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곡 안정적 생산·공급…‘통일벼’ 최대 작품
주곡 안정적 생산·공급…‘통일벼’ 최대 작품
  • 장대선 dsjang@newsfarm.co.kr
  • 승인 2013.07.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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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 경지 60% 불과 ‘품종·기술개발’로 보전

주곡 안정적 생산·공급…‘통일벼’ 최대 작품

자급 경지 60% 불과 ‘품종·기술개발’로 보전

“식량위기 계속 심화…조사료, 밀, 콩 등 국내생산 증대, 해외식량조달 등 종합적인 대응책 필요”

현재 국내 쌀 농업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2015년 쌀시장의 완전 개방을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쌀 자급률 감소와 경지면적 감소, 농업인구의 노령화 및 쌀 소비 감소 등의 이슈 외에, 직불제와 관련한 목표가격 인상의 현실화 요구라는 시급한 현실에 당면해 있다. 식량자급률 24%의 절박한 수치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쌀 재배의 중요성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음에도 정책에서는 가장 먼저 양보당하고 있는 모순적 상황 가운데 놓인 쌀 농가의 해법을 찾고자, 본지는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 담당하는 국립식량과학원의 임상종 원장을 만나 식량산업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물어봤다.

임상종 원장은 경북대 농학(농학사)과를 졸업했으며 대학원에서 농학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1981년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 생물부 곤충연구담당관실을 시작으로 영남작물시험장 영덕출장소, 영남작물시험장 수도과 농업연구사, 농촌진흥원 시험국 작물과장, 영남작물 수도과, 연구관리국 연구기획과, 기획관리실 농업연구관 등을 거쳐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명자원부장, 연구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1년에는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벼맥류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현째까지 국립식량과학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1991년 농림수산부 장관 표창, 2006년 근정포장 등을 수상했다.

- 식량과학원의 역할과 위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1962년에 설립된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으로 우리 주식인 쌀을 비롯해 밀, 보리, 콩, 옥수수, 감자와 고구마, 참깨, 잡곡 등의 식량을 책임지기 위해 다양한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기관입니다. 아울러 주곡의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을 위한 연구, 사료작물 연구, 다양한 가공적성, 건강·기능성 식품 및 신소재개발 등 작물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연구와 함께 이들 기술을 농산업과 연계해 농가의 소득향상을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식량과학원은 과거 1970년대 ‘통일벼’ 개발을 통해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우리 민족의 염원이던 쌀의 자급자족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이 성과는 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우리나라 반세기 10대 성과 중의 하나로 선정될 만큼 의미가 깊습니다.”

- 식량작물 대한 주요 연구 과제를 소개해 주신다면.

“국립식량과학원의 최우선 과제는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해 국민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논 이용 식량 안정생산’, ‘밭작물 자급률 제고’, ‘작물 기능성 및 부가가치 향상’, ‘경지 이용률 제고 및 친환경 작물 생산’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논 이용 식량 안정 생산을 위해서 내재해성 품종 개발, 쌀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용 벼 품종개발과 보급, 밀 수량성 향상 및 자급률 제고를 위한 품종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재해성 강화를 위한 연구의 경우 2014년 고온/일조부족 등숙성 연구, 2015년 내수발아성, 2017년 내침수성 연구를 시행하게 되며, 밀 수량성 향상 및 자급률 제고를 위해 2015년까지 ‘고품질 맥류 생산기준 설정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밭작물 자급률 제고는 밭작물의 국내 생산기반 위축으로 자급률은 감소추세이고 조직화·규모화가 미흡하며 기계화율이 낮아 생산기반이 취약함에 따라 ‘용도별 기계화 적성 품종개발’ 및 ‘거점단지 연계 작목별 기계화 일관체계기술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의 관심이 건강·웰빙 쪽으로 주류를 형성함에 따라 작물 기능성 및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 발굴과 ‘약이 되는 쌀(Medi-rice)’ 등 고부가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경지면적 감소에 따른 간척지 작물 안정 생산기반 확보가 필요함에 따라 경지 이용률 제고 및 친환경 작물 생산을 위한 녹비작물 선발, 효율적 관배수 기술개발 등 간척지 조기 숙전화 기술 확립과 화학비료 대체 및 지력 증진을 위한 녹비작물 재배 지원 강화를 위한 재배적지·적기 재설정, 녹비 월동률 80%, 혼파, 윤작 등 시스템 다양화 등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 향후 식량과학원의 주요 이슈가 될 연구 및 사업이 있다면.

“아무래도 식량과학원의 가장 우선적인 이슈는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공급체제 지속 유지·발전 방안이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환경변화를 고려한 안정적 식량생산과 공급을 위한 작목별 세부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있으며, 주곡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한 자급률 향상을 위해 가공·기능성 품종 및 우량품종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벼, 옥수수, 감자 등 식량종자분야에서의 ‘골든 씨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종자강국 도약을 위한 글로벌 수출 가능 종자 개발 및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품종개발로 종자수출 등 글로벌 종자 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품종개발 및 식량작물 영향평가를 실시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식량 안정생산 및 소비 확대를 위해 기후변화 적응, 가공·기능성 벼 품종개발과 쌀 가공이용 기술 및 품질기준을 설정하는 ‘이상기상 피해 기준 및 경감기술’을 개발합니다. 아울러 기후변화 대응 메탄 배출 평가 및 탄소축적 기술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경지면적 중 농산물 자급을 위한 경지는 필요량의 60%정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농경지의 생산성을 향상하고 녹비작물을 이용한 생산능력을 보전하는 다양한 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미래세대가 농업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기술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맞는 환경 친화적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 미래 성장동력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기능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작물이나 농산물을 이용한 산업화가 가능한 신소재 발굴, 농업과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미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친환경 대체에너지 개발 및 미래 성장 동력 창출 또한 주요 연구 사업입니다.”

- 식량작물 분야에서의 세계적 동향은 어떠한지.

“최근 기후변화, 국제유가 상승, 바이오에너지 생산량 증가, 중국 등 신흥 개도국의 육류소비 증가로 인한 곡물 수요 증가 등으로 식량 생산량은 감소하는 반면 수요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08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세계 식량 가격이 2009년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은 쌀소비가 확대되면서 벼 재배 면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가운데,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다수확 벼 품종 개발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하지만 고품질, 기능성, 전통식품과 연계한 연구도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의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시스템입니다.

현재 국제 곡물시장은 세계 5대 메이저 곡물회사가 국제 식량 질서를 독점화하고 있어 수급의 불균형, 부조화 등으로 식량 수입국이 한 순간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식량 자급률 제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5대 주요 식량작물에 대한 연구 강화와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 국내 곡물자급률 24.3%의 상황서 글로벌 식량위기 대비책은.

“2011년 국내 곡물자급률은 24.3%로 OECD 34개국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국토면적이 좁은 우리나라는 국민의 식량 전체를 자급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주 취약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식량위기는 계속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조사료, 밀, 콩 등 국내생산 증대, 해외식량조달 등 종합적인 대응책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우량 농경지 유지 및 확보를 통해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간척지 등 신규 농경지 적응 품종육성 및 재배기술 개발로 이를 실천해 가고 있습니다.

또한 토지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곡물 자급률 제고를 위해 초다수성 쌀 품종을 육성해 평시에는 수출 및 사료·가공용으로 사용하고, 위기발생 시에는 식량자원화 하는 연구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모작, 논 대체작목 재배기술 개발을 통한 경지 이용률 제고, 간척지, 하천변 등 비 농경지를 이용한 조사료 생산 확대로 수입곡물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방안 또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 나아가 해외시장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2020년까지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수입량의 40%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KOICA, KOPIA, AFACI KAFACI 등 활용한 해외농업기술개발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국내 쌀 생산의 핵심을 담당하는 쌀 전업농가들에 한 말씀.

“쌀 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국립식량과학원의 노력은 주곡인 쌀의 자급자족에 그치지 않고 기존 전통 육종기술에 생명공학기술을 접목시켜 끊임없는 진화를 계속해왔습니다. 그 결과 최고품질의 벼를 개발하고 쌀 가공식품과 연계시켜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있으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해 쌀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확산 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민의 식생활이 서구화·간편화됨에 따라 쌀 소비량이 감소하고, FTA를 비롯한 국제자유무역에서 자유화와 시장개방의 압력으로 인해 국내농업, 특히 쌀 산업의 발전과 증진의 과제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식량안보의 핵심인 쌀 산업 육성과 쌀전업농을 비롯해 유관기관 및 관련단체들과 상생·협력·신뢰를 바탕으로 농업인의 위상과 농업의 순기능을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쌀 산업의 발전을 위해 소비패턴에 적합한 쌀 품종 및 생산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