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파행 '한미FTA 공청회' 완료 간주 '파장'
정부, 파행 '한미FTA 공청회' 완료 간주 '파장'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7.11.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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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단체 시위·점거로 진행 못하고 중단
산업부, 공청회 유효 간주 향후 절차 추진
절차 빠르게 진행...12월 협상 개시 전망
업계 “공청회 절차 요식행위 치부” 비판

강성천 차관보 “농업계 레드라인 보호” 약속했지만
농축산 단체 “5년간 속았다. 더 이상 정부 신뢰 못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농축산인들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나 정부는 공청회를 유효한 것으로 보고 국회에 보고하는 인준절차를 거칠 예정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방한으로 한미FTA 개정협상을 처리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진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일 전문가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는 한미FTA 개정 관련 추진경과와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 발표에 이어 전문가들의 종합토론이 있을 예정이었다.


앞서 공청회 시작 30분 전인 오전 9시 한국낙농육우협회, 전국한우협회, 대한양계협회, 한국토종닭협회 등 27개 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는 ‘한미FTA 폐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미FTA 발효 이후 5년간 양국간 상호호혜적인 성과를 창출했다”는 발언에 잇따라 항의하기 시작했다.


“5년만에 20만 한우농가가 8만으로 반토막이 났어요! 농업농촌이 피해를 봤는데 어떻게 호혜적인가! 이런 나라에 살아야 합니까!”


농축산 단체 관계자들은 한미FTA 폐기를 주장하며 공청회 진행을 저지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피해를 본 농축산업계 경제분석도 같이 넣고 농축산업 관계자도 패널로 참여시켜 공청회를 다시 열자”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예전에도 공청회를 1차, 2차 했다. 한미FTA 체결 당시 농축산업계에서 피해를 예상했지만 폐업지원금 등 정부 약속을 믿고 FTA에 응했다”며 “이젠 정부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 정부가 농가들에 대한 약속을 지켜왔으면 우리가 공청회를 저지하겠느냐”며 공청회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런 농축산인들의 요구에 강성천 산자부 통상차관보는 “한미FTA 재협상에서도 농업에 대한 ‘레드라인’을 지키겠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양측은 대치상태를 이어갔고, 산업부는 예정 종료 시간인 정오쯤 공청회 종료를 선언했다.


사실상 공청회는 시작 20분만에 농축산 단체의 시위로 모든 순서가 중단됐지만 정부는 공청회를 완료한 것으로 간주하고 개정 협상을 위한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농업계에 큰 파고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한미 FTA 개정을 목표로 공청회 등 절차는 요식행위로 치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006년 2월 2일 한미 FTA 체결 협상 개시 당시 공청회도 농민·시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지만, 정부는 당일 오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협상 개시를 공식선언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절차법 제2조 제6호에 따른 공청회의 정의는 ‘행정청이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어떠한 행정작용에 대해 당사자 등,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 그밖의 일반인으로부터 의견을 널리 수렴하는 절차’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토론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은 만큼 이번 공청회는 무산됐다고 봐야 하지 않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송기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국제통상위원장은 “토론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공청회는 무산된 것”이라며 “공청회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정부가 국회에 보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축산 단체는 정부의 한미FTA 개정 강행에 맞서 오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농민이 모이는 대단결 집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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