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표시제·쌀 목표가격 법안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양곡표시제·쌀 목표가격 법안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08.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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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산업 발전 포럼, 정부-소비자·생산자 이견차 ‘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곡표시제와 쌀 목표가격 현실화에 대한 정부와 생산자 단체, 소비자 단체 간 이견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계속해서 고집하고 있고, 이에 생산자 단체나 소비자 단체는 현실에 맞게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쌀산업 발전 포럼’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을 가지고 정부 측과 생산자 단체, 소비자 단체 간 토론이 벌어졌다.

노영호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서기관은 양곡표시제와 관련해 “유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상당수 쌀이 까다로운 품질등급 검사를 피하고자 미검사로 처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급을 간소화했다”면서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규격인증제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쌀 품질등급 표시제 간소화 법안은 그대로 진행하고, 보완적 성격으로 규격인증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단체와 생산자들은 이런 식으로 간다면 더욱 복잡해지고 혼란만 더욱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의 입장을 전했다.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부회장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안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곡표시제는 품질을 고급화 시켜 시장에서 차별화 시키는 것이 목적이지만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것은 역행하는 조치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규격인증제 도입 보다는 평가를 더욱 엄격히 적용하는 게 맞다. 특히 브랜드 평가를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반대의 의견을 말했다.

임종완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도 “쌀 전업농은 고품질·친환경 쌀 생산을 통해 소비자에게 신뢰받고 품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제도 시행 불과 1년 만에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고품질과 친환경쌀 생산을 부르짖는 농업정책과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규격인증제를 만든다는 것은 더욱 소비자나 생산자들을 복잡하게 만들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관세화에 대비해서라도 쌀 등급표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쌀 목표가격 현실화와 관련해서 정부는 기존과 같이 재정적 부담과 품목 간 대립, 대농과 소농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안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과 과장은 “쌀 산업 기반 유지와 재정적 부담을 고려한 결과 지금 정부가 내놓은 안이 현실에서 적용되는 것이 알맞다”면서 “분명 생산자 입장에서는 어려움 부분이 있다는 점은 알지만 현실적 제약이 크기 때문에 이해를 해주기 바란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말했다.

노영호 서기관도 “정책적 판단을 잘못하게 되면 후폭풍은 굉장히 크게 작용해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태국의 쌀 정책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정부에서는 재정부담과 수급문제 등 다각도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 방안을 내고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임종완 회장은 “정부가 내놓은 안은 농업현실을 반영 안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쌀전업농은 정부의 정책을 따라 규모화 사업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에서 농작업 대행을 실질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단순히 수치만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은 현실에 맞는 법안으로 개정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생산비가 반영된 실질적인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병훈 들녘별경영체 전국협의회장도 “목표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정부의 재정적 부담에는 영향을 별로 안 미칠 것”이라며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의 통계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쌀 목표가격은 물가상승률하고 연계해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