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채식주의자도 먹는 ‘고기’가 있다고?
[시선집중]채식주의자도 먹는 ‘고기’가 있다고?
  • 박희연 hypark@newsfarm.co.kr
  • 승인 2017.10.1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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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폭발․기후변화로 식량고갈, 대안마련 골몰
세계 인구 100억, 농경지 줄고 이상기후 빈번
GMO․곤충․배양육 등 식량 개발연구 “뜨거워”

우수 유전자끼리 조합 GMO…안전성은 ‘불확실’

실내 환경 제어…이상기후에 더 빛나는 ‘식물공장’

가축 도살 않는 ‘배양육’ 채식주의자도 안심 섭취

훌륭한 단백질원 ‘식용곤충’…거부감 극복해야


(한국농업신문=박희연 기자) 앞으로의 인류는 식량 부족문제를 겪게 될 위기에 처했다. 늘어나는 인구수와 기상이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UN 경제사회국의 ‘세계인구 전망 2015년 개정판’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세계 인구수가 97억명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UN 식량농업기구는 2050년까지 식량생산량을 현재 수준의 두 배 정도로 늘려야 전세계 인구가 충분한 식량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제는 이렇게 식량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농경지가 추가로 필요한데, 이제 지구상에는 농경지로 사용할 수 있는 땅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운 가축 사육마릿수도 문제다. 전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많은 양의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식량 생산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기존의 육종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유전자재조합(GMO)식품, 빛·온도·습도·이산화탄소 등 재배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식물을 계절에 관계없이 자동으로 연속 생산하는 식물공장,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축산농가 없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미래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뜨고 있는 식용곤충 등 전 세계 각 나라에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는 주요산업을 소개한다.



가장 효과적이지만 안전성 ‘불확실’

◆유전자재조합식품(GMO)


GMO는 유전자재조합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자로 식량 증산, 영양성분의 개선, 저장성 향상 및 병충해 내성 향상 등을 위해 유전자가 조작된 농산물을 의미한다.

우수한 유전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져 일반 품목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거나 생산성이 뛰어나 식량 문제에 대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잘랐을 때 색이 변하지 않는 사과, 튀겼을 때 발암물질이 적게 나오는 감자 등 새로운 GMO가 상업용 재배 승인을 받고 있다.

GMO는 지난 1994년 미국에서 개발된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시작으로 GMO 옥수수, 콩, 감자, 파파야, 황금쌀 등이 계속 개발됐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GMO에 관한 찬반(贊反) 논쟁이 가열중이다.

찬성론자들은 과실 및 채소의 숙성 지연으로 신선도가 유지되고, 식품의 영양적 가치가 높아지며,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는 등 장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GMO가 검증되지 않은 위해성과 환경 파괴 및 돌연변이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동물 유전자를 식물에 집어넣는 등 종간 구분이 없어 생태계를 교란할 수도 있다고 비판한다. 아직 GMO는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류가 GMO를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를 예측할 수 없어 식품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한다.



“이상기후에도 끄떡없어”

◆식물공장



또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시설 내에 광,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및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날씨나 장소에 상관없이 환경제어 및 자동화를 통해 공장생산과 동일하게 작물을 계획 생산할 수 있는 ‘식물공장’도 미래 식량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물공장은 크게 태양광이용형 식물공장과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으로 나뉜다. 태양광이용형 식물공장은 온실을 시설로 하고 태양광을 기본광으로 해 식물을 재배한다. 완전제어형 식물공장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서 인공광을 이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것으로 수경재배를 기본으로 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생산 시스템을 설치해 자동화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

식물공장은 태풍,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와 이상기후로부터 안전하게 식량을 재배하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류를 위한 식량생산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 아울러 병원균이나 해충의 피해를 받는 경우도 없고, 일정한 양과 맛, 영양과 품질 그리고 안정된 가격으로 공급될 수 있다. 또 무농약에 의한 안전한 생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초기 설비투자비가 크다는 점이다. 도심에 위치하는 공장이라 기본적으로 공간에 대한 비용이 높고, LED 조명등도 일반 조명보다 비싸다. 식물공장 상용화를 위해 설비투자비를 낮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채식주의자도 육류 섭취

◆배양육



배양육은 소나 돼지, 닭 등 가축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근육세포로 키운 뒤 고기 특유의 색으로 염색해서 만든 고기다. 가축을 도살하지 않기 때문에 비윤리적인 가축 사육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도 육류를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배양육은 기존 축산업과 비교했을 때 1%의 땅과 2%의 물만 있으면 같은 양의 고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환경오염의 주범인 가축 온실가스도 줄일 수 있고 맛도 일반 고기와 비슷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이다. 현재 연구 수준으로는 연구의 기술적 요건에 필요한 비용이 지나치게 커 기존 생산방법보다 효율이 떨어진다는 게 배양육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2013년 네덜란드의 마크 포스트 교수는 세계 최초로 배양육 햄버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 당시 햄버거 패티 1장을 만드는데 드는 생산비는 총 4억여원. 그 후 기술이 발전해 생산비가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 닭고기 한 덩어리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생산비는 무려 1000만원이나 된다.

어마어마한 생산비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의 꾸준한 지원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미래의 단백질원, 관건은 ‘거부감 극복’

◆식용곤충



식용곤충이란 곤충을 음식으로 활용하는 식량 자원을 말한다. 식용곤충은 소고기에 비해 2배 이상의 단백질과 마그네슘·칼륨 등 풍부한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미래 식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완전식품이라는 평가와 함께 맛도 고소해 인기가 좋다. 아울러 식용곤충은 온실가스 배출과 폐수로 인한 수질 오염 등의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곤충이라는 거부감 때문에 아직 꺼리는 사람이 많다. 곤충이라는 거부감만 극복한다면 식용곤충은 인류의 훌륭한 단백질원으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메뚜기와 번데기가 식용으로 쓰여왔지만, 식약처가 지난 2014년 갈색거저리(밀웜)와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을 식품 원료로 인정하면서 식용곤충의 종류는 더 다양해졌다. 현재 국내에서 식용곤충은 식용곤충 판매 매장과 식용곤충 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밀웜을 가공한 고소애를 갈아 넣은 쉐이크, 쿠키, 스낵, 누룽지, 순대, 파스타 등 종류도 다양하다.

또 최근 국내에서는 식용곤충 시식회나 각종 홍보행사를 통해 곤충식품 인식 전환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