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4대 금융' 위상 회복 혁신안 마련
농협금융, '4대 금융' 위상 회복 혁신안 마련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7.0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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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카드 실적 중점...2020년 당기순익 1조6500억원 목표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 신설로 자산관리역량 강화
중국.동남아 지역 중심 글로벌 합작투자사업 본격 시행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농협금융지주(회장 김용환)는 2020년 당기순이익을 1조6500억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혁신안을 마련했다. 자산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농협금융은 지난 7일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를 열어 이번 혁신방안을 전사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김용환 회장은 명실상부한 4대 금융그룹 위상 회복을 위한 전방위적인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이후 자회사별 수립한 혁신안을 지주와 자회사가 2개월에 걸쳐 실행이 가능한지를 면밀히 검토했다.


법인별 CEO는 6월 5일 김용환 지주회장에게 혁신방향을 직접 보고하고 지주-자회사간 경영진.실무진 회의를 수 차례 열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을 확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매월 CEO가 실행여부를 직접 체크하는 프로세스도 구축한 만큼 그간 수립한 전략과는 실행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혁신안은 법인별로 추진하되 그룹 차원에서 함께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인 부문은 금융지주가 컨트럴타워 역할을 수행하기로 했다. 특히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은행과 카드의 실적을 올리는데 주안점을 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주.은행.증권.자산운용의 역량을 모은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가칭)'의 신설이다. 협의회는 금융연구소의 거시경제.산업분석 역량, 은행.증권의 리서치.고객분석 역량, 합작사인 유럽 1위 아문디 자산운용사의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결합하고 시장과 연계해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간 중점 추진해 온 디지털, 글로벌 부문도 더욱 고도화한다.


'올원뱅크'와 같은 비대면 채널과 지방세 스마트고지서 등 공공핀테크 영역을 강화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올초 지주 디지털금융단, 은행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해 추진체계를 이미 마련했으며, 앞으로 금융업 전부문에 걸친 디지털화에 그룹차원의 역량을 결집하기로 했다.


시너지 전략도 고도화해 그간 범농협 계열사에 한정됐던 시너지 영역을 계열사 고객과 거래사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계열사.지역조직별 시너지 전담역을 지정하고 공동마케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사업에서는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국 공소그룹,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과의 협업관계를 더욱 다지고 중국.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합작투자를 본격화한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소액대출, 은행, 손해보험 사업 등을 담당하는 합작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캄보디아에서는 소액금융사업을 위해 중소형 MFI(Micro Finance Institute)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여신전문사 설립을 추진하며 미얀마에서는 MFI 사업을 확대한다. 베트남에서는 디지털뱅킹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혁신안은 농협은행의 실적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김용환 회장 주도 하에 누적된 부실채권을 털어내는 '빅 배스(Big-Bath)'를 단행해 올해 개선된 실적으로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경쟁 금융그룹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NH농협은행은 안정적으로 손익 1조원 이상 창출이 가능한 '국내 3대 은행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도어 세일즈' 전문인력을 양성, 영업점마다 배치해 아웃바운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여신심사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5억원 이상 여신(비외감 일반기업 기준)에 대한 현장심사 의무화 등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

'All 100 플랜'으로 대표되는 은퇴금융 플랫폼도 고도화하는 한편, 3년 이내 1300명의 자산관리 전문상담 인력을 양성해 배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협금융의 강점인 농식품금융, 공공.기관금융 영역은 차별화된 강점을 더욱 강화해 업계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도 병행 추진한다.


카드는 은행 분사 형태를 유지하면서 독립경영체제(CIC)는 강화해 전업카드사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가맹점, 전자상거래 제휴마케팅 확대와 적자상품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2020년 총이용액 110조원으로 업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상품·예산·조직·인사 등 카드분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만간 수립해 2018년 경영계획과 조직개편에 반영하기로 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은 IFRS17(2021년 도입 예정인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 등 규제 개선에 대비하고 NH투자증권은 업계 1위의 기업금융(IB) 역량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는 자산관리(WM)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


농협생명은 보장성 중심의 안정적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서울지역에 FA (Financial Advisor) 센터를 설립해 도시지역 고객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농협손보는 농업인.농촌에 대한 직접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농작물재해.가축질병 등 품목과 보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협캐피탈은 카쉐어링 시장, 신기술금융업 등 신성장 영역 진출을 모색하고 농협저축은행은 은행과 농축협 연계 영업을 활성화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번 혁신방안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2020년 농업지원사업비(구 명칭사용료) 납부 전 당기순이익 1조6500억원, 자기자본이익률(ROE) 7.64%에 달해 협동조합 수익센터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