다.

현재 ‘3농 혁신’은 지속가능한 농어촌 사회를 만들고자 도정 역점과제로 추진되고 있으며 충청남도 정책의 트레이드마크처럼 각인되고 있다. 민·관·산·학 등 유관기관의 협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며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도민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한국농업신문은 2017년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농업선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을 취재해 ‘3농혁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번 취재는 (사)한국쌀전업농연합회의 대변지라는 점과 주요 독자층을 고려해 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3농혁신’ 도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추진

충청남도(지사 안희정)는 민선5기 출범과 함께 농어업·농어촌 여건의 지속적인 악화로 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지난 2011년부터 농어촌에 희망을 주는 ‘3농 혁신’을 도정 최우선 과제로 선정·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3농은 농어업과 농어촌, 농어민을 함께 부르는 말로 농어업이라는 산업, 농어촌이라는 공간, 농어민이라는 사람의 문제를 하나의 틀로 보고 정책적 융복합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를 함축한 것이다.

도는 3농 혁신을 단계별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1단계로 지난 2011년~2014년까지 친환경 농산물생산, 지역순환 식품체계구축, 희망마을 만들기, 도농교류 활성화, 지역리더 육성 등 5대전략분야 30대 중점사업을 추진했다.

이어 2단계로 2015~2018년까지 생산혁신, 유통혁신, 소비혁신, 지역혁신, 역량혁신 5대혁신부문 15대 전략과제 50개 중점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결과를 토대로 3단계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기본계획 확정 및 도민보고, 초기 공감대 형성 ▲2012년 거버넌스 협력체계 구축, 공감대 확산 ▲2013년 3농혁신 가속・가시화 및 가시적 성과창출 노력 ▲2014년 1단계 사업 마무리 및 지속성 확보를 위한 장기비전 마련 ▲2015년 2단계 본격 추진, 다양한 계층 참여 통한 민간협력확대 및 동아시아 지방정부간 의제화 ▲2016년 농업의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 현장실천 가시화 등을 추진했다.

3농혁신위원회…민·관 전문가 300명 구성

현재 3농 혁신은 2단계가 진행 중이며 3농혁신위원회와 9개(친환경고품질, 선진축산, 임산업, 청정수산, 맞춤형기술지원, 유통혁신, 소비혁신, 지역혁신, 역량강화) 추진단 20팀에서 민·관 전문가 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도는 관련 기관·단체·농어업인·전문가와 함께 모여 민·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어업·농어촌 가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제고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는 생산혁신으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신뢰를 바탕한 전국 최초 농업환경 프로그램 추진 ▲무농약·유기농 인증면적 증가율 5년 연속 전국 1위 ▲전국 최초 친환경 인증농가 경영정보 시스템 구축 ▲전국 최초 ‘퇴비순환시스템’ 롤모델사업, 충남 한우 브랜드 전국 최고 브랜드로 성장 ▲임가소득 2년간 전국 1위, 전국 최초 산지은행 및 산지연금제도 도입, 희망산촌만들기 ▲어촌 6차산업화로 어촌경제구조 다변화 및 수산 융·복합, 전국 최대 종패생산지 ▲종자사업 강도 기반 구축을 위한 우량 신품종 육성·보급, ‘충남형 골든 씨드 프로젝트’ 등의 성과를 올렸다.

또 유통혁신을 통해 ▲충남형 학교급식운영 모델 전국확산, 지원센터 8개소 설립(지역 친환경농산물 62.7%) ▲공동선별 생산자 60개 조직육성, 오감브랜드 56개농협, 3795농가 참여 ▲시·군 통합마케팅 11개 시군 수립, 농사랑 192억, 오감브랜드 720억원 매출 ▲영세·고령농 안정적 판로 확보 위한 로컬푸드 직매장 35개소, 직거래장터 24개소 등의 성과를 냈다.

소비혁신에서도 ▲도·농 상생을 위한 농촌체험학습장 육성(농촌체험마을 128, 체험농장 530개소) ▲도시소비자 확대 고향마실페스티벌(3회) 및 농촌체험학습자원 경진대회 추진 ▲전국최초 도심 속 학교 논 만들기 619개교 추진, 식생활교육 네트워크 구축 ▲전국최초 체험학습장 품질인증(148개소) 및 농업농촌 가치이해 교육(2051명) 등의 실적을 보였다.

지역혁신에서는 ▲도민 주도 ‘충남형 희망마을 만들기’ 추진 및 전국 시책화, 3년 연속 우수 입상 ▲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 9시군 구축, 농협과 함께 지역혁신 4개 유형 모델화, 역량혁신에서도 ▲충남형 도, 시・군 농어업회의소 5개소 시범 추진, 예산군 설립완료 ▲3농혁신대학 49과정 6201명, 4-H 대학 650명 등 농정혁신 지도자 양성 ▲3농혁신위원회 운영 체계 구축 및 시·군 3농 혁신 현장 포럼 추진 등의 성과를 올렸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 지금까지의 성과를 기반으로 3농 혁신의 가치를 제고하고 정책적 신뢰와 믿음 속에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1·2단계 추진성과 등을 분석 정리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를 보완한 3단계 추진전략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66억 투입 3000ha 타작물 재배 추진

최근 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쌀 재고가 늘어나 문제가 되자 도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도는 친환경고품질추진단을 운영해 이런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중장기 고품질 쌀 안정생산 대책을 추진한다. 재배비율이 높은 새누리 등 다수확 품종을 고품질 삼광 품종 등으로 전환, 기존 19%에서 25%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3농 특화사업비 일부 66억원을 투입해 3000ha 논에 조사료 등 타작물 재배확대를 통한 쌀 수급안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한 유인책으로 삼광벼 면적에 따라 공공비축미 배정량 및 농산산업비 차등배정을 실시하고 지난해 1200톤이던 삼광벼 공급물량을 올해 1600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충남 대표 쌀 브랜드인 ‘청품명월 골드’의 고급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충남쌀 695프로젝트 경영체로 16개소를 육성하고 고품질 쌀 이미지홍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생산·유통기반 지속 확충을 위해 건조·보관·가공시설 개선, 수확 후 품질개선 강화도 추진한다. 또 시군 공동브랜드 5개를 육성하고 삼광벼 단일품종브랜드를 7만톤까지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쌀 적정 생산을 위해 ‘쌀 적정생산·유통 추진단’을 운영하고 전문가의견 모아 중앙부처 건의, 타작물(조사료)재배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밥쌀용·직파용·쌀가루용·유색미 4품종 육성

도는 이 외에도 맞춤형기술지원단을 운영해 주요 작물의 우량품종 개발 및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지역적응 용도별 고품질 식량작물 품종 8종을 육성한다. 벼는 밥쌀용·직파용·쌀가루용·유색미 등 4품종과 밭작물로는 다수확·도복저항성(맥류·콩·참깨·고구마) 4품종이다.

둘째로 지역특화작목 현장 실용화 기술개발·보급을 추진한다. 충남쌀 품질고급화 및 용도다양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최고품질 품종 2종을 선발하고 가공용벼 8개 단지, 쌀 가공품 3종을 개발한다.

밭작물은 안정생산과 생력재배기술 개발을 위해 맥종별 파종한 계기 설정, 농기계 적용기술 3건, 생력화단지 육성 10개소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셋째로 농업환경 모니터링 및 친환경 방제기술 개발을 실시한다. 농경지 토양변동 조사 및 대표필지 토양검정을 실시한다. 도는 밭토양 중금속 검정 150점, 비료사용 실태조사 5작물, 토양비옥도 분석을 위한 농경지 토양검정 6880점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또 금강 유역 수질조사 및 사용가능성 분석을 실시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업용수 수질조사 63지점, 시설재배지 지하수 검사 150지점을 검사하고 금강물 시설재배지 사용가능성 검토를 월 1회, 3개 지점에서 실시한다.

넷째로 기후변화 및 미래농업에 적극 대응한다. 이를 위해 농경지 예찰·관찰포 262개소를 운영하고 검역병해충 긴급 방제 및 신속 대응체계로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딩강화·전국 브랜드로 도약

유통혁신추진단에서는 충남농산물 브랜딩 강화를 통해 전국 브랜드로 도약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해 추진 중이다.

로컬푸드, 공선·통합마케팅, 학교급식 등 조직화의 강화를 통해 농산물을 체계적으로 공급하고 교섭력을 강화하며 실효적인 홍보를 실시한다.

또 영세·고령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농산물 판로기반 확대를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 및 직거래 장터를 24개소 운영하며 현장 간담회와 운영위원회, 원크숍 등으로 역량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학교급식센터를 중심으로 한 ‘학교급식’ 지원도 실시된다. 학부모 건강먹거리 지킴이단을 8시군 150명에서 15시군 300명으로 확대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60~70%로 확대하기 위해 생산자 전문조직을 10→15개소로 확대하고 광역 및 시군단위 유통망을 구축한다. 또 학교급식에 관한 신뢰 구축과 홍보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6차산업 기반 시설 확충 및 농식품 판로 지원도 확대한다. 농식품 기업 창업 6개소, 육성기업 2개소, 농산물 제조·가공 6개소, 전통주·전통발효식품 10개소, 반가공산업 2개소, 특화품목 육성 3개소를 육성한다.

이와 함께 지역농업, 문화, 축제 등과 향토음식을 관광자원 네트워크화해 6차산업 제품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연계한 광역 판매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도는 충청남도교육청 미래인재과, 국립농산물품지로관리원 충남지원,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aT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 충남연구원과 협업을 추진한다.

이 취재는 2017년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