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동산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 회장-회원대회 기념
[인터뷰] 양동산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 회장-회원대회 기념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08.29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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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홀대하면 선진국 진입 못해”

산업사회 발전 ‘버팀목’ 역할 경제논리 적용 안돼
해외원조 매년 20만t 확대·밀가루도 쌀가루로 바꿔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남 쌀농민들의 대잔치인 회원대회를 맞았지만 양동산 회장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올해도 풍작(豐作)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쌀 재고가 더 늘어날 걱정에 마냥 풍년을 기뻐할 수만은 없다. 농심(農心)의 모순이다.


양 회장은 농민이 마음껏 풍년을 축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쌀 산업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 발전을 뒷받침 한 쌀 산업이 성장위주의 정책기조에 밀려 홀대받고 있다”며 “선진국일수록 농업에는 경제논리를 적용하지 않는다. 한국도 쌀농업이 어려운 이 때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 식량주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회원대회가 열네 번째다.
중앙회와 번갈아 가며 격년제로 개최하니 쌀전업농 전남도연합회 역사가 어느덧 20년이 넘었습니다. 전남은 한국 전체 쌀 생산면적의 4분의1 정도를 차지합니다. 전업농 회원 수도 최고예요. 전남도 회원대회는 쌀 축제이고 쌀 생산농가의 한마당입니다. 서로 사기를 북돋아주고 앞으로 더 나은 방향의 쌀 생산을 결의하기도 합니다.


-대회 주제가 ‘꿈과 희망의 米래로’다.
국내 사정이 하도 어려우니까 쌀을 밖으로, 미래를 보고 수출을 하자, 라는 뜻에서 정했습니다. 또 쌀 산업이 내년부턴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담고 있습니다. 내년 정부에서 생산조정제를 실시하고 목표가격 산정을 하는데, 목표가격을 맞추려면 쌀값이 어느 정도 올라야 하기 때문이죠.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로 이미 어느 정도 합의도 돼 있는 상태이고요. 정부가 재고미 처리를 많이 하기로 했고, 세계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해 내년부터 쌀 해외원조를 시작합니다. 회원들에게 올해만 잘 버티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올해가 위기라는 뜻인가.
연간 쌀 소비량은 390만t 정도인데 생산량은 400만톤에서 430만톤 사이지요. 올해도 풍작이 될 전망이라 올해까지는 농가들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쌀 농가들은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그런데 산업사회로 발전하니 경제성장 논리를 들이대며 버팀목을 없애려 들어요. 선진국일수록 농업에 투자합니다. 유럽통합시 협의사항 중 하나가 공동자금의 60%를 농업에 투자하자는 것이었어요. 쌀 최대 생산국인 중국은 중진국이지만 1무(200평)당 직불금을 한화로 8만원씩 줍니다. 우린 300평에 10만원 주는데요. 거기다 농가가구 1인당 4만원씩 또 줍니다. 농기계 지원도 많고요. 농업을 등한시하면 선진국 진입 못합니다. 농자재값,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은 계속 하락하고…. 쌀전업농 6만3000여명이 대한민국 쌀농사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어요. 예전 고생의 대가를 어느 정도 보전해 줘야 선진국 가고 복지농촌 될 수 있습니다.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신 듯하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도 농부의 아들이고, 2014년 국회의원 시절 여당이 17만5000원을 쌀 목표가격 최고선으로 주장한 것을 18만8000원까지 끌어올리신 분이죠. 신정훈 청와대 농업비서관도 예전 나주시장과 19대 나주화순 국회의원을 역임한데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이 처음으로 전국농어민 위원회를 신설했을 때 초대 위원장을 맡으셨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남도지사를 지내셨고요. 농민의 마음을 잘 아시는 분들이니 정책에도 농심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다만 좀 아쉬운 것은 100대 국정과제 중 쌀 정책이 크게 발전되지 않았다는 것인데, 농업비서관 통해 수정·보완하면 되지 않겠냐,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은.
내년부터 쌀 해외원조를 시작합니다. 올해도 풍작이라 가을 수확기 ‘홍수출하’를 막고 그것을 전업농에게 맡겨서 내년 봄이나 여름에 가공해 원조국에 인도하는 것을 건의했어요. 원조물량이 5만t이라는데 매년 20만t으로 늘려야 OECD국으로서 위상에 걸맞아요. 기업이나 민간 차원에서 하는 원조곡물도 밀가루, 옥수수에서 쌀가루로 바꿔야 합니다. 최근 기후변화가 진행될수록 세계 곡물 생산량이 18.2%나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해요.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쌀농사 지어 적어도 어렵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