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농약 3/4분기 결산]농기계 찌푸리고 농약 웃었다
[농기계·농약 3/4분기 결산]농기계 찌푸리고 농약 웃었다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7.10.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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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이도현 기자)농업의 대표적인 후방산업으로 손꼽히는 농기계와 농약은 농업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농기계 산업은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농약 산업은 일기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농기계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농약 산업은 강우가 지속될 경우 살균제가 가뭄이 지속될 경우 살충제가 판매되며 서로 합을 맞추는 판매구조가 성립하면서 꾸준함이 유지된다.


여기에 기상 조건이 악화되면 약제 판매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올해 이러한 산업 구조에 맞게 농기계 산업은 찌푸렸고 농약 산업은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농기계

트랙터 판매 작년보다 1470대 줄어 농기계

업체들 실적 저조…하반기 영업에 ‘총력’

아세아텍 “작년 수준 유지…비교적 선방”

구보다 “tier4 도입·6조 콤바인 출시예정”


올해 농기계 산업은 부진했다. 현재 커다란 변수가 없다면 지난해 대비 약 80~90%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부분의 농기계 업체들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적 공개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공개한 농업기계 공급현황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판매된 농기계의 누적액은 6545억9400만원으로 지난해 7735억3400만원보다 15% 감소한 84.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기계 판매의 가장 큰 부분을 담당했던 트랙터 판매가 올해 7493대로 지난해 8963대에서 약 17%(1470대) 감소한 83%로 집계됐다. 계절기종인 이앙기와 콤바인 판매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앙기 공급의 경우 3607대로 지난해 4149대에서 14% 감소한 86% 수준, 콤바인 공급은 1169대로 지난해 1284대에서 9% 감소한 91% 수준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9월 이앙기, 콤바인, 보행관리기, 승용관리 판매는 각 동기 전월 대비 137%, 100%, 128%, 150%의 공급량을 보였다. 농기계 업체에서는 상반기 트랙터 판매가 감소하자 계절기 판매에 주력해 부족한 매출을 매꾸려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아텍 관계자는 “농기계 전체 시장이 감소했다. 특히 상반기 트랙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하지만 계절기인 이앙기, 콤바인에 대해 집중한 결과 작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해 내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부터 환경규제인 tier4가 농기계 엔진에도 적용됐다”며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외국계 농기계 기업들이 부진해 상대적으로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봤지만 시장 상황이 어두워 총체적으로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계 농기계 업체에서는 내년부터 부족했던 tier4 대응, 라인업 부재 해결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보다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인 일본에서 시장 저항으로 인해 tier4 적용이 늦어졌다. 이에 국내 수입되는 농기계에도 차질이 생겼다”며 “내년부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tier4가 적용된 농기계와 그 동안 부족했던 6조 콤바인 등을 선보여 라인업 부재를 최소화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내 상황에 맞는 대체작물용 농기계 도입 등 관련 제품의 다각화, 전문 TF구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니즈를 파악해 일본에 적합한 제품이 있으면 빠르게 적용해 국내 농민 입맛에 맛는 제품을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약

비 계속오더니 농약업계는 “따뜻” 농약

팜한농, 판매 부진…“정도경영 어렵네”

1위 부진 틈타 타업체 반사이익 거둬

글루포세이트 비선택성 제초제 판매↑

농약 산업은 올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초 비선택성 제초제의 원료인 ‘글루포세이트 성분에 대한 출하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해당 성분을 원료로 하는 농약의 매출 성장이 도드라졌다.


한국작물보호협회의 농약생산 출하 현황에 따르면 8월까지 전체 농약은 1만7053톤이 누적 출하돼 지난해 1만6409톤보다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선택성 제초제와 원예용 약제 사용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비선택성 제초제 출하는 2970톤으로 지난해 2462톤보다 21% 증가해 가장 큰 비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포세이트 원료 농약에 대한 출하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비교적 저렴한 글루포세이트 성분 제초제를 찾는 농가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원예용 살균제 출하의 경우 4464톤으로 지난해 4200톤보다 6%, 원예용 살충제의 경우 4272톤으로 지난해 3932톤보다 9% 성장을 보였다. 올해 강우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발생하는 병과 충을 방제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많은 약제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도용 약제 출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용 살균제는 853톤으로 지난해 986톤보다 13%, 수도용 살충제도 1001톤으로 지난해 1025톤보다 2%, 수도용 제초제도 1223톤에서 1197톤으로 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약업체 관계자는 “저항성 벼 품종이 고착화되면서 많은 농가들이 약제 사용을 줄이고 있다”며 “또한 우수한 품질의 육묘상 처리제 등이 약제 살포 횟수 감소에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쌀값 하락에 따른 농가 소득 감소로 생산비를 줄이려는 농가들이 약제 사용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정도경영을 내건 팜한농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기존에 만연하던 부정한 접대 등 관례들을 타파하고 정도의 길을 가겠다고 밝힌 팜한농이 현장에서 여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1위의 부진이 대부분의 농약 업체들에게 반사이익으로 돌아가 약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농협케미컬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팜한농 관계자는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생각해 정도경영을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