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가축전염병 대응, 선진국 모방이 ‘지름길’
[현장중계]가축전염병 대응, 선진국 모방이 ‘지름길’
  • 박희연 hypark@newsfarm.co.kr
  • 승인 2017.07.04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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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I 예방‧방역여건 한국보다 월등
가금류 사육밀도‧축산차량 이동빈도 낮고
방역국 도마다 3.6개소…한국, 전국 44개

농가 차단방역시설 현대화 시급

면역 활성․방어기전 연구 병행을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지난해 말과 올해 초,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발생해 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다. 그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6월 AI가 재발해 농민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속에 AI와 구제역의 실상을 면밀히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정부, 연구원, 학계 전문가 모두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축산학회(학회장 이철영)는 지난달 29~30일 전남대학교에서 ‘가축전염병 관리시스템과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첫날 한우연구회, 한돈연구회, 낙농연구회 등 축산학회 산하 연구회 심포지엄과 종합심포지엄이 열렸다. 종합심포지엄에서 ▲AI, 구제역 방역대책(오순민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총괄과장) ▲일본의 가축방역 시스템과 시사점(허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야생조류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V)의 전파(송창선 건국대 교수) ▲경제동물의 면역조절 강화 연구(윤철희 서울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이철영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행사를 통해 산‧학‧연 상호협력이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미광량물질 강화 미생물배양체 급여가 반추동물의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연구논문을 발표한 곽완섭 건국대 교수가 ‘2017 한국축산학회 학술상’을 수상했다.



◆9~10월 구제역 백신 접종

오순민 농식품부 방역총괄과장

오순민 과장은 올해 하반기 구제역, AI 발생 현황과 조치, 방역대책 개선 방안과 정부의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AI가 발생하자 내년 초 성공적인 평창올림픽 개최를 위해 예방중심의 방역활동을 지속 확대하고, 상시 방역체계로 전환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구제역이 발생했다. 당시 O형과 A형 두 유형이 동시 발생했지만 가축이동관리 강화, 구제역 백신 보강 접종, 항체 형성률 지속 관리, 전국 우제류 도축장 81개소에 소독전담관과 소독차량 배치 등 강력한 특별방역조치를 통해 조기 확산을 차단하고 구제역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에 정부는 동절기 이전에 방역대응체계를 확립하고 오는 9월까지 시군별 살처분 인력과 자재를 동원한다.

10월부터는 철새 예찰 전담팀을 구성해 철새도래지를 집중 예찰하고, 농장 상시 점검체계를 구축‧운영한다.

아울러 정부는 9~10월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고,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방역 전담조직 인력을 확충한다.

또 AI 발생 위험시기인 겨울철 가금류 사육을 제한한다.


아울러 농장 내 차량과 사람의 출입관리를 강화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하고, 자발적 방역 유도를 위해 지원과 재제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그 외 방역시설 미흡 또는 소독 소홀로 5년 내 3회 AI 발생농가는 허가를 취소하고, 지자체장에게 사육제한 명령권을 부여한다.

또 계열화 사업자 등록제를 도입해 계열화 사업자에게 계약농장의 방역위반사항에 대한 공동책임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日, 소독제 효능 정기 검증

허덕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허덕 연구원은 일본과 한국의 AI 방역체계를 비교 분석했다.

허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가금류 사육밀도와 축산차량 이동빈도는 국내에 비해 낮아 AI 예방 등 방역여건이 한국보다 월등히 유리한 편이다.

다만 철새위험도가 높아 환경성에서 철새 정보를 농림수산성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지자체‧농가 지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방역조직체계의 경우, 중앙은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진흥업무(축산부)와 방역업무(소비안전국)로 분리하고 있어 현당 3.6개소에 44명이 근무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시도 가축위생시험소가 전국에 총 44개가 있으며 408명이 근무하고 있어 일본에 비해 한국의 지방 방역인력은 적은 편으로 특히 집행기능(방역, 위생, 검사) 인력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AI 발생 시 중앙에는 AI대응본부와 방역대응본부, 지방에는 발생 도도부현에 대책본부를 각각 설치한다. 한국은 관심→주의→경계→심각 단계별로 대책본부의 대응수준이 달라진다.

일본의 살처분은 발생농장 대상으로 사전에 편성된 인력이 신속히 투입되며 소독초소는 방역대 경계에 설치해 24시간 운영한다. 또 철저한 사전 훈련도 실시한다. 한국은 발생농장을 비롯해 예방적 살처분 매몰도 하고 있다.


아울러 일본은 백신을 비축(H6N1 410만개)하고 있지만 사용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백신을 비축하고 있지 않다. 또 일본은 소독제는 효능을 검증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반면, 한국은 비정기적으로 효과를 조사하고 있다.




◆차단방역시설 현대화 필요

송창선 건국대 교수

송창선 교수는 야생조류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V) 해결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송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대규모 예산과 인력을 동원해 예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HPAI 바이러스 유입을 초기에 탐색하는 효율이 낮다.

또 국내 유입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먼저 확인되므로 중국 바이러스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야생조류로 인해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방안은 없다.

이에 농가의 차단방역이 야생조류 AI 발생 시 중요해 농가 차단방역시설 현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또 축산 관계자의 야생조류 도래지 출입을 차단해야 하며, 농장 출입 전 올바르게 소독해야 한다. 아울러 비상 백신을 구축하고 야생조류에서 신규 바이러스 검출 시 적용 가능한 후보 백신을 선별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백신,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가 중요

윤철희 서울대 교수

윤철희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온도, 습도와 같은 환경적 요인, 운송 및 비좁은 사육환경 등 물리적 요인, 불균형한 영양, 사료 내 곰팡이 독소 등 영양적 요인 등은 가축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이 스트레스로 인해 가축에게 염증이 생기는데 이 염증반응은 감염원과 독소 및 물리‧화학적인 손상에 대응하기 위한 개체의 자연적 반응이다.

이에 단순히 효과 높은 백신 개발보다는 염증반응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백신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또 근본적인 가축의 면역력을 높이고 이로 인한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축이 받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생체 내 면역 활성을 연구하고 이에 대한 방어 기전 연구가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윤 교수는 곰팡이독소에 대응한 장상피세포의 장벽기능 강화, 바이러스 대응장관 면역방어 기전 연구, 조류에서의 B세포 및 T세포의 발달 및 향상성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 미생물 유래 물질 및 나노 물질을 활용해 백신의 효능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연구도 함께 수행해 가축에서의 면역력 증진을 위한 학문적 수준의 연구를 끌어나가며 경제동물의 질병 예방에 힘쓰고 있다.



신진과학자 특강도 열려

이어 30일에는 신진과학자 특강과 구두발표회가 진행됐다.

신진과학자 특강은 ▲육색 안정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 모색(최주희 서울대 바이오식품융합연구소 선임연구원) ▲후보돈의 초종부 일령 및 에너지 수준이 번식성적에 미치는 영향(김진수 강원대 교수) ▲7과 8간의 유전체 및 전사반응 비교(권인혁 이지바이오 해외사업부 과장) ▲근육 내 지방 분화를 조절하는 분자생물학적 접근 방법(김성학 전남대 교수) ▲수컷 수태능력 예측 및 진단법의 현재와 미래(권우성 경북대 조교수) ▲4차 산업혁명과 미래축산의 생명공학(이윤석 한경대 교수) 등이 주제로 다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