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세균·곰팡이 복합감염 기작 규명
벼, 세균·곰팡이 복합감염 기작 규명
  • 유은영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1.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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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수 · 이정관 교수 공동연구...농작물 복합 방제 가능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식품 미생물유전체 연구 지원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국내 연구팀이 벼의 세균과 곰팡이의 복합감염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원장 오경태)은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단장 : 김지현 연세대학교 교수)이 벼에 심각한 병해를 일으키는 벼알마름병(종자전염성 세균)과 벼이삭마름병(공기점염성 곰팡이)의 복합감염 기작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의 부산대학교 미생물학과 서영수 교수 연구진은 동아대학교 응용생물공학과 이정관 교수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수행해 병원성 세균과 곰팡이의 상호 협력 기작에 독소와 중성 지방 합성이 중요 인자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벼 종자로 전염되는 세균(Burkholderia glumae, Bg)이 곰팡이(Fusarium graminearum, Fg)의 독소 생성과 포자 생성을 증가, 병의 진전을 돕고 공기 중으로 날아서 흩어지는 포자의 양을 늘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 때 세균이 곰팡이 포자에 붙어 함께 흩어지는데, 곰팡이 포자가 우산 같은 역할을 해 자외선으로부터 세균을 보호한다는 생태학적 상호 관계를 밝혔다.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인 톡소플라빈은 매우 강력한 활성 산소를 만들어 다른 미생물들을 죽이지만, 복합 감염을 하는 붉은 곰팡이는 이 독소를 역으로 이용해서 포자를 만드는 생활사로 전환을 하고, 나아가 자신이 만들어 내는 곰팡이 독소의 생성을 증가함으로써 병원성을 높인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빈번한 벼이삭마름병 병원균은 벼 생산량을 줄여 경제적 손실을 야기할 뿐 아니라 진핵세포에 독성을 가진 독소를 생성해 오염된 곡물을 섭취한 사람과 가축에 중독증을 유발할 수 있다.


벼알마름병과 벼이삭마름병은 병징이 매우 유사한데 이들의 생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상황에서 이루어 낸 이번 연구 결과는 농작물 등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복합감염 방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농식품 유용미생물의 유전자원을 발굴해 실용화,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을 통해 농식품 미생물유전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2018년 1월 2일)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