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장관, 쓱쓱 해내고 가볍게 떠났다
김영록 장관, 쓱쓱 해내고 가볍게 떠났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18.03.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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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ㆍ신속' 농정혁신 8개월 대장정 마무리
6.13선거 전남도지사 출마 장관직 사퇴

사상 최초 수확기 격리 대책 추진
20년 전 가격서 지속적 올라 쌀값 16만원대
청탁금지법ㆍAI대응ㆍ축사적법화 등 숙제 해결
김 전 농식품부 장관이 15일 이임식을 마친 후 차량을 타고 정부세종청사를 떠나고 있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이임식을 마친 후 차량을 타고 정부세종청사를 떠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전남도지사로 출마하는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이임사를 통해 장관직을 내려놓고 아쉬운 작별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문 정부 초기인 지난해 7월 63대 농식품부 장관에 취임한 후 약 8개월 동안 쌀값 회복과 청탁금지법 개정, AI 대응,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행기간 연장 등 농업계의 큰 현안이자 묵은 숙제 해결에 주력해 큰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김 전 장관은 이임사에서 "쌀값은 20년 전 수준인 12만6000원대까지 떨어지고 2014년부터 AI가 연달아 발생하고 있었다. 전례없는 가뭄과 우박까지 더해져 농업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할 일이 태산같이 크다고 느꼈다"라며 취임 직후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농정개혁위원회 운영으로 농업인 입장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혁해 나가고자 했다"고 당시 소신에 대해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이 추진한 농정 신뢰 회복의 길은 가장 먼저 쌀값에서 성과를 냈다. 사상 유례없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수확기 격리대책을 발표, 실행한 덕에 20년 전 수준에 머물던 쌀값은 즉각 15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2월 15일 기준 80㎏짜리 쌀값은 지난해 같은 날의 12만9000원에 비해 26%가량 오른 16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식량원조협약(FAC)에 가입, 올해부터 우리 쌀 5만톤을 개발도상국에 지원을 시작했다. 쌀 재고량 해소뿐 아니라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해 주는 국가가 된 것으로 의미가 크다.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벗어나기 위한 논 타작물 재배사업도 시행한다.

김 전 장관은 2016년 쌀 우선지급금 환급 사태도 원만히 해결했다. 사회적 타협을 통해 대표적인 갈등과제였던 마사회 용산 장외발매소 폐쇄도 밀어부쳤다.

특히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수축산 선물 상한 가격을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려 농가 숨통을 틔워준 일은 큰 업적으로 남을 만하다.

붉은불개미, 살충제 계란 파동, AI 등 위기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했다. 산란계 농장에 대해 강화된 관리감독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고 AI의 경우 과감, 신속한 초동대응으로 전년 동기 발생 건수(361건)보다 대폭 줄어든 19건(3월 17일)에 그치고 있다.

축산 농가의 고민거리인 무허가축사 적법화 문제와 관련해선 관계부처․국회와 끈질기게 협의한 끝에 적법화 의지 농가에게는 1년 6개월 내외의 이행기간을 부여할 수 있게 됐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이임사를 하고 있다.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5일 이임사를 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그간의 농정수행 과정을 돌아보면서 "제가 장관으로 있는 동안 일을 잘하려는 욕심에 직원을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조직에 지나친 긴장감을 준 것은 아닌지 미안하게 생각된다"며 직원들에 대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드론, 자율 주행, AI수확기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을 중심으로 과학․영농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농업농촌에도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사명감과 신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장관은 "예기치 않게 일찍 여러분 곁을 떠나게 되어 미안하고 아쉬움이 많다"면서도 "여러분의 땀과 노력으로 이뤄질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 농업․농촌의 대변화를 기대한다. 언제, 어느 위치에서나 응원하고 힘을 보태겠다"며 이임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