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기 집행부와 茶 한 잔②]양동산 정책부회장 “산업 발전 ‘주춧돌’, 이제 와 뽑으면 쓰나”
[10기 집행부와 茶 한 잔②]양동산 정책부회장 “산업 발전 ‘주춧돌’, 이제 와 뽑으면 쓰나”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3.03 2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뜻 모아 의지 관철…힘 모으자” 당부
농업현장 목소리 전달 ‘가교’ 역할 충실
인건비·자재값 인상 반영 목표가격 설정해야
양동산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정책부회장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지난해부터 쌀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쌀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조절은 쌀 농가의 여전한 숙제다. 지금의 안정은 정부의 물량 격리 때문으로 창고에 묶어둔 쌀이 언젠가 풀려 나오리라는 불안감이 항시 존재한다.

수 년 동안 쌀값 하락과 영농비 상승이라는 상반된 두 가지 문제가 농가들을 괴롭혀 왔다. 그래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목표가격 설정과 잉여물량의 합리적인 처리방안 마련 여부는 쌀 농가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김광섭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10기 집행부 임원진은 오랫동안 쌓여온 업계의 숙제들을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집행부 임원들의 담담한 소회와 저마다 구상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차례로 싣는다. 임인성 수석부회장에 이은 양동산 정책부회장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올해 쌀 목표가격이 정해진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목표가격 설정은 문 대통령 공약사항이었다. 문 정부는 현재까지 잘 하고 있다. 쌀 정책에 대해 신경 쓴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5년치 평균 물가상승률을 반영했으면 한다. 우리 쌀 농가들은 80kg 한 가마당 21만5000원으로 설정할 것을 요구한다. 인건비, 자재값은 계속 올랐다. 이걸 좀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

-직불금을 ‘퍼 주기’라고 비난하는 정서도 있다.
고정직불금이 예산 낭비라고 일부에서 눈치를 주는 것도 문제지만 금액 수준이 우리보다 못 사는 중국보다도 적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중국은 한 무(200평)당 8만원씩을 주는데, 가족 1인당 4만원씩을 또 준다. 애든 어른이든 농촌에 거주하기만 하면 무조건 준다. 우리도 ‘퍼 주기’라고 비난할 게 아니라 15만원선 정도로는 올려야 한다.

-남는 쌀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해외원조를 올해부터 시작해 연간 5만톤씩 공공비축미는 해외로 나간다. 애프터(APTERR,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 물량도 3만톤이 나간다. 지금이야 좀 그렇다 해도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과 곡물 스와핑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쌀을 주고 부족한 옥수수를 받아오는 거다. 작년말 키로당 283원에 옥수수를 수입해 왔다. 사료용 쌀 가격으로 계산해 바꾸면 된다.
쌀값 조정은 국가가 해야 한다. 민간이나 농협에 맡겨선 안 된다. 작년 정부의 선제적인 격리 조치로 쌀값이 상승세를 탄 게 결정적인 증거다. 생산은 농민이, 가격 조절은 국가가…. 생산조정제(타작물 재배)도 그래서 만든 거 아니냐.

-생산조정제를 손질했다.
참여 폭도 확대하고 인센티브도 준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는 참여율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작년 타작물 재배에 자율적으로 참여했던 농가에 대한 지원금을 100% 다 줘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 왔는데, 아직까지 50%를 고수하고 있다. 2년 후 중단이 예견되는 한시 사업이란 점도 걸림돌이다. 장비며 농기계며 다 갖춰놨는데 2년 후 끝나면 어쩌나 싶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거다. 궁극적으로는 휴경제를 해야 한다. 토질개량도 할 겸 휴경제로 돌아가 토끼풀 같은 거름 작물을 심으면 땅심도 좋아지고.

-농지 임대에 대해 논란이 많다.
매출 가지고 이익인양 얘기를 하는데 틀린 말이다. 1억원대 순소득을 올리려면 적어도 35ha(10만평)는 져야 한다. 그런데 전업농 중에 80%가 10ha(3만평) 미만이다. 6ha 이하도 수두룩하다. 3000만원짜리 봉급쟁이 수준이다. 농지은행 신규농지 지원대상을 기존농의 경우 임대는 10ha이하까지로 제한하고, 매입은 3ha 이하로 묶어놨다. 쌀전업농이 식량주권을 지킨 덕에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할 수 있었다. 국가 산업 발전에 주춧돌 역할을 했는데 이제 와서 주춧돌을 뽑겠다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중앙회 임원으로서 계획.
아무래도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읍면에서 시군, 도로 올라오는 목소리들이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 회원들은 자긍심을 갖고 우리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뜻을 모아달라. 이제 5000년 왔는데 앞으로 또 5000년 가야 한다. 해마다 쌀값 가지고 난리 떨면 되겠는가.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