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완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임종완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07.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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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이 살기 좋은 세상 만들기…목소리 더 높일 것”
쌀 목표가격 현실화 쟁취 수매 거부 등 투쟁 강화

22일간 농성 마무리 “지역별 릴레이 투쟁 큰 힘”

정부는 지난 5월 29일 농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쌀 목표가격을 기존 목표가격에서 4000원 인상한 17만4083원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쌀 생산농가들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임종완)는 정부안은 농민을 다 죽이는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며, 임종완 회장은 지난달 11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후 1인 삭발농성에 들어갔다.

이런 극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공청회와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려고 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하지만 정부 측의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쌀 목표가격 현실화에 대해 기존 강경한 입장에서 조금 누그러진 입장을 표명한 점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결론이 내려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 회장은 무더운 날씨와 장마로 인해 많은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까지 22일간 ‘쌀 목표가격 4000원 인상 반대’ 삭발농성을 마쳤다.

임 회장은 앞으로 농민들의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지금보다 더욱 강력한 방식으로 정부와 국회를 압박해 나갈 계획이다. 22일간 삭발농성을 잘 마무리한 임 회장을 만나 심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22일간 농성을 마쳤는데 심경은.

“시원섭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농성 기간 동안 정부의 안이 철회되고 농업현실에 맞는 새로운 개정안이 나오지 못한 점이 제일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좀 더 강력하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정부안이 일방적으로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 안 된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바쁜 영농철인데도 불구하고 멀리서 버스나 개인 차량을 이용해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더욱 힘을 받아 농성에 임한 것 같습니다.”


-이번 농성을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처음 농성을 시작할 때는 막막함 마음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의심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막상 농성을 시작하니까 회원들의 호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농성장을 방문한 회원마다 힘이 되는 격려를 해줘 이를 바탕으로 농성을 잘 마무리 한 것 같습니다.

이번 농성으로 가장 큰 성과는 회원들이 응집해 우리의 목소리를 강력히 낸 것이 큰 성과였습니다. 또한 정부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점도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농업현실에 맞는 새로운 개정안이 도출 못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농성 과정 중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농민들을 압박하고 뒤 흔들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농민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에서 실망감을 느꼈습니다. 특히 농성 기간 내내 정부에서는 농업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을 내놓아 농민을 궁지로 몰아갔습니다. 기획재정부를 항의 방문했을 때에도 농업을 경제논리로 따지려는 모습에서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농성 기간 중 회원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보다 더욱 응집해 우리의 목소리를 정부나 국회에 확실히 전달했다면 ‘더 나은 성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번 농성 과정 중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희망을 더 본 것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앞으로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현재 현장분위기는 어떤지.

“쌀은 우리나라 주식이고 농업의 근본이며 기본인데 우리 정부는 말로만 농업을 ‘지키겠다’ ‘살리겠다’는 목소리만 높였지 피부로 와 닿는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FTA 자금의 경우도 쌀은 제외시켰다는 명목으로 우리나라 주식인 쌀에 대해 관심을 끊어 버린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정부의 안일한 생각 때문에 쌀전업농을 비롯해 농민들은 분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연일 내놓은 농민 죽이는 정책으로 인해 현장은 더욱 황폐화 되고 있으며, 더 이상 농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정부가 알아주길 바랍니다. ‘농민이 죽는 정책’이 아니라 ‘농민을 살리는 정책’을 세워주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일정이 있다면.

“옛부터 농민이 들고 일어난다는 것은 나라가 망한다는 징조입니다. 현재 상황은 농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여건입니다. 농민들은 분노에 차 있습니다. 계속해서 정부가 농민을 죽이는 정책을 내놓는다면 농사를 짓고 싶어도 짓지 못하는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쌀전업농과 농민들은 앞으로 농민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더욱 높일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매 및 출하거부, 수확거부도 불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진행될 상황을 지켜 볼 것입니다. 또한 대규모 상경집회와 기재부 앞에서 릴레이 항의농성 등 보다 강력한 투쟁을 해나갈 것입니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농업을 무시하고 천대하는 정부와 국회에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농업현실은 암울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국회의원들은 농업 지원에 대해 선거 때만 입에 올리고 정부는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은 펴지 못하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누구도 농사를 지으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암울한 농업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서 올바른 정책을 세워 ‘희망이 넘치는 농업’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농업’을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써주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우선 쌀 목표가격을 현실에 맞는 법안으로 개정해 주기를 바라고, 기재부에서 연일 내놓고 있는 농업분야 예산 삭감 철회, 한중 FTA 협상중단 등 농민을 생각하고 농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