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기후변화에서 지켜드리겠습니다”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기후변화에서 지켜드리겠습니다”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10.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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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쌀전업농 20년 앞으로 20년: 특집 인터뷰

가뭄․집중호우…재해에 안전한 영농환경 조성
내년 영농 대비 선제적 물 확보에 역량 집중
깨끗한 농업용수 공급 고품질 쌀 생산 지원
쌀전업농 든든한 동반자 역할, 열정 다할 것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한국 쌀 산업 발전의 중심에는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정승)가 있다. 농어촌공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직후 헐벗고 굶주리던 시대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1970년 농업진흥공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공사 설립 이전부터 산발적으로 추진해 온 대단위 경지정리사업, 배수개선사업, 간척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때부터 우리나라 쌀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를 맞아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 쌀 자급률 100% 달성에 성공한다. 이후 정부는 밀려드는 개방 압력에서 우리 농어업을 지키기 위해 1994년 ‘농어촌발전대책’을 수립한다. 정부 시책과 농어촌공사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쌀전업농은 한국 쌀 산업 수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농어촌공사에게 연합회 창립 20주년의 감회가 남다른 것은 쌀 산업의 역사를 함께 거쳐오면서 나눈 끈끈함 때문이다.
정승 사장은 “쌀전업농 여러분과 농어촌공사는 우리 농업 발전을 이끈 긴밀한 동반자 관계”라며 “앞으로도 농업농촌의 희망을 찾는 길에 공사가 열정을 갖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쌀전업농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쌀전업농이 농정의 핵심과제를 달성하기까지 농업환경의 변화에 따른 고난과 역경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쌀전업농이 창설된 1990년대는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농정의 주요 과제였다. 쌀전업농은 한국 농업 경쟁력을 좌우할 키를 쥐고 지난 20여년간 5000만 국민의 주식을 생산하는 기둥으로서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 노고에 감사드린다.


-업적을 평가해 주신다면.
그간 쌀전업농은 쌀 생산기술의 과학화와 표준화, 고품질화에 앞장서왔고 농업경쟁력 제고에도 크게 기여해 왔다. 2016년 기준 전체 벼 재배면적 77만9000ha의 약 54%인 42만1000ha를 쌀전업농이 재배하고 있다. 이는 농촌사회의 유지 발전에 전업농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음을 대변하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20세가 되면 관례를 올리고 명실상부한 성인으로 인정받는다. 혈기 왕성하고 무엇이든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청년기에 해당한다. 쌀전업농도 청년기를 맞아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이끌어나리라 기대한다.


-대내외적 농업 여건이 녹록치 않다.
대외적으로는 수입 농산물의 확대, 대내외적으로는 쌀 수급불균형 등 여러 가지 변화와 도전이 있는 시기다. 하지만 쌀전업농 여러분의 의지와 창의력, 소통과 협업 정신을 믿는다. 열정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제언할 내용이 있다면.
선도 농업인으로서 고품질쌀 생산에 주력해 쌀의 경쟁력 강화에 힘써 주시길 바란다. 중앙회의 정책토론회 개최와 경기도의 농기계 및 쌀 생산 교육, 충남의 대미 수출시장 개척, 그리고 전남에선 대체 소득작물을 개발하고 경남은 쌀산업 진흥대책협의회를 구성했다. 참으로 의미 있는 노력들로 평가한다.
여기에 덧붙여 정부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현장의 생산적 의견을 제시하는 협치․상생의 농정에 기여해 주셨으면 한다. 또 공사와 쌀전업농이 서로 협력해 농업인의 권익증진과 지역농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사는 깨끗한 농업용수를 공급해 고품질쌀 생산을 지원하고, 생산기반정비사업, 농지은행사업 등을 통해 쌀전업농을 적극 지원하겠다.


-농지은행사업의 효과가 클 것이다.
공사의 농지은행사업은 쌀전업농과 함께 성장해 왔다. 1990년 농지(영농)규모화와 함께 본격화해 1994년 GATT 우루과이라운드 쌀 시장 개방과 2004년 WTO 쌀 재협상을 계기로 농업경쟁력과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지 규모화 사업이 집중 추진됐다.
그 결과 쌀전업농이 우리나라 쌀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호당 평균 경영규모는 사업 시행 전인 1995년 2.5ha에서 2016년 6.2ha로 크게 늘어나고 직접 생산비는 ha당 474만1000원에서 383만8000원으로 줄었다. 농가소득은 3829만원에서 4869만원으로 증가했다.


-농지은행 지원실적은.
2016년까지 농업인 45만9111명에게 11조117억원과 농지 29만6151ha를 지원했다. 현재는 고령농, 자경 곤란자 등 농사짓기 어려운 농업인의 여유농지를, 농사를 짓고 싶어하는 농업인에게 빌려주거나 팔 수 있도록 농지매입비축, 농지연금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지의 효율적 이용을 통한 농가의 경영규모 확대로 농가소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향후에도 변화된 여건에 지혜롭게 대응해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 쌀 수급조절, 생산비 절감, 농지 및 농기계의 효율적 이용, 지역농업 유지 발전, 도시민과의 소통 연대, 농촌의 다원적 기능 증진 등 새로운 아젠다에 적극 도전해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해 주시기 바란다.


-농정 환경의 변화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뚜렷하고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분야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 기온이 0.75℃ 오를 동안 한국은 두 배 수준인 1.5℃ 올랐다.
공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집중호우 같은 재해에도 안전한 영농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수리시설 관리를 추진중이다. 올해 노후 수리시설의 개․보수에 총 5403억원을 투입해 602지구에 개․보수를 추진했다.


-가뭄 대비 물 관리 대책은.
기후변화로 4년째 가뭄이 반복된 것에서 볼 수 있듯 영농기 물 부족 우려가 크다. 따라서 공사는 내년 영농을 대비한 선제적 물 관리와 항구적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수확이 끝나는 11월부터 전국 62개 저수지에 물 채우기를 실시해 1387만톤의 용수를 미리 확보할 계획이다.
또 저수지 준설로 167만톤의 추가 저수용량을 확보한다. 물이 남는 곳과 모자라는 곳을 연결하는 용수이용체계 재편사업과 방조제 배수갑문 확장 등 치수능력 증대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에는 깨끗한 수질이 우선돼야 한다.
물론이다. 과거 수량만 생각했던 것에서 수질이 전제된 충분한 수량확보로 농업용수 수질 관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먼저 수질목표는 농업용수 기준인 4등급에서 휴양․관광․레저 등 환경부 지정 중점관리 저수지를 중심으로 3등급 이상으로 개선했다. 관리 방법 또한 사후 수질개선 노력에서 사전 오염예방으로 전환했다.
공사는 저수지와 담수호 등 호소 관리자이지만 오염원은 호소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주요 저수지와 담수호 975개소에서 축사, 공장 등 외부 오염원을 파악하고 목록을 만들어 현장을 집중 감시중이다. 이런 외부 오염원 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하천을 관리하는 지자체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수질환경보전회’를 설치했다.
올해 9월까지 수질개선사업에 169억원을 투입했다. 오염원 유입부에 인공습지를 조성해 자연정화를 유도하거나 호 내 물 순환시설을 설치했다.


-쌀전업농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쌀전업농은 농지은행 등 공사 사업과 많은 연관이 있는 단체인 만큼 우리 농업 발전을 위한 긴밀한 동반자 관계라고 생각한다. 시장개방, 쌀 수급불균형 등 대내외적인 여건이 많이 어렵지만 농업농촌의 희망을 찾는 길에 농정의 최일선 기관인 공사가 함께 하겠다. 앞으로도 쌀전업농의 소득과 복지 증진을 위해 열정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