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 ‘4천원 인상안’ 국회 상정 ‘저지’
쌀 목표가격 ‘4천원 인상안’ 국회 상정 ‘저지’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07.0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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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간 투쟁…쌀전업농 회원 1000여명 동참

쌀전업농 응집 큰 성과

쌀의 중요성 각인 시켜

당정협의 “인상안 검토”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임종완)는 지난 2일 ‘쌀 목표가격 현실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농성을 마무리했다.

연합회는 이번 기자회견과 농성이 쌀 목표가격 4000원 인상정부안의 국회상정을 막고 쌀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합회는 정부가 지난 5월 29일 쌀 목표가격을 기존 목표가격에서 4000원 인상한 17만4083원으로 국회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농업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하며, 지난 5월 28일 여주군연합회(회장 길현기)와 30일 경기도연합회(회장 임인성)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쌀 목표가격 현실화 쟁취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특히 임종완 중앙회장은 지난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서 삭발을 하고 2일까지 1인 천막농성을 실시했다.

임 회장의 농성에 맞춰 지역별 연합회와 회원들도 지난달 11일부터 버스 대절과 개인차량을 이용해 잇달아 상경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쌀 목표가격 4000원 인상안 철회와 현실화를 촉구했다.

지난 22일 동안 4회의 지역별 국회 앞 기자회견(경기, 충북, 충남, 경북)과 3회의 농해수위 회의 방청 및 공청회 참석, 임종완 회장과 충남연합회의 기재부 기자회견 및 트럭투쟁 등 총 1000여 명의 쌀전업농 회원이 동참했다.

쌀전업농중앙연합회와 소속 회원들은 농성기간 내내 “정부가 제시한 쌀 목표가격 4000원 인상안은 농업의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로 현장의 농민들 분노는 극에 달했다”며 “국회에서 정부안을 철회하고 농업 현실에 맞는 쌀 직불제 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국회 “농가현실 맞는 안 가져오라”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국회에서는 쌀 목표가격 4000원 인상 정부안을 6월 임시국회 기간 동안 처리하지 않고 공청회와 상임위 전체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조율해 농업현실에 맞는 법안 개정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는 바쁜 영농철에 농사를 팽개치고 국회 앞으로 올라와 절박함을 호소하는 결연한 의지가 국회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정부안은 터무니없는 주장이고, 농업인을 우롱하는 안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특히 농해수위 여야 간사는 “정부안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원이 거의 없어 4000원 정부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농가 현실이 반영된 개정안을 여야 의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17일 국회 공청회와 24일, 2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통해 정부안을 철회하고 합리적이고 농가현실에 맞는 안을 가져오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현재의 목표가격 17만83원(80kg당)은 8년 동안 적용된 것으로 쌀 가격은 8년 동안 동결시켜 놓고 딴 물가는 8년 동안 24%나 인상됐다”며 “농사짓는 농민은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농식품부가 제안한 4000원 인상안은 1년에 500원씩 올리겠다는 것으로 농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또 “이번 정부안으로 농민들의 실망감이 크다. 지금까지의 시고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며 “농민입장에서 보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조금씩 이해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렇지만 정부의 입장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 6월 임시국회 기간 내내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부안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해 왔다.

이 장관은 “법에 근거해 안을 만들었기 때문에 국회는 조속히 처리해달라고”고 국회를 압박하며, “쌀 목표가격을 4000원 보다 더 인상한다면 각종 부작용이 발생해 오히려 농가소득에 도움이 안 되고 농농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새누리당 제4정조위원회(위원장 강석호)는 “정부안대로(기존 80㎏당 17만83원에서 17만4083원으로 4000원 인상)의 목표가격은 미흡한 측면이 있고 가격을 더 올려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장관은 “인상안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기존입장에서 진일보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쌀 목표가격 추가인상의 의지가 있음을 보인 것이다.

“결과 도출 못해 유감…지속 투쟁”

임종완 회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의 주장이 일부분 들어갔다”며 “만족하지는 않지만 4000원 인상안이 국회 상정되지 않은 것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 같다”는 자체 평가 의견을 내놓았다.

임 회장은 또 “정부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점과 회원들이 응집해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히 낸 것이 큰 성과로 남는다”면서 “하지만 이번 역시 확실한 쌀 목표가격 현실화 개정안이 마련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했다.

임 회장은 추후 정부와 국회가 쌀 목표가격과 관련해 아무런 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농민을 죽이는 정책을 계속해서 내놓는다면 농사를 짓고 싶어도 짓지 못하는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쌀전업농과 농민들은 앞으로 농민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이며,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대규모 상경집회나 수매 및 출하거부, 수확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진행될 상황을 지켜 볼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임 회장은 또 중앙임원 및 도회장, 시군회장과 회원들에게 “바쁜 영농철인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버스나 개인 차량을 이용해 올라와 힘을 보태줘서 감사하다”며 “비록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하며, 보다 강력한 방법으로 쌀 목표가격 현실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합회는 지속적으로 정부와 국회를 방문해 쌀 생산 농업인의 소득안정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며, 이사회 등을 열어 추후 투쟁계획을 세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