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완 농협RPC협의회장]“작년 대한민국 쌀 80만톤 남았다”
[문병완 농협RPC협의회장]“작년 대한민국 쌀 80만톤 남았다”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6.20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0만톤 격리…수입쌀 50만톤은 어디로
“격리 문제 80만톤서부터...출발선 잘못됐다”

정책 입안자들 농업이해 부족

표심(票心)만 겨냥...실효 정책 안 나와

지난 정부 자료 복사 '물레방아' 정책

"쌀값 올리면 농가소득 해결돼...왜 보조금만?"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정치권이 표를 얻으러 영향력 있는 사람들만 찾아다니느라 농민들을 위한 정책이 없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문병완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운영 전국협의회장(전남 보성농협 조합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올해도 하락이 우려되고 있는 쌀값 회복의 방안으로 ‘자동시장격리제’ 도입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 회장은 “목표가격 상승은 단기적 대안밖에 안 된다. 자동시장격리제를 도입해서 남은 쌀은 처분해 줄 테니까 적정가격으로 판매하라고 하면 된다”며 “일개 RPC조합장이지만 전체 시장물량의 53%를 유통하는 현장의 의견인데 무시하고 학자들 얘기만 듣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쌀 목표가격 인상’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농민단체 다수가 대선후보들에게 농업 공약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한 내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문 회장의 이같은 주장은 쌀값 하락에 따른 농민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단기적 대안으로 ‘목표가격 인상’을 추진하되 근본적인 쌀 산업의 문제점은 ‘자동시장격리제’ 이행을 통해서만 해결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목표가격 인상 자체의 목표는 농가소득 보전인데, 왜 보조금만 줘서 농가소득을 올리냐, 쌀값을 올리면 되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논리는 단순한데 발표를 거창하게 하니까 국민이 봤을 때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다”며 “생산조정제나 타 작물재배나 똑같은 말이다. 농업정책을 수립했으면 대통령이 바뀌어도 쭉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말만 하고 정권 바뀌었다고 이행을 안 하거나 이랬다저랬다 하니 자료보고 복사하는 ‘물레방아’ 정책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을 촉구했다.


특히 “작년 생산량 420만톤 중 소비량 390만톤을 제외하고 30만톤을 시장격리했다면, 수입쌀 40만9000톤은 어디로 간 것이냐”며 “작년 대한민국 쌀은 470만톤이었고 80만톤이 남았다. 여기서부터 접근해야 하는데 왜 속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해외 농업인들하고 경쟁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정책방향은 기초자치단체들끼리 경쟁하고 광역자치단체들끼리 경쟁하도록 돼 있다”며 해외농업의 우위에 설 명확한 중장기 대책수립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그는 국가가 농업기조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고 했다. 농업을 국가생명산업으로 보호할 것이냐, 산업으로서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냐 양단간에 확정을 하자는 의미다.


그러면서 “WTO(세계무역기구) 위반 안 되는 범위 내에서 보호하겠다고 분명히 기조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쌀 뿐 아니라 다른 품목들도 보호하는 정책 안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고, 그 방안은 학자들에게 찾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기업농의 농업생산 참여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문 회장은 “농자개 기업은 영농자재 좋은 것들 개발해 줘 농민에게 고마운 분들”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농업생산 영역만큼은 농민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