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미허가축사 타협안, “1년 연장…농심 헤아리지 못했다”
[이슈진단] 미허가축사 타협안, “1년 연장…농심 헤아리지 못했다”
  • 최정민 cjm@newsfarm.co.kr
  • 승인 2018.02.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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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허가 축사 적법화 운영지침, 축산농가 분기탱천
현실성 없는 이행지침에 애꿎은 농가만 고통
정부 ‘축산환경 개선’ 온힘…현장은 ‘모르쇠’ 일관
작년 12월 20일 축산관련단체협의회와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 축산인 1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진행된 ‘전국 축산인 총 궐기대회’ 현장.
작년 12월 20일 축산관련단체협의회와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 축산인 1만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진행된 ‘전국 축산인 총 궐기대회’ 현장.

미허가 축사 적법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간 미온한 대처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정부가 ‘1년 연장’이라는 카드를 빼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노력하는 농가에 한해 1년 연장’이라는 조건을 달아 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축산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 해결 뒷전…사태수습만 ‘급급’ 
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국토교통부 3개 부처는 공동으로 지난달 22일 ‘무허가 축사 적법화 이행기간 운영지침’을 발표하고 무허가 축사 적법화 의지가 있는 축산농가에 한해 보완 및 이행기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운영지침에 따르면 1단계 적법화 추진 농가는 이달 24일까지 지자체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6월 24일까지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뒤 내년 6월 25일까지 적법화를 완료해야 한다. 


이로써 일단 예정됐던 행정처분은 당분간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두고 문제 해결은 뒷전이고 또 현 사태만 수습하겠다는 졸속행정이라며 축산단체 및 농가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정부는 이번 이행지침대로 미허가축사 적법화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발표한 이행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역할을 나눠 적법화 진행을 최대한 계획대로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지자체, 농협으로 구분돼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점검·지원강화 ▲제도개선 TF·상담반 운영 ▲불합리한 제도 발굴·개선 권고 ▲전향적인 유권해석을 맡게 된다. 


지자체는 부단체장 주관 시·군 단위 적법화 TF 구성 및 운영을 담당하게 되며, 농협은 축산농가 홍보 및 현장 컨설팅 등 행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러한 행정구분은 그간 기준 없는 행정처리가 미허가 축사 적법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가져온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정부의 후속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두고 축산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운영지침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책임면책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알맹이 없는 ‘이행지침’…속 타는 농가 불안감↑
축산단체 관계자는 “적법화 시행을 위해 일괄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데 또 다시 정부, 지자체, 농협 등으로 업무를 나눴다. 이전과 무엇이 달라진 것이고, 누구를 위한 방안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이대로라면 결국 적법화를 하지 못해 행정처분 처리되는 농가가 곳곳에서 나올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적법화를 진행할 수 있도록 대안이 마련되야한다. 이대로는 농가의 불안감만 높일 뿐”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애초 3년 연장 및 특별법제정을 주장한 축산단체 및 농가들은 이번 운영지침을 두고 결국 정부가 축산업계의 목소리를 새겨듣지 못한 행태라며, 1년 연장은 지금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적법화 이행 절차 흐름도.
적법화 이행 절차 흐름도.

 

‘적법화’ 정부 해결 의지 있나
정부가 축산농가에 요구한 이행계획서에는 ▲건축법과 가축분뇨법 등 관련 법령상 위반내용과 해소방안 ▲추진일정 ▲이행기간 중 가축분뇨의 적정관리 방안 등이 담겨야 한다.

요한 이행기간을 6월 25일부터 1년까지 부여하고, 축산농가가 적법화 이행과정에서 국공유지 매입 등에 시간이 추가 필요한 경우 등에 기간을 추가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행계획서에는 건축법과 가축분뇨법 등 관련 법령상 위반내용, 위반내용 해소방안과 추진일정을 제시해야 하며, 이행기간 중 가축분뇨의 적정관리 방안도 포함해야 한다.   


반면 3월 24까지 배출시설 허가(신고)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농가는 무허가 축사 적법화를 위해 노력하는 농가에 해당하지 않아 바로 '가축분뇨법'에 따른 사용중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신청서를 제출한 축산 농가도 적법화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지자체가 부여한 이행기간 내에 적법화를 완료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신청서를 반려하고 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


충남도 아산의 한 축산농가 대표는 “지금 발표한 운영지침은 결국 축산농가의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처사”라며 “이번 역시 농가가 무엇이 어려워 적법화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또 날짜만 정해 놓고 알아서 맞춰라는 식의 처사에 이제는 정말 지친다”며 토로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이달 24일 이후로 ‘가축분뇨법’에 따른 사용중지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되기 때문에 축산농가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라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축산단체 및 축산농가는 정부가 발표한 이행지침과 관련해 추가 보완 및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라면 결국 미허가축사 적법화와 관련해 바뀐 것은 결국 시행 시기뿐이라는 것이다.


축산단체 한 관계자는 “절차가 간소화 및 관련법 개정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유예기간을 늘렸다고 해도 미허가축사 적법화는 여전히 축산농가에 부담이 되고 해결 불가한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가에 이행계획서를 3개월 내 제출하라는 것도 결국 농가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며 “이번 이행지침 역시 명확한 기준이 없이 무조건 해라라는 식의 진행이 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축산단체 “이행지침은 탁상행정 결과물”
이번 운영지침을 두고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문정진)와 전국축협조합장협의회(회장 정문영)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성명서에 따르면 “발표된 정부지침은 축산농가 대부분의 폐쇄를 앞당기는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는 통계마사지를 통해 잘못된 적법화 실적을 국회에 보고하고, 적법화 실적 책임을 전국 축산농가들에게 떠넘겼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단순히 적법화 기한 연장만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농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적법화 불가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총리실 산하 TF 구성을 통해 선결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한 것”이라며 “국회가 정부에 요구한 뜻을 받아들여 정부는 축산단체가 참여하는 총리실 산한 TF에서 적법화 계획서 제출기한 이전에 제도개선 방안을 전국 축산농민 앞에 내 놓아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부, “축산 환경 개선 가속화 위해 노력”
관계부처는 “이행기간을 통해 그간 적법화를 미뤄왔거나 관망중인 축산농가의 상당수가 적법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국 축산농가 설명회, 지자체 내 전담조직 운영 등으로 무허가 축사 적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적법화를 완료한 축산농가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유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면서 “축산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6월말까지 마련하기로 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 축산업이 환경과 조화되는 지속가능한 축산으로 전환되도록 축산 환경 개선을 가속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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