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發) 간염 햄‧소시지’ 공포 확산
‘유럽발(發) 간염 햄‧소시지’ 공포 확산
  • 박희연 hypark@newsfarm.co.kr
  • 승인 2017.08.2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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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국내 실태조사 착수..."손 씻고 데쳐 먹어야"
오염된 돼지 피 사용 원인... "한국 소시지 안전하다"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살충제 계란에 이어 유럽발(發) '간염 햄·소시지' 등장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BBC 등 현지 언론은 영국 보건복지부가 최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없는 E형 간염 환자 60명을 조사한 결과 특정 상점에서 돼지고기로 만든 햄·소시지를 구입한 경우 발병 위험이 1.85배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 햄·소시지의 원산지는 독일과 네덜란드였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된 돼지의 혈액·간·배설물에 주로 서식하는데, 이 소시지들은 제조과정서 오염된 돼지 피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국내에서도 연간 100여명이 E형 간염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감염된 육류를 덜 익혀 먹을 경우에 걸린다. 최장 60일의 잠복기를 거쳐 피로·복통·식욕부진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는 E형 간염 예방을 위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육류와 가공육류는 충분히 익혀 먹고, 방글라데시·미얀마·몽골·네팔 등 E형간염 유행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식수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온 뒤, 아기 기저귀를 간 후, 음식 조리 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게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특히 임신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 등 고위험군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 소시지 가열 처리..."안심해도 돼"

한편에선 소시지 공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공육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소시지는 돼지 피를 넣지 않고 가열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준비된 고기를 소금, 아질산염, 인삼염 등 양념에 염지하는 것이 소시지 공정의 첫 번째 단계다. 소시지의 보존성을 높이고 고기의 풍미를 유지하는 작업이다.


이어 작은 입자로 고기를 분쇄한 후 물, 소금, 인산염 등과 각종 향신료를 넣고 잘 혼합한다. 그 다음 식용콜라겐 등에 짜내어 담고 마지막으로 가열 처리한다.


마지막 가열 공정은 세균 발생 우려를 줄여주는 중요한 작업이다. 영국 등 유럽국가 일부 공장에선 가열 처리를 하지 않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 과정에서 돼지 피를 넣는 곳도 있다.


WHO는 2015년 소시지, 햄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1군 발암 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육가공식품이 질산염과 아질산염 등을 첨가하는 가공 공정을 거치면서 발암 물질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보건당국은 가공육을 먹기 전 재료에 칼집을 내고 끓는 물에 데칠 것을 권고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E형 간염 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대상은 국내 발생 E형 간염의 규모, 중증도, 감염원과 감염경로 등으로 이를 토대로 E형 간염의 위험도 평가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