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관세화 도입 여론조사 결과 ‘극과 극’
쌀관세화 도입 여론조사 결과 ‘극과 극’
  • 이은용 ley@newsfarm.co.kr
  • 승인 2013.08.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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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 “농민들 기만하는 사기극이다”
농경연 “객관적 사실 의거한 정당한 결과”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쌀 관세화 도입(전면개방) 여론조사 결과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와 상반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경연은 지난 13일 한 토론회에서 ‘쌀농가의 77.7%가 쌀 관세화에 찬성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많은 농민단체들에 반발을 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와 관련해 “이번 농경연의 여론조사 결과는 농민을 기만하는 사기극에 가깝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관계자도 “농경연의 설문지를 보면 관세화에 유리한 질문만 보여주고 질문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어 신뢰를 얻지 못하는 조사였다”고 혹평했다.

반면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지난 17일 전국 농민 1000명을 대상으로 ‘쌀 관세화·전 면개방’에 대한 농민인식조사를 실시했는데 농경연과 다른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농민들은 쌀 관세화를 통해 쌀 시장을 전면 개방할 경우 ‘쌀 수입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8.1%로 나타났다. 반대로 ‘쌀 수입량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에 불과했다.

또 ‘쌀 관세화·전면개방’협상에 대해 우리 정부가 취해야 할 입장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6.6%가 ‘쌀 관세화·전면개방’을 계속 유보하고 40만9000톤 의무수입량을 동결시킨다고 답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쌀 관세화·전면개방’를 실시하는 대신 의무수입량을 동결시킨다는 응답이 19.1%로 그 뒤를 이었고 ‘쌀 관세화·전면개방’을 계속 유보하되 40만9000톤 의무수입량을 확대해나간다고 답한 응답자가 10.6%로 조사됐다. ‘쌀 관세화·전면개방’을 유보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47.2%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이는 농경연의 조사결과와 상이하게 다른 결과여서 농경연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전농 관계자는 “정부가 국책기관을 앞세워 관세화를 통한 쌀 시장 전면개방에 대한 여론몰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왜곡, 날조된 설문조사로 정부의 일방적인 관세화 개방 밀어붙이기에 나선 국책연구기관 농경연과 쌀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 우리 정부에 크나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박동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장은 “일부에서 주장하는 사실은 잘못된 주장이며, 농경연은 객관적인 지표를 가지고 농민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는 없다”고 반박했다.