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이창기 충남쌀조합 이사(영농법인 새들만 대표)
현장인터뷰-이창기 충남쌀조합 이사(영농법인 새들만 대표)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7.09.19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민 스스로 쌀 산업 위기 수출로 해결할 터”
미주지역 ‘한인·현지마트’ 쌀 수출 시장 개척
충남쌀 수출 브랜드 ‘백제미’ 54톤 내달 판매

“쌀 생산자 아무런 도움 안 받고 직접 수출 길 뚫어 미국 쌀 수출 하는 것 역사적인 일”

“연간 2~3만톤 정도 수출 계획…완전히 현지 시장 충남 쌀 잘 정착할 수 있게 만들 것”

(한국농업신문=이은용 기자) 지난 14일 충남 서산시 고북면에 위치한 영농법인(주)새들만에서는 충남쌀조합이 주최한 ‘충남쌀전업농이 추진하는 미주지역 쌀 수출1호’ 행사가 성대히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정부나 지자체, 농협 등에 도움을 받지 않고 농민 스스로가 미국 쌀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하는 쌀을 직접 컨테이너에 싣는 뜻 깊은 행사였다.

쌀 생산자가 직접 수출 길 뚫어 미국에 쌀을 수출 하는 역사적인 순간인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행사를 분주하게 준비한 이창기 충남쌀조합 이사(영농법인 새들만 대표)를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와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국 첫 수출 의미는.

“쌀을 수출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 농협에서 진행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대부분 보여주기식 행사로만 진행하다보니까 지속성이나 진정성을 보이지 못해 수출 시장을 개척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농민 스스로가 진정성을 가지고 보여 주기가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미국 시장에 우리의 고품질쌀을 알리고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특히 최근 재고가 급증하면서 우리 쌀 산업이 위기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쌀을 해외에 판매할 수 있다면 국내 여건이 좋아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욱 미국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미약하지만 54톤을 미국 현지마트와 한인마트에 판매하는 길을 열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이룬 결과이기 때문에 굉장히 뜻 깊고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개척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농민 스스로 미국에 가서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언어가 다르니까 소통하는데 힘이 들었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잘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또 현지 유통업체를 뚫는 것부터 시작해서 통관, 검역 절차 등을 직접 해결해야 했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특히 우리 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기가 어려웠는데 배운다는 자세로 진정성 있게 접근했습니다. 그 결과 현지에서도 점차 마음에 문을 열고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했고, 쌀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만발의 준비를 해서 현지에서 우리 충남쌀이 경쟁력을 가지고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나가는 쌀은 어디서 판매되나.

“우선 18톤은 LA지역에서 열리는 한인의 날 행사에 시식용과 홍보용, 판매용으로 나가게 됩니다. 내달 12일부터 일주일 간 열리는 한인의 날 행사는 굉장히 큰 행사로 우리 충남쌀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머지 36톤은 시애틀과 시카고에 있는 현지마트에 나가게 됩니다. 그 지역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현지인들에게 판매될 예정입니다. 현지인 맞춤형 판매 전략을 짜 판매할 예정이고, 포장지도 우리 고유의 문화가 느껴지게 만들었고 현지에서 선호하는 중량(2kg이내)으로 만들어 판매할 것입니다.”

-실질적인 충남쌀 경쟁력은.

“최근 미국에서는 스시 열풍이 불고 있고 쌀을 이용해 만든 식당이나 가공식품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그동안 현지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충남쌀 품질이 미국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교민들 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인마트보다 현지마트를 공략하려고 합니다. 한인마트는 거의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이윤을 남기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현지마트에 집중해서 공략할 것입니다.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신곡이 출하되면 현지마트에 집중적으로 수출시켜 판매할 것입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연간 2~3만톤 정도를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고, 특히 미국에 쌀을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현지에 물류창고도 만들고 가공공장도 만들어 완전히 현지시장에 우리 쌀이 잘 정착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쌀 뻥튀기를 만드는 기계도 함께 들여갑니다. 지금 현지에 가공공장을 만들기 위해 미국 연방정부(빅토빌, 아델란토 등)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충남에 머물지 않고 전국 쌀전업농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나갈 것입니다. 쌀 생산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말씀은.

“지금 배운다는 마음으로 농민 스스로 개척활동을 하고 있지만 자리를 잡고 더욱 규모가 커지면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충남쌀 수출 브랜드는 ‘백제미’입니다. 농민이 직접 수출하는 ‘백제미’가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쌀 브랜드가 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고, 지금보다 더욱 부단히 노력해 미국에 충남쌀이 잘 정착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은용 기자 ley@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