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병’ 발생 비상…농가 시름 잠겨
‘키다리병’ 발생 비상…농가 시름 잠겨
  • 장대선 dsjang@newsfarm.co.kr
  • 승인 2013.07.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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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집무늬마름병 약제 포자 농도 줄여”
올해 본논 병해관리가 내년 방제 승패

전국적으로 모네기가 거의 완료된 가운데 충청 지역과 경남과 부산, 전남 등 전국적으로 ‘키다리병’ 발생이 확대되고 있어 쌀 농가의 소출에 염려를 끼치고 있다.

벼 종자에 감염된 키다리병균은 벼 종자가 발아하면서 분비하는 영양원을 이용해 쉽게 증식하고 ‘지베렐린’을 분비해 병을 유발되게 한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는 벼를 이앙하기 전 ‘온탕침지’와 살균처리를 병행하는 종자소독을 실시해 왔으나, 최근에는 종자소독을 실시해도 키다리병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키다리병은 육묘기에 키가 정상보다 1.5배 이상 웃자라는 증상을 보인 후 1~2주 이내에 위축되면서 말라 죽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키다리 증상은 동시에 발현하는 것이 아니라 파종 후 10일 경부터 발생해 못자리 전 기간에 걸쳐 발생한다. 또한 병원균이 심하게 감염된 종자의 경우에는 못자리에서 위축 증상을 보이면서 고사하기도 한다.


“32℃ 침지 볍씨서 발병률 높아”

서산 간척지에서 영농을 하고 있는 엄국흠 송악영농조합법인 이사는 “올해 정부 보급종의 보급이 원활하지 못해서 부득이 자가 채종으로 종자를 확보해 모네기를 마쳤는데, 전체 면적의 40%에 육박하는 면적에서 키다리병이 발생해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엄 이사는 특히 “60℃의 물에서 온탕침지를 실시하고 종자 소독제를 사용한 볍씨에서는 거의 발병이 없었지만, 관행적으로 해오던 32℃ 물에서의 침지를 시행한 볍씨에서 발병률이 아주 높아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산과 일부 전남 지역에서도 키다리병 발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진도에서는 작년도보다 더 심해 올해 수확이 당장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도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지역과 달리 정부 보급종과 자가 채종 모두에서 병이 발생하는 상황이어서 농민들의 시름이 큰 상황이다.


‘프로클로라츠’ 살균제 내성 보여

이와 관련해 충북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현재 키다리병 예방을 위해서 ‘온탕침지’와 ‘프로클로라츠’ 혹은 ‘플루디옥소닐’계 살균제를 병행해서 종자소독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렇게 소독을 해도 약 2% 가량은 키다리병이 발병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프로클로라츠’계 살균제의 경우 이미 1983년부터 사용해 오고 있는데, 키다리병균이 이미 이러한 살균제에 대한 내성을 띄고 있는 것이 발병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프로클로라츠계 살균제나 플루디옥소닐계 살균제를 대체할 새로운 살균제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위해 약제 방제 활동 철저히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벼 키다리병은 종자를 통해 전염되며 최근에는 육묘기간 뿐만 아니라 본논에서도 발생해 피해를 주고 있어 올해 본논에서 병해 관리를 잘해야 내년에 방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벼 키다리병은 본논에서 일단 병이 나면 다시 회복하기는 어렵지만 이듬해에 볍씨 소독을 철저히 하고 모판 표준 파종량(130g/상자) 등 표준재배법을 준수하면서 기본 약제 방제 활동을 철저히 하면 본논에서 50%정도 예방할 수 있다.


벼 단지별 공동방제…꼼꼼하게

특히 벼 키다리병을 방제하기 위한 전용 약제는 아직 없으나 잎집무늬마름병 전문방제 약제가 벼 키다리병균 포자 농도를 줄일 수 있어 키다리병 뿐만 아니라 잎집무늬마름병도 함께 방제가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벼 키다리병은 개화기에 병원균 포자가 바람에 날려 배유까지 깊숙히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출수 직전에 잎집무늬마름병과 이삭누룩병 등을 동시에 방제할 수 있는 복합 살균제를 벼 잎집 아래까지 골고루 처리하면 종자감염을 50%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병원균 포자는 바람에 멀리까지 날리므로 벼 재배 단지별로 공동방제를 하되 항공 방제보다는 직접 꼼꼼하게 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