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강선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농업연구사]발효소시지, 과학과 예술의 산물
[기고-강선문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 농업연구사]발효소시지, 과학과 예술의 산물
  • 이도현 dhlee@newsfarm.co.kr
  • 승인 2018.01.17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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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소득 수준 향상과 식생활의 서구화, 간편화, 육가공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식육가공산업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신설된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제도는 식육가공품의 소비 촉진과 식육가공산업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육가공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식육가공품 생산량과 판매량은 각각 22만8000톤, 22만5000톤으로 2013년 대비 약 9~10% 가까이 증가했다.

식육가공산업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품목의 다양화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해외여행자나 유학생들로부터 말로만 들었던 생햄, 살라미와 같은 발효 육제품이 이제는 수입되거나 국내 업체로부터 직접 제조, 판매되고 있다.

발효 육제품은 요구르트, 치즈 같은 발효 유제품과 마찬가지로 서양인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먹어왔던 발효식품이다.

이 중 발효소시지는 고기 덩어리 자체를 소금에 절인 후 1년 이상 건조, 숙성시키는 생햄과 달리 분쇄한 고기와 지방을 염지제, 향신료와 혼합하고 케이싱에 넣은 후 발효, 건조시켜 만든다.

일반 햄, 소시지와 다르게 미생물학적으로 안전해 상온유통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는 ‘허들기술(Hurdle Technology)’ 덕분이다.

즉, 발효과정 동안 미생물이 설탕과 고기의 당을 젖산으로 분해해 산성도를 떨어뜨리고, 건조를 촉진시켜 수분활성도를 대장균, 보툴리누스, 살모넬라 같은 인체에 유해한 박테리아가 자랄 수 없는 0.85~0.86 수준까지 감소시키는 것이다.

또한 발효소시지의 미생물은 유해미생물이 생장하지 못하도록 박테리오신이라는 천연 항균제를 생산하고, 염지제도 유해미생물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본래 전통적인 발효소시지는 장기간 동안 자연적으로 발효시켜 제조했으나, 스타터미생물의 개발로 단기간 내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스타터미생물이란 고기, 우유 같은 식품을 발효시키기 위해 첨가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발효소시지에서 젖산균의 주된 역할은 유기산과 풍미물질 생성이다. 이러한 능력은 균의 종류마다 다르므로 서로 다른 젖산균을 사용할 경우 제품의 맛과 향기가 달라진다.

뿐만 아니라 젖산균은 항산화, 항암,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 활성, 장 건강 증진 등의 효과를 지니고 있어 건강기능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젖산균을 스타터미생물로 사용할 경우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발효소시지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전통 발효식품을 이용해 한국형 발효소시지를 만들 수 있다.

특히, 김치는 스타터미생물과 동일한 종류의 젖산균을 함유하고 있고, 유기산, 박테리오신, 비타민, 유기산 등 세포벽 구성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유해미생물 억제 효과와 함께 항산화, 항노화, 항암, 항심혈관질환, 항비만 등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전통 발효식품은 우리가 어릴 적부터 즐겨 먹어왔던 음식이므로 이를 첨가할 경우 고유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이 존재한다. 이 미생물들의 특성과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효 소시지는 과학기술을 더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의 식품에 대한 소비 의식이 건강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인구구조는 점차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를 미루어 봤을 때, 앞으로 소비자들은 식품의 건강기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 구매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발효소시지의 소비 활성화와 식육가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건강기능성 스타터미생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건강에 유익한 발효소시지를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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