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남경필 경기도지사 한국쌀전업농 경기도 대회 기념
[파워인터뷰]남경필 경기도지사 한국쌀전업농 경기도 대회 기념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8.22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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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포기는 근본 져버리는 일”

“쌀 산업 미래산업 발전 준비에 만전” 당부
OECD 최하위 식량자급률…경쟁력 키워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쌀 농사꾼의 큰 축제인 한국쌀전업농경기도 회원대회가 23~24일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경기도연합회(회장 이정일) 회원대회는 농민단체 최초로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개최해 특별함을 더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와 관련 “농민들이 신명나게 농사지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응원하겠다”며 “쌀 산업을 미래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준비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올해 기록적인 가뭄을 겪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로 쌀 산업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남 지사는 “한국 최고의 쌀 경기미를 생산하는 광역자치단체로서 안정적인 농업용수개발과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과잉 생산→농가소득 감소’ 악순환 고리 절단
시설·장비·자재비 초기비용 제공 작목 전환 유도
타 작목 판로 확보…지역축제·직거래장터에 운영비
우수 농식품 품질 인증 ‘G마크’로 소비자 신뢰확보
농기계 4500대 보유 20여 임대사업소로 일손도움도


-쌀전업농 경기도 회원대회 개최에 대한 소감.
올해 여섯 번째로 경기도 회원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농업이야말로 미래산업이다. 인류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생명산업이자 4차 산업혁명시대에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무한한 발전이 가능하다.
경기도에서 땀 흘려 일하는 농민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응원하겠다. 농가에서도 쌀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준비를 다 해 주시기를 바란다.

-한편으론 농민들의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일손 부족과 시장 개방으로 어려워진 농촌에 예측하지 못한 가뭄과 호우가 덮쳐 쌀 농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그러나 포기하면 안 된다. 수천년간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져 온 쌀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우리의 근본을 져버리는 일이다. 게다가 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중요 작물이다.
급격한 기후변화와 사막화로 세계각국은 식량 안보를 중요과제로 삼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하위 수준의 식량자급률을 기록하는 우리나라는 더더욱 주식인 쌀을 식량 주권 차원에서 보호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쌀값 하락이 가장 큰 걱정거리일 텐데.
도지사로서 경기도의 많은 농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 쌀 과잉생산과 재고량 증가, 소비감소, 쌀값 하락의 악순환을 걱정하시더라. 실제 쌀 한 가마(80㎏) 산지가격은 2014년 16만5000원에서 2015년 14만8000원, 지난해 12만8000원으로 폭락했다. 올해도 작년 수준에서 나아지지 않은 12만7000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쌀값 폭락은 농가소득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일단 생산량을 줄이는 게 시급하다. 도는 올해부터 쌀 과잉생산이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적정 생산량을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타 작물 재배 정책 말인가?
물론 평생 쌀농사를 지어온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라고 하면 선뜻 응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도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벼에서 타 작물로 전환에 드는 초기 비용을 줄여드리기 위해 농업공동경영체에 시설, 장비 등을 지원한다. 올해 8곳에 12억원을 지원해 120ha의 벼 재배면적을 줄였다. 1㏊당 300만원 이내의 영농생산 자재비도 지급한다.


-타 작물은 판로 확보 문제가 가장 크다고 한다.
타 작물 재배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도는 지역축제와 농산물직거래장터 등 행사를 열어 전환 작목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행사 운영비를 지원한다. 안성마춤인삼축제, 양평부추축제, 연천고려인삼축제 등 지역축제와 직거래장터 9개소 운영에 10억원을 지원해 405ha를 전환시켰다.
특히 농촌지역특성과 환경, 생산농산물의 판로, 유통, 소비접근성 등을 고려해 전환 작목을 다양화·특화시켜 작목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파주는 콩, 포천·안성은 인삼, 여주는 고구마, 평택은 고추, 김포는 참깨·들깨, 이천은 시설채소, 시흥은 포도·연근을 재배하도록 권장한다.
이런 다양한 유도정책으로 벼에서 타 작물로 전환한 논의 면적은 총 1836ha(7월 기준)다. 전환 작물은 콩이 가장 많고 시설채소 인삼 고추 고구마 들깨 참깨 감자 옥수수 순이다.


-일손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도는 1999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농기계 임대사업을 추진했다. 고가의 농기계 구입부담을 경감하고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1년에 몇 번 쓰지 않는 농기계를 임대사업소에서 저렴하게 빌려드린다. 현재 도내 20여곳 임대사업소를 운영중인데 이곳에 모두 4500대의 농기계가 있다. 앞으로 다양한 농기계를 충분히 확보하고 임대사업소 설치를 늘릴 계획이다.


-쌀 고급화도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쌀 품질을 고급화시켜야 한다. 도는 2015년부터 우수품종 공급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고시히카리와 추청 품종의 보급종 구입비를 지원한다. 올해는 28개 시군에 2156톤을 지원해 경기미 고품질화에 기여했다. 20kg 한 포당 6180원을 지원한다.
앞으로 경기미 가공시설 현대화, 건조·저장시설의 확충, 토양개량제 지원, 경지정리, 수리시설 개보수 추진 등 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쌀 전업농 육성 교육 지원과 도 대회와 같은 결속을 다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품질 인증인 G마크 효과가 크다고 하던데.
도지사가 우수 농식품의 품질을 인증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농가소득을 높이자는 목표로 2000년부터 전국 최초로 G마크 제도를 도입했다. 그간 엄격한 심사로 G마크 농식품이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얻었고 농가 판로개척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처음 30개 업체 인증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279개에 달하며, 4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경기도의 품질 좋은 농산물이 더 많이 식탁에 오르도록 홍보와 판로개척에 힘쓰겠다.


-쌀 전업농 회원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올 여름은 기록적인 가뭄으로 특히 쌀 농사에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한다. 도지사로서 현장을 뛰어 다니며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애타는 농심(農心)을 달래드리기에는 많이 부족했을 것이다.
다행히 장맛비로 저수율이 높아져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과 호우가 언제 닥쳐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상시화 된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농업용수 개발과 공급에 중장기적인 준비를 하겠다.
쌀 농업의 여건이 많이 어렵지만 우수한 쌀의 고장인 경기도가 앞장서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전업농 여러분들도 자부심을 갖고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언제나 그렇듯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황금빛 물결로 가득찬 결실의 시절이 반드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