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맛있는 한우…소비자 입맛 잡아라”
“안전하고 맛있는 한우…소비자 입맛 잡아라”
  • 최정민 cjm@newsfarm.co.kr
  • 승인 2017.12.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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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우연구회 2차 국제심포지엄 성료

소비자 만족도 제고․농가 회생 방안 찾기 ‘골몰’
농가 생산비 증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청탁금지법 소비시장 위축에 엎친 데 덮친 격
한미 FTA 개정, 무허가 축사, 농가 경영비 상승
축산 농가 옥죄는 현안 산재…소비자 요구 파악해야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수입육의 국내 시장 잠식, 부정청탁금지법, 대기업 축산 진출 등으로 격변기를 보내고 있는 한우산업이 회생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끊임없는 도전 속에 한우 농가들은 ‘소비자 요구 충족’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의 입맛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안심하면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우에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파악한 것. 이에 국내 한우농가들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농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법 모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한국축산학회 한우연구회와 한우자조금연구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 순천대학교 친환경축산업단, 전국농업마이스터대학 한우전공이 주관하는 ‘2017 한우연구회 2차 국제심포지엄’이 지난 6일 천안 상록리조트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전날 많은 눈이 내려 날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모인 450여명의 참가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심포지엄은 양철주 (사)한국축산학회 한우연구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게이코 구치다 일본 오비히로 대학 교수가 ‘일본 한우의 개량목표 및 미세마블 고급육 생산 기술’ ▲조충일 농협 한우개량사업소 박사 ‘한우의 개량 현황 및 향후 개량 방향’ ▲황성구 한경대학교 교수 ‘한우 미세마블 향상을 위한 사양관리’ ▲정기용 축산과학원 박사 ‘한우 고급육 생산과 정밀사양 기술적용’ ▲고봉석 거기한우농장 대표 ‘돈이 되는 한우 사양 관리’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양철주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빠르게 시작된 이른 추위와 더불어 한미 FTA 재협상 논의가 국내 한우농가의 마음을 더욱 차갑고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양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현재 도처에 산재한 문제들로 어려운 한우농가와 한우산업의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역시 이슈는 ‘한미 FTA’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한미 FTA 개정협상, 무허가 축사, 농가 경영비 상승 등의 당면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김홍길 회장은 “최근 한미 FTA 재협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많은 문제들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농업계를 건들지 않는 선에서 이번 개정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대로 둘 경우 관세가 계속 떨어져 수입산 농축수산물이 우리 식탁을 점령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현재 국내 축산업계는 김영란법으로 소비시장은 위축됐으며,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미FTA 재협상 진행, 가축분뇨법 개정에 따른 무허가축사 개선 등 곳곳에 축산농가들을 힘들게 하는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명확한 대안 모색과 더불어 OEM 사료 적용 등 다양한 방법이 서둘러 모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우를 소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맛이며, 한우의 맛은 그동안 끊임없이 개량에 노력을 기울인 성과다. 발전되어 가는 고급육 생산기술, 사양관리 등을 통해 한우산업이 진일보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우산업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위태롭다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은 “한우산업은 최근 가격 상승으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비춰지고 있으나 대내적으로는 격변기를 보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5년 사이에 5만2000여 한우농가가 한우사육을 포기했고, 부정청탁금지법 제정·대기업 축산 진출 등 끊임없이 열악한 상황 속에 놓여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최근 소비자는 살충제 계란파동을 계기로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한우고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한우 농가는 지속적인 한우 개량과 정밀한 사양기술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해 나가는 것이 우리 한우산업을 유지·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일본보다 개량의 역사가 짧지만, 우리 한우는 우수한 유전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산·학·연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뜻을 모아 나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뒤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참가자들의 많은 관심을 모은 게이코 구치다 교수는 ‘일본 화우의 개량목표 및 미세마블 고급육 생산 기술’을 주제로 마블링 둘레 길이를 반영한 섬세지방의 평가치인 ‘신섬세함지수(섬세지수)’의 정립과 이를 활용한 마블링 기준 책정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게이코 교수는 “20대 전후의 여성을 대상으로 맛 평가를 진행한 결과 섬세한 마블링을 가질수록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마블링의 섬세도는 유전적으로 개선할 수 있으며 섬세지수가 높아지면 도체단가 역시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사)한국축산학회 한우연구회 관계자는 “심포지엄 전날부터 많은 눈이 내려 걱정을 많이 했지만 각 도에서 많은 관심을 보여 만족스럽게 행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며 “한우농가의 생산비 부담은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