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 농업 위한 첫 걸음
달라진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 농업 위한 첫 걸음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10.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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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쌀값이 점차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5일자 산지 쌀값은 80kg당 15만98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상승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단기적인 상승이 아니라 지난 7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상승세라는 것이다. 그동안 낮은 쌀값으로 인해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었기에 이는 쌀값의 안정화를 위한 좋은 신호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쌀값의 안정세에는 정부의 수확기 안정 대책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9월 28일 정부는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시장격리 등을 포함한 ‘17년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은 예년 10월 중 발표된 것에 비해 훨씬 빠른 시점에 발표됐다. 본격적인 수확 철을 앞두고 쌀값 하락에 대한 현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빠른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신곡과 구곡이 교체되는 10월 초에는 쌀값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 안정을 위해 그 이전에 대책이 발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장+전문가 의견 적극 반영…수급 안정 위한 강력한 의지

올해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은 쌀 수급안정협의회, 농정개혁위원회, 농업인단체간담회 등을 통해 현장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귀를 기울인 정부의 노력이 엿보인다. 보다 구체적이며 이전에 비해 진보된 내용이 담겼다는 평이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0년 수확기 이후 최대 물량인 시장격리 물량 37만 톤을 매입하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 쌀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에도 최대 물량을 결정한 것은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나서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또한 민간의 벼 매입 확대를 위해 정부와 농협이 함께 3조 3천억원의 벼 매입 자금을 지원하며 농가의 벼 판매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역시 지난해 3조원보다 3천억원이 증가한 금액으로 매입 확대를 통해 벼 매입 촉진을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공비축미의 적정생산과 고품질화를 유도하기 위해 매입 시 벼 재배면적 감축 실적을 반영하고 다수확, 비선호 품종을 배제하는 제도를 개선했다. 이와 함께 우선지급금과 산지 쌀값 간의 연계성을 줄이며 자율적 가격 결정의 유도를 위해 농업인 단체와 협의를 거쳐 우선지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도 결정했다. 또한 정부 재고량의 감축을 위해 복지, 사료, 가공용 쌀의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국제기구를 통한 해외 식량 원조 등의 새로운 수요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APTERR, 애프터)를 통해 750톤의 쌀을 미얀마, 캄보디아에 원조한 바 있다. 특히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식량원조협약(FAC) 가입안은 향후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거쳐 연내 국내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절차가 마무리 되면 연 5만 톤의 대규모 원조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식량 원조를 하는 공여국이 된다는 뜻 깊은 의미뿐만이 아니라 국내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확기의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국내산과 경쟁하는 수입밥쌀의 판매를 중지하며 지난 10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국내산-수입산, 연산별 혼합유통의 단속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지난 14일부터 소비자의 알 권리를 강화하고 쌀 품질의 고급화를 위해 쌀 표시 등급 중 미검사 항목을 삭제하는 등급표시 의무화가 시행됐다.

생산 조정·소비 확대…지속적인 농업 계획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산지 쌀값과 정부 민간 매입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는 쌀 공급 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해 오는 2019년까지 벼 재배 면적을 10만ha까지 감축한다는 향후 방안을 발표하며 지속적인 계획임을 알렸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수확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설명하고 유통업계의 쌀 수급 동향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지난 10일 쌀 유통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수확기 대책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유통업계에서도 쌀 소비 확대와 함께 시장 안정의 적극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현장과 전문가의 목소리를 반영해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수확기 안정 대책이 발표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와 같은 대책이 쌀값 안정화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는 점도 좋은 소식이다. 실효성 있으면서도 일관성 있는 계속적인 정책과 함께 생산 뿐 아니라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 역시 쌀을 지키고 농촌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꼭 필요할 것이다. <자료제공=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